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일서정(秋日抒情)
김광균
낙엽은폴란드망명정부의지폐
포화(砲火)에이지러진
도룬시(市)의가을하늘을생각하게한다.
길은한줄기구겨진넥타이처럼풀어져
일광(日光)의폭포속으로사라지고
조그만담배연기를내뿜으며
새로두시의급행열차가들을달린다.
포플라나무의근골(筋骨)사이로
공장의지붕은흰이빨을드러내인채
한가닥구부러진철책(鐵柵)이바람에나부끼고
그위에셀로판지(紙)로만든구름이하나.
자욱한풀벌레소리발길로차며
호올로황량(荒凉)한생각버릴곳없어
허공에띄우는돌팔매하나.
기울어진풍경의장막(帳幕)저쪽에
고독한반원(半圓)을긋고잠기어간다.
자전거하면영화’일포스티노’가떠오른다.칠레시인파블로네루다에게편지를전달하기위해아름다운해변을배경으로자전거를달리는우편배달부의모습,거기서자전거타기의낭만을보았다."자전거를뭘배워!그냥타면되는거지."지인의한마디에"배우지않아도되는자전거를왜가르칠까?"자문자답하며혼자배우는자전거가아닌주말반강습을택하기로했다.자전거평생학습원에전화를하니강습날은아직먼데마감이란다."강습이시작되는날그냥나와보세요."라는막연한답변에잘릴까가슴조이던예비후보의심정을누가알까.강습첫날수강생대열에낄수가있어얼마나다행인지모른다.4주16시간의시간이내앞에놓여있다.과연잘할수있을까걱정도되었다.
10월8일첫날,교육장소인관문체육공원으로나갔다.공원에는나뭇잎이막물들기시작이었다.공원경치에취한것도잠시,나의바램대로움직여주지않는자전거와4시간동안씨름을하고돌아왔다.첫날은강사선생님께안전모,무릎,발목아대착용과눈에잘띄는색깔의조기착용,자전거점검과(A:타이어공기압,B:브레이크,C:체인,)안전수칙을듣고오른발왼발번갈아가며구르는것을배웠다.일종의자전거와친해지기연습인셈인데양쪽가랑이에시퍼렇게멍이들었다.이걸어쩌나.사우나에가기도창피하게생겼다고투덜거리다잠시갈등이생겼다.이렇게계속멍이든다면미용상으로도재고해봐야될일아닌가.
둘째날인10월15일.언제갈등이있었나싶게공원으로달려나갔다.기다리고있었던것처럼말이다.관문공원의가을은더욱깊어간다.만추의가을풍경을몇컷카메라에담았다.친절한두강사선생님에게서안전수칙과페달위에서서중심잡기등에관한설명을듣고안장의높이를고정한후열심히연습을했다.페달을밟고중심을잡으며조금씩실력이늘어가기시작했다.공원주위를맴돌다장애물앞에서정지하기시험에통과했다.다행히첫날보다아프지않아갈등도사라졌다.
10월22일셋째날에는오르막과내리막길,일반도로에서자신에게적합한기어변속을찾는방법을배웠다.공원주위를원을그리며오르막길에서기어변속을조작해보았다.주말반은시간이넉넉지않아그야말로속성과라할수있는데어느새내가자전거를타고있었다.강사선생님께서오늘은양재천첫라이딩을할예정이라고하셔서무척기대가되었다.선생님을따라맨앞에서달리기시작했다.도착지점까지는세사람밖에오지않았다.성취감과함께할수있다는자신감을갖게된날이다.
넷째날인10월29일은수료식이있는날이다.김밥을싸가지고소풍을간다고하여어린아이처럼가슴이설레었다.이런,아침부터늦가을비가흩뿌리고있었다.비가안올거라는댓글도달았는데어쩐담.빗줄기가가늘어지는것같아향고운원두커피를내려달려갔다.나무들이고운잎을수북이떨구고있었다.시간이조금지났는데반가운얼굴들이보이지않았다.메모리돼있는교육원으로전화를하니끊고기다리란다.10분쯤지나전화를걸어와카페에공지가되어있다고했다.아뿔싸!아침에카페를들러오지않았구나.나의덜렁거리는성격을탓하며집으로돌아왔다.카페에는우천으로교육이연기되었다는글이올라와있었다.강습이취소되고나니자전거가얼마나타고싶은지비가그치자,집에있는자전거를끌고나가공원주위를뱅뱅돌다마트에다녀오기도했다.아직은차와사람을비켜서기가자신이없어멈추기를계속하면서.
한주미뤄진수료식날이다.우리나라의일반도로,자전거와사람이통행하는도로,자전거전용도로에서의안전수칙교육을받았다.노면에장애물이나놓여있거나고르지않는상태를통과할때엉덩이를들고주의를살피며차나사람을피해다시제자리를찾아진행하는시험에도합격했다.양재천을지나갈잎들이쏟아져운치있는대공원길에서는타이어의폭을가늠하며U턴도익혔다.강사선생님이준비하신김밥과떡,부침등으로맛있는점심을먹고수료식을마쳤다.대공원라이딩은갈수없어아쉽지만작별인사를하고헤어졌다.그동안정이들었나보다.돌아오는발걸음이가볍지만은않았다.주말반모두내년에다시만났으면좋겠다.
홀로가아닌자전거강습을통해배우길참잘했다.안전수칙이나자전거정비요령과자전거에대한다양한정보를알고타는것이매우중요하기때문이다.자전거타기를통하여또하나의성취감을맛보았다.무엇을습득하는데엔나이가상관없다는것도다시금깨닫게되었다.내년봄시작되는중급반을꼭신청해야겠다.좀더고난도의기술을익혀나의희망인여의도에서잠실나루를신나게라이딩할수있을때까지.그때는절친한벗이될멋진자전거도곁에있게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