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작가시라토리하루히코가니체의글가운데232편의명언을엄선해담아낸『초역니체의말』이다.일본어와문화에정통한번역가의글이어선지흐름이매끄러웠다.쉬운듯하면서도막상실천하려면쉽지않은지침이자관념적인내용들이다.니체가어릴때부터영향을받았던성경과몽테뉴,쇼펜하우어의비슷한사상도발견하게된다.또한니체나플라톤등사상가들의교훈은이미수많은사람들의글에서패러디되어새롭다는생각은들지않지만,한번더새긴다는의미의탐색작업이기도하겠다.똑같은말이나글도자신의현재처지나상황에따라달리해석이되므로그때마다감동이되는내용을내것으로만드는건각자의몫이다.여하튼,삶을관통하는날카로운통찰력을통해걸러진명언이풀어진정신을죽비로내리쳐바짝긴장하게도만든다.철학가나사상가들의수상록이나인생록이그렇듯,짧막한내용의몇개의챕터로구성되어있다.매챕터의느낌을정리해본다.
자신이걸어온길을돌아보며깨어있는삶을살라는것이다.이상을높게가지고좀더성공적인삶을살라는주문이다.동심처럼기쁠땐마냥기뻐하고슬플땐울수있는따순가슴을지니라한다.많은것을소유하려하지말고내게있는소박한것으로만족하며욕심없이살란다.누군가에게매일사소한것하나라도기쁨을선사하여두배의기쁨을맛보라며침묵보다도웃어주어야할일에함께웃으라고권한다.
생동감이넘치는열정적인사람을만나면없던의욕도생긴다.어떤일에대한계획은쾌감을가져오며자신의능력을테스트할수있는기회가된다.자신의생활을순간순간아름답게가꾸는것은자신만의몫이다.청결은어린아이뿐아니라모두에게가장중요한건강지키기이다.작은것에만족한삶,쉬운것같지만인간의원초적인욕망이있어실천하긴쉽지않다.자연속에서얻는안온함과평화로움,영혼의치유까지,꿈이없는사람은성장을멈춘다는의미심장한말이다.몸과마음이지친상태에서는어떤일에대한열정도솟지않는다.정신이살아있는사람,모든일에현명이란척도를가지고있는사람은자유로운영혼을지닌사람이아닐까싶다.
모든사람은몇가지의존경할만한그무엇이있다.지음(知音)처럼귀한관계가있을까.많은벗이없더라도백아와종자기처럼.용기와관용과성실함이있어야할진대,그보다못할때가많으니아직도부족한거다.예의를지켜대하는것도중요하고일종의둔감도중요한데,피래미속처럼장기가뻔히보이는일에분개하기도하니아직도속인임에분명하다.평상심을유지한다는것,생각의깊이를파고내려가시원한생수한모금길어내는일이쉽지만은않다.남을비난하지말자.나에게돌아올화살을피하기위해서라도.각기해석은제멋대로다는말옳다.지나친선물을경계하는것,남에게빌린것은좀더크게돌려주라는것은실행하기도한다.
기존의자주봐왔던것에대한깊이있는탐구는그것에새로운이름을부여하기까지능력을말하고있다.뒤집어보기,역발상,근원부터다시보기등삶의천착에서길어진깊이있는사고를요구하고있다.자신을알아야하는건당연지사이고자신을컨트롤할줄도알아야하고,사람의고귀함을볼줄아는천안天眼을가지라한다.느림의미학을되새기면서.사랑처럼가식이없으랴.나의사랑법에는끊임없이아름다움을보려는美眼이있다.높은이상을가지고한방향을바라보며정신적인성숙을이루어가는사랑,대화가마르지않는샘물같은사람이되기를노력하고그나이에맞는멋을연출할줄아는여자로사는것도중요하다.서로다른차이는당연한것이다.우린화성인과목성인으로살아왔으므로.
