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존재, 자연 , 원형을 감상하다

붉게익은산빛은사람들의감성에도불을놓나보다.계절이주는문화의갈망내지는욕구가분출함을느낀다.일상이분주하다는핑계로문학을제외한문화생활을소홀히한탓일게다.특별한전시가없으면주변만둘러보고오던국립현대미술관에오늘은전시안내도확인하지않고들어갔다.미술관입구주차장은만차라서자연캠프장쪽으로올라가차를세웠다.차를세운주차장은지난겨울송이눈내리던날,소나무에눈꽃피는모습을오래바라보았던곳이다.

미술관에는기획전시는이미끝나고상설전시만하고있었다.인간과존재,자연과원형에관한작품들이전시되어있었다.인간과존재에서는대중사회속의일상적자기존재의탐구가관심사였다.도심속의군중또는군중과개인의관계를다루고있는방병상이며이석주,곽덕준작품들이다.

내눈길을끌었던작품은곽덕준의’무위미시리즈’중대작인수많은사각형속에갇힌한인물을고집스럽게반복하고있는그림이었는데,파트리크쥐스킨트의’좀머씨이야기’에나오는남자의상징적이미지를떠올리게했다.반복되는일상에서끊임없이떠나고싶어하지만주어진틀안에서결코자유롭지못하는,현대사회의가정을책임지고있는가장의고뇌어린모습까지확장된사고.생각,꿈과마주치는사물을통해많은이야기들을유추하게한그림이었다.

‘그림자,한줄기바람되어’라는차규선의’풍경’은시적인제목처럼이나내정서에맞는서정적인작품이다.일상적풍경인나뭇잎들을그림자에서느껴지는허상과환영처럼흐리게보여지는기법을흑연을주재료로하여그린후한지를한겹덮은듯한작품이다.추상화가인김호득의’점’은수만개의점이각기모양을달리하며시간의흐름과떨림을표현한여백이돋보이는작품이었다.

가느다란구리선으로나뭇잎을제작한정광호의’잎으로부터1,2’는비조각의조각이었다.일상적으로조각작품이라함은나무나돌등을깎고다듬어모양을만드는것이라알고있는데이런작품도비조각의조각이라불리워지고있었다.하나의선으로시간성,과정상을말하고있으며전등의불빛이작품을비춤으로빛을통한그림자까지매우아름답고정교한작품이었다.

하상림의’꽃’은존재에대한영원성을간결하고은은하게,그러나은은한색상에화려한펄이들어가꽃의화려함을은근히드러낸작품이었다.이화가의꽃그림은아트마케팅에서도성공해디오스냉장고의꽃그림으로히트를친작품이라한다.꽃이아름다운것은금방시들기때문이라고했던가?윤명로의얼레짓은작가의마음을감고푼일필휘지이며무심과,허심이느껴지는작품이라고볼수있었다.그림을두고도동양에서는’그린다’라고하는반면서양에서는’칠한다’고한다.

또하나의인상적인그림은최광호의’가족’이란작품인데가족의밝은면을전혀볼수없는흐릿하면서도검은색을부각시켜어둡고무거웠다.작품주제는죽음이었다.물에빠져죽은동생과돌아가신어머니를그린화가의가시지않는내면의아픔과슬픔이그림에그대로이입된것같았다.

한국근,현대드로잉전은우리에게친숙한박수근과이중섭,김환기의작품들이다.드로잉이란창작을위한예비과정에서작가가대상을파악하고새로운개념을발견해내는수단으로활용되어왔는데현대미술에와서는작가의살아있는감정을반영한다는점에서더욱새롭게인식되고있다고한다.아주편안하게자신의생각을낙서하듯이,사물을그린느낌이다.언젠가호수를바라보며차를마시다가맞은편의나무와정자를간단하게수첩에스케치해보았던소품,그것이드로잉이다.종이를빽빽하게채운추상화나유화보다는여백이많은묵화나드로잉을좋아한다.

모든장르의예술작품이작가의인생관이나사물의대한인식,사유의깊이에따라달라진다는점이다.작가자신의삶이나처해진환경에도큰영향을받는다.그래서다양한작품이태어나고각각의공감을주는것이다.

사람과사람사이,자연과사람사이의순환적인연결고리를통한시간의영원성과지속성을그린작품들을관람하였다.자연은영원하다.나고지고,다시피고순환의연속이다.모든작품은독자에게서다양한모습으로다시태어나고해석되어진다.어떤평가가나온다할지라도그건관람자의몫으로남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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