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의 오케스트라

올들어첫고추잠자리다.가붓가붓군무를벌이는고추잠자리를보면가을이느껴진다.매미도그노래를풀어놓는다.절기를잘아는지혜가미물들에게있다.이둘의화음은초복을즈음하여시작된다.사람들보다더민감하게계절을인식하고있다.매미와삐잇,찌잇노래하는되솔새의합창이어우러진자연의오케스트라연주가듣기좋다.

지난해쌓아올린길가장자리둑이다시무너져물속에잠겨있다.장마가끝나고매년공사를하노라면비용도만만찮을텐데,해마다되풀이되는보수공사다.튼튼하게쌓을순없을까.쓰러져누운갈대는아직일어설줄모른다.작은풀들은오뚜기처럼일어섰는데미동도않는다.무섭게흘러들던황톳물이비가그치면빠르게자정이되어개울은다시제속을환하게보여준다.그많은물이어디로흘러가는지자연의순환은놀랍기만하다.지금쯤개울을지나강물과섞여유랑중일테지.그렇게아무렇지도않게섞이는물처럼우리도그래야지않을까.지구촌가족들과말이다.

청둥오리들한가로이물위를떠다니다무료하면왜가리와날기도하고,돌위에서서지나는사람을구경하기도한다.우리가자기들을보는것처럼즐거울까모르겠다.눈이마주쳐도피하지않는것이함께살아야되는것을체득이라도한듯싶다.작은눈망물이맑고예쁘다.자연의화음에나의mezzo-soprano음을슬몃넣어본다.그렇게한시간을걷는다.운동을중단한기간이길어서인지은비가좀힘들어한다.’천천히,같이,’라는말을알아듣는은비가나와보폭을맞춘다.카메라를든남자가하얀포말을일으키며힘차게흘러가는물을렌즈에담는다.생명이생명에게기쁨을주는저녁산책길이행복하다.

쓰러져누운갈대

다리를덮어가는담쟁이

토끼풀꽃

한가로이유영하는오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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