牡丹이 피다

초록의꽃받침을살몃밀치고붉은꽃몽아리가터진다.소녀의신비로운초경이연상된다.드디어꽃잎을화들짝열었다.부귀를상징하는모란이꽃자줏빛실크드레스를입은여왕의우아한자태를드러냈다.향기도고급스러워범접하기어려운기품을자아낸다.우화소설인화왕계에서는모란이꽃중의여왕으로등장한다.시골집아랫목횃댓보에도모란이수놓아져잠들기전엔꽃잎을헤아리곤했다.

골목을밝힌꽃불앞에서자주서성거린다.아침엔빗방울이모란의속살을건드리자가만히꽃송이를오므린다.그모습이요조숙녀같아찬찬이살펴본다.맨살에빗방울이닿아간지러워서일까.아님,원시림인자신의몸에외부의침입을허용하지않는다는뜻일까.꽃이몸을움츠리며감정을표현하다니경이로운순간이다.

"모란이뚝뚝떨어져버린날//나는비로소봄을여윈설움에잠길래요//오월어느날그하루무덥던날"이라고읊던시인의봄을잃은슬픔이내게로전이될까두려워모란이오래피어주기를바라며시선을거두지못한다.모란의고혹적인향기가온종일나의정신을흔드는날,오월의햇살은풀잎위에놀고있다.

에 게시됨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