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두 글자만 쓰다가 다 닳은 연필

사랑두글자만쓰다가다닳은연필(양장) 저자 이외수(oisoo) 출판사 해냄출판사(2007년12월15일) 카테고리 국내도서>시/에세이

사랑은인류공통의언어다.신이완성한것도사랑이다.사람은사랑을하고받길원하며그안에서성숙되어가는존재다.이외수,그를다시금언어의연금술사라고말하게된다.그가어느날갑자기뛰어난글쟁이가되었을까.아니다.글을잘쓰기위하여엄청난희생의대가를치룬사람이다.글의행간에그사연이오롯이자리하고있다.세상을초탈한사람처럼시야가넓고깊다.근시안에서벗어나라고끊임없이주문한다.나이와상관없는감성이마음의갈피를부드럽게일구어놓는다.

자조적호소와은자의지혜가관조적인삶으로이어지는그만의독특한글향을내뿜는다.학술서적이아닌한,한권의책에는개인의철학과종교와삶의색채가담기기마련이다.흰종이에파종한글의씨앗,그고랑을따라가며종자의근원을더듬고오감으로느끼며삶에동참하는즐거움이독서에있다.나와다른가슴을지닌이의사고를여행하는즐거움과비교,검토하며성찰해보는일도필요하다.그의세상을향한거침없는일갈이카타르시스를제공하기도한다.

“땅이마르면물이고이지않은것처럼가슴이마르면사랑이고이지않는다는사실을알라.사랑의힘으로풀리지않은자물쇠란이세상에는단한가지도없다.지혜는스스로버리면서얻는것이다.행복이란세상만사를모두아름답게보는마음에서비롯된다.신이어떤사람에게값진것을주려고작정했을때반드시살과뼈를깎이는아픔부터먼저주는법이리니,고통은하늘이그대를더욱선량한재목으로키우기위해선택한스승이다.진실로인간을퇴보시키는것은퇴폐주의가아니라이기주의다.자연그대로에서얻어진음식은오직신의사랑한가지만이들어있기때문에훌륭하다.풀한포기,벌레한마리도모두조물주가저술한아름다운한권의책이다.슬픔이깊으면자연을벗하라.우리가아름다운음악을듣고마음이흔들리는것은우리가한때아름다운음악이었기때문이다.산을마주하면산하고나이가같아지고강을마주하면강하고나이가같아진다.예술이란육신의눈보다는영혼의눈을필요로하는분야라고할수있다.시인은시가세상을썩지않게만드는최상의방부제라고생각한다.우리모두가한줄의시가되자.더이상때묻지말기로하자.도덕은난지도로캠핑보내고양심은소록도로요양을보내버린사람들이허다하다.머리를쓰면서살아가는인생보다마음을쓰면서살아가는인생들이훨씬아름답다.만물을사랑하여나를버리려고애쓰는자는저절로그영혼이청명하게된다.강한것을이기는것은부드러운것이고부드러운것을이기는것은고요한것이다.나하나의마음이탁해지면온우주가탁해진다.”(책전문에서발췌)

자연과인간의공생공존을끊임없이강조한다.작은것의소중함을잊지말라한다.풀꽃한송이와눈높이를맞추어대화를나누라고주문한다.그러면세상이보인단다.바른물질관,삶과죽음,죽음너머까지도생각하며살라한다.감탄을쏟아붓게만드는시적표현들이감성을자극한다.감성과이성의조화,물줄기를그리듯자유자재로휘둘러대는언어의유희,막힘없이마음껏부려쓰는단어들에서그의인기를가늠하게된다.자연과의합일속에서오직글에만몰두할수있는그가부럽다.그러나간혹‘-자’의청유형종결어미에서은연중독자를설득하는듯한외압적느낌을갖게된다.표현은조금다르나비슷한내용의글이더러중복된점도지적하고싶다.작가의손을떠나면독자에게서해석되어지는것이글이니어떤비평이따른다하여도겸허히귀를기울여야할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