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4월 2012
묵향 그윽한 추사 고택의 봄
봄 봄
발신자:아침숲향
수신자:아름다운사람들
잔디밭엔어느새노란샤프란이지고,
남보랏빛무스카리도이울고있습니다.
밤사이눈을뜬제비꽃이수줍은얼굴로나를맞아주네요.
어느덧민들레는홀씨만남아
플라타너스잎싹을자세히보셨나요.
이제갓태어난아가손같아서
산벚이안개같은꽃을피워연둣잎과어우러진앞산은
언덕에서서수채화같은미소를피우고있습니다.
지난늦가을놀이공간이사라졌다고요란하게재재불거리던멧새들이
그동안어디가서가족을불려왔는지
고운합창이귀를늘이며놓아주질않네요.
참,박테기꽃도피었습니다.
어제성가대연습을마치고나오는데
건너편아파트뜰을뽀올갛게물들이며저좀봐달라고손짓하더군요.
꽃자리에돋은잎싹들의이야기가싱그럽습니다.
아름다운꽃,햇잎피는계절
..
봄비치곤
종일많이도옵니다.어젠더웠다가오늘은춥고날씨가왜이렇게변덕인지모르겠어요.이러니병원마다감기환자들이넘쳐난다고하지요.꽃눈이내렸다꽃비가내렸다연두속잎들만생글거리더군요.셤을다마친것도아닌데왜이렇게홀가분한지요.할일이엄청많았는데다사라져버린듯한이가벼운머릿속,바로이여운을즐기는재미가소소합니다.
블로그이웃이권해준인터넷영화하나감상하고,마트에가서와인을사고,과일,치즈,마른오징어도사오고요.밤비소리소곤소곤다정한연인의대화처럼들려옵니다.공부할분량이쌓였는데도오늘만은여유를부리고싶네요.읽던책도펼쳐보고어느새백일을맞이하는예찬이사진도들여다보고,잠시의여유도이렇듯행복하니행복은늘내마음안에있음을다시자각합니다.
오늘저녁은남편도매년이맘때있는대학동창모임으로대전으로떠나더고즈넉한봄밤입니다.여행도혼자떠나라고했듯이혼자만의시간도필요하지요.간혹은비가무료하면안아달라고내게눈길주는것외엔나의자유를구속하는것은없습니다.유년의고향에선비오는날엔콩,보리볶는꼬소한냄새가온동네를감싸곤하였지요.사람은추억을먹고사는가봅니다.아름다웠던추억의갈피를한장한장뒤적여보는저녁입니다.봄비여잠시안녕,
봄, 꽃들의 눈물
봄,꽃들의눈물
雲丁최연숙
비상벨이울린다
119가온다
일순간307호가술렁인다
몽둥이를든하이에나튄다
뿔이란뿔은다잘라먹히고
살이란살은모조리파먹이고
갈비뼈부서진늙은사슴
들것에실려차에오른다
믿지마라
아비여
울타리안이안전하다고
뿌린씨는사슴인데
사슴탈씌워
감쪽같이
복제해놓은하이에나
게임인지현실인지구분못하고
엽기가아니면흥이나지않는
그들에게
적이누군지
왜사람이어야하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