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 봄

발신자:아침숲향
수신자:아름다운사람들

잔디밭엔어느새노란샤프란이지고,

남보랏빛무스카리도이울고있습니다.

밤사이눈을뜬제비꽃이수줍은얼굴로나를맞아주네요.

어느덧민들레는홀씨만남아

어디로날아갈까방향을타진해보고있습니다.

플라타너스잎싹을자세히보셨나요.
이제갓태어난아가손같아서

어떻게나신기한지한참을쳐다보았습니다.

산벚이안개같은꽃을피워연둣잎과어우러진앞산은

몽환적인분위기를연출하고요.

무슨꽃일까요?
큰나무에노란꽃술을살몃내보인하얀꽃이

연두잎싹과조화를이루며
언덕에서서수채화같은미소를피우고있습니다.

지난늦가을놀이공간이사라졌다고요란하게재재불거리던멧새들이
그동안어디가서가족을불려왔는지
고운합창이귀를늘이며놓아주질않네요.

참,박테기꽃도피었습니다.
어제성가대연습을마치고나오는데
건너편아파트뜰을뽀올갛게물들이며저좀봐달라고손짓하더군요.

꽃자리에돋은잎싹들의이야기가싱그럽습니다.
아름다운꽃,햇잎피는계절

하나님의솜씨에자주감동과감탄을하게됩니다.


..

아참,하나더있어요.

달순이이야기.

며칠전청경채를씻어냉장고에넣어두었습니다.

오늘아침식사준비차냉장고를여는데

글쎄달순이가느릿느릿기어나오지않겠어요.

세상에나,냉장고안에서얼마나추웠을까요.

얼른꺼내싱크대한쪽에두니

몸을꺼내기지개를쫙켜더니배를쭉쭉밀고다니는겁니다.

원래달순이는잎에붙어야사는데싶어

개울가풀숲에데려다줘야지했는데깜빡잊고집을나왔지뭐예요.

에구,일을보면서도달순이걱정.

잰걸음으로집에오니아직도씽크대위에붙어있었습니다.

집속에들어가죽은것처럼꼼짝도않고요.

화가난것입니다.

달순인개울가풀숲에데려다준다는

내마음의소리를듣고있었던거예요.

미안!

가만히떼어개울가로가다가

이웃집돌틈의접시꽃잎이평수를넓히고있어

초록잎싹에놓아두었더니

아그제야몸뚱이를쑥내밀고네개의더듬이를꺼내더니

이리저리둘러보는것이에요.

잎위에서는달순이의행동이매우민첩함을느낍니다.

배를쓱쓱밀고가다잎끝돌에제몸이닿자

다시잎쪽으로방향을선회하더군요.

바로옆에있는옥잠화잎싹을연결해주었더니

슬금슬금건너가잎뒤로숨는거예요.

사실햇살이조금따끈했거든요.

습기를좋아하는달순이는본능적으로그늘진곳으로

피하는것같았습니다.

시간이흘러다시가보니

달순이는그곳에자리를잡았는지아직도잎뒤에꼭붙어있네요.

이아름다운봄을창조하셔서

우리에게큰기쁨을선물해주시는하나님,

왜하나님을기쁨의근원이라고하는지

올봄더깊이깨닫게됩니다.

저물녘호젓한미술관산책길에서봄이야기또나누어요.

see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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