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그친후풀냄새가짙다.풀들은생글생글,꿀비에불어난개울물은유리알처럼맑다.저녁달은떠올라내발걸음을비추고,어디선가개구리울음소리가들려와시골논가운데길을걷는듯하다.하늘만보고키를키우던갈대는이틀전내린비에사방으로누워있다.키작은풀들은주위의풀들과정겹게얼굴을마주하고서안전하게제모습을보존하고있다.산책길에만난풀의상태가사람의삶을대비시키고있다.
오직출세지향주의로위만보고내달리던사람의성공에무조건박수를보낼수는없다.그의성공과정의스토리가어떠했는지도중요하기때문이다.누가알아주지않을지라도낮은곳에시선을두고슬픔과기쁨을더불어나누며사는사람들이있다."하늘을우러러한점부끄럼없기를"의싯구처럼은아닐지라도자신에게부끄럼없는삶을사는성실한사람들이다.
하늘만보고쭉쭉자라는갈대와주위의식물과어우러져조화를이루어자라고있는작은풀들이이저녁내게메시지를던진다.과연어떻게사는것이진정아름다운삶인가.삶에는정답이없지만그사람이떠난후남긴자취를통해후대사람들은평가한다.그가어떤사람이었고어떤삶을살았었다고.갑자기회초리를맞은듯옹쳐있던의식의매듭하나풀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