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날,멍꽃피우다
雲丁최연숙
눈감고도꽂을수있는다리미코드가잘안맞는날이었다
그가동네를질주하던아침재활용트럭에서“나의살던고향은꽃피는산골”
을상기시켰다일주일치삶을지탱해준빈도형들이덜거덕거리며차에오른
다뒷산솔숲,진달래눈물흥건하던Y의눈빛을실은제트기는두줄은하로
흐르고,새봄윗동네가봄술에취한듯흔들리는데골목길을달려오던그가
허벅지에붉푸른멍꽃문신을단번에새기고시치밀뚝떼고달아났다“나좀
살려줘!”열손톱끝멍꽃이핀Y의핏기없는얼굴클로즈업
된장이약이었던고향,낯선도시처럼눈설은파상풍주사와항생제가반란을
일으켰다송사리떼어지러운초봄,버들잎아질아질피우는몽환속에서기회
를노린,그의변형된치사유전자가핏줄을순환중이라는가상의추리가의식
의동공을깊숙이찔렀다부화를기다리던암탉의한시절을지켜주던껌응이,
탱자울구멍을들랑거리며까끔살이놀던Y,해마다봄이면생인손앓듯“그
속에서놀던때가그립습니다”
『심상』2012봄호발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