도가니- 마땅히 세상이 들끓어야 한다

가슴이먹먹해지며세상을향해소리를지르고싶었다.장애아이들의공포에질린눈빛이무슨말이든해보라고나를탓하는것만같았다.분노에부르르떨다가이내침울해진마음으로영화관을나왔다.장애도서러운저어린것들이무방비상태로상습적인성폭행등인권유린을당하며죽어가고있을때우리는무엇을하고있었단말인가?

왜소중한생명이내던져져야했는가.채피지도못한꽃들이피멍이들어야하는가.과연이나라장애아들에게인권이있더란말인가.정의사회구현이라는슬로건이무색할정도로왜정의가맥을못추는가.진실이실종되고돈과권력의비호앞에서거짓과위선이춤을추니법치국가란말이무색하다.학연과지연으로똘똘뭉쳐범죄를은폐하는사회권력층에맞선가난한자들에겐법또한애초에없었다.소수의사람들이정의의기치를들고나서보지만잘나가는변호사하나구하지못하면재판결과도뻔하다.돈과연결된범죄의연결고리,고아이거나부모까지도지적장애를앓고있어바른판단과행동할수도없는가혹한운명의저불쌍한아이들의상처를누가씻어줄것인가.

영화“도가니”가나라를들끓게하고있다.이런일에마땅히세상이흔들려야한다.우리모두가분노해야한다.가슴이답답한중에도우리국민의의식이한층더성숙해진것에조금은안도한다.도가니같은사건이하나둘이아니라고한다.도화지처럼하얀마음에그려진우리들의일그러진초상을어떻게수정해줄수있을까.펜의힘은강하다.공지영은"진실을결코개에게나줄수없었다"이신문기사한줄때문에소설도가니를구상했다고한다.공지영처럼이사회의구석구석에서신음하고있는어린아이들이어둠속에서나와희망을찾게하는일에펜을들어야한다.

"21세기에OECD가입국가에버젓이이런일이생기는데나조차모르고있었다.사건을환기시키고,또이사건이어떻게묻혀져갔는지를보여주고싶었다."고한황동혁감독은원작을읽으며너무힘들어읽다가덮고를반복했다고한다.흥행이되기어려운소재임에도진짜당하는사람의입장에설수있도록공감대를이끌어내고싶었다는황감독이있었기에사회악의비하인드스토리가국민들에게자세히알려지게되었으며.재조사요구와법개정등사회적인대중의분노를불러일으키고있는것이다.

황동혁감독

조간을보니인화학교허가를취소하여법적인마무리만남은것같다.관련법규도강화되고있어마음이좀놓인다.이일을계기로비단인화학교뿐아니라전국의장애자학교를철저히조사하여다시는이땅에그런일이발생하지않도록,불쌍한아이들의눈물이모두에게사무치는일이없도록철저한방법을강구해야한다.

“우리가싸우는건우리가세상을바꾸기위해서가아니라,세상이우리를바꾸지못하게하기위해서다.”영화가만들어진이유이다.

아불류 시불류

아불류시불류 저자 이외수 출판사 해냄출판사(2010년04월30일) 카테고리 국내도서>비소설/문학론

감성마을몽요담에해의비늘이흩어져반짝거리고있다.사랑아,오늘은저비늘로목걸이를만들어그대목에걸어주리니행여흐린세상이오더라도울지말고살아라.(p46)그는언어의조련사이다.그렇게부르는까닭은그의글뿐이아니다.하나의단어를만나기까지뼛속까지파고드는창조의자세를말하는것이다.글쓰기는타고나는것이아니다.노력과고통의소산이다.그의치열한글쓰기정신은배워야한다.부패한사회에던지는일갈이속시원하다.사고의확장을가져오는글한줄이오감을파고든다.사람의도리나정의소중함을일깨운다.사물의본질을꿰뚫는혜안이깊다.존재의경계를훌쩍뛰어넘는다.

어떤문장에는이빨이있고어떤문장에는발톱이있다.어떤문장은냉소를머금고있고어떤문장은미소를머금고있다.말한마디로천냥빚을갚고글한줄로천생연분을맺는다.글은자신의품격을대신한다.(p27)의식의흐름이날카롭다.종이의날에한순간손을베게되듯긴장을늦추지못한다.그러나충분한여백이휴지(休止)가되어안정감을준다.고향초입,느티나무의그늘같은여유를맛본다.글말미마다작가의말에이은나의말을적으며읽었다.그런다음’시불류아불류’라고명명하여올리고자했다.그러나한권의책을쓰는것과같은시간과길이를요구하여간략한감상만남기기로마음을바꾸었다.

겨우여덟음절의말만으로도온세상을눈부시게만들수있습니다.당.신.을.사.랑.합.니.다.(p252)믿음은마음에서만들어지고오해는머리에서만들어진다.(p62)연륜이깃든이외수만의문체다.사진과글이조화롭다.사진이나그림을글속에삽입할경우편집에각별히신경을써야한다.자칫하면글을압도해버린다.마음의시선이그림이나사진으로옮겨간다는말이다.여기서는이둘의감상을풍성하게해주며각각고유의개성으로독자를사로잡는다.복잡한사회의현대인들의요구에부응하는시야가확트인편집이마음에든다.마지막장을덮는순간까지기분좋은책읽기가되었다.그가살고있는감성마을의봄을만나고싶은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