지식과지성은나란히가는것,양서를읽어야하는이유와문화의본질이수단이라여기는위험한발상을경계하며,고전을통해우리는온고지신溫故知新의정신을배우게된다.하심下心,어린아이와마음의눈높이를맞추는것이다.그순수를잃지말아야한다.하찮아보일지모르나우주를품고있는풀꽃한송이와의대화는어디에서도얻지못할촉촉한감성의언어를얻게된다.잘한일에는자신에게도박수를보내며자존감을키운다.사람과의적당한거리유지는꼭필요하다.깊은사려가밑바탕에깔린행동과나를속이지말고스스로올곧게살려고할때자신의가치가자신안에서상승해감을느끼게된다.
니체하면떠오르는"신은죽었다"의그유명한말이다.니체는목사인아버지와목사의딸인할머니,어머니의가정에서자랐다.훗날기독교에대해가장격렬한비판자가된니체가가장독실한기독교가정출신이라는것은아니러니라고말하지만어쩌면당연한것이아닐까.그말에대하여생각을거듭해본결과니체가살아있는신의존재를진정으로만나지못한까닭이라는추론에이르게된다.그러니까신이죽은것이아니라신과의관계성이단절된니체자신이죽은것이란의미다.인간의철학이나이성으론신의존재를알수도인정할수도없다.신의존재를긍정하게되는경우는인간으로서는문제를해결할수없는극한상황에서신이내게무조건적으로베풀어주시는은총이다.내밀어주시는구원의손길이다.내가풀수없는문제속에서말씀으로발현하시며나를만나주시는지극한사랑으로우리는신의존재를인식하고경험하게된다.무신론자에게물어보자.신의존재를"죽었다.신이어디있어?"라고부정한다.그런맥락에서니체의말을이해하는건어렵지않다.이건순전히나의신앙관에따른내식의이해법이다.다음기회엔내스타일로읽은시인니체의"짜라투스트라는이렇게말했다."그문제작에접근해보겠다.
아주오랫만에밤산책을나갔다.
초가을까지만해도자주나가앉아있곤하던공원이다.
나무들이잎들을털어내느라수런거린다.
바람이조그만건드려도우수수,
지나가는나의발자국소리에도잎을떨군다.
빨간잎,노란잎,황금잎들의빛고운잎잔치들,
봄잎이수채화라면가을잎은유화이다.
색상도향도진하게풍겨난다.
운동장엔여전히볼을차는사람들,
400m트랙을돌며건강을챙기고있는사람들이있다.
계단위를걷다가영화"메디슨카운티의다리"에
나오는로즈먼다리를연상하게만드는벤취에앉아
낮즈막이’스카브로의추억’을불러본다.
왜로즈먼다리를연상하며
스카브로의추억을흥얼거렸을까.
스카브로의추억,바로그추억에기인하였을것이다.
매디슨카운티의다리하니까아직도메모리되어있는
로즈먼다리에붙여놓은프란체스카의메모가생각난다.
에이츠의시를인용하였던구절이었다.
"
오늘밤일이끝난후들르세요."
늦은가을밤벤취에앉아바라보이는
동그란가로등불빛이따뜻하게마음을감싸온다.
가을은사람을센티하게이끈다.
그리운이들을더욱그립게만들고보고싶어하게도한다.
지난아름다운추억들이한꺼번에떠오르기도하여
아릿한향수에젖어든다.
떨어진나뭇잎들의범위가거의나무의크기와비례한다.
바람이불지않는다면자기몸아래떨군잎은
시나브로없어지며다음해를살아내기위한밑거름이될것이다.
천천히나뭇잎을밟아본다.조금은미안한생각을하면서…
갈잎들이나의발의무게를견디지못하고
리듬감있게바스락거린다.
‘시몬너는아는냐낙엽밟는소리를’
구르몽의시를읊으며갈잎과운율을공유한다.
떨어져밟히면서도상념의나래를펴주는마른잎이
이밤친구처럼정겹다.
봄부터아름다운임무를충실히마치고미련없이지는모습이
단정한성품을지닌사람과도같다.
잎지는가을저녁엔가로등불빛아래서보자.
지는잎들을비추는붉은불빛이연출하는
갈잎들의정숙한행군을바라보자.
계절이세번지나는동안어느한경점에다다라버린
나의가을에게도얼마만큼의위안을주자.
‘雲庭!그대도좋은가낙엽밟는소리가.’
…
[뉴욕의가을OST]
ElegyForCharlotte(GabrielYared&MirianStock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