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수

향수 저자 파트리크쥐스킨트(PatrickSuskind) 출판사 열린책들(2006년02월18일) 카테고리 국내도서>소설

제목에서고향을생각했다.동음이의어에속았던것이다.사람마다향기에담긴추억이있다.다만,같은향기라도서로다른기억을소유하고있다.후각에메모리된냄새를맡게되면자연스레기억이작동한다.삼복더위엄마적삼의땀냄새,저녁연기,호박국냄새,마당을가로지르면고종사촌네방앗간에서새어나오던가래떡냄새,햅쌀냄새,아버지논에물꼬를보러다녀오신늦가을아침투명하게익어가는나락낟알에맺힌이슬냄새까지,사람은가고없어도그사람이지닌고유의체취와향기는잊히지않는다.

한남자아기가있다.장바티스트그르누이,고리타분한악취가진동하는생선가게좌판아래서태어난아이는탄생직후엄마를잃고사랑을모르고살아간다.아기가가지고있을법한냄새가전혀없어악마에씌었다며맡아기르던유모마저신부에게맡기고가버린다.처음엔개연성이조금멀다는생각을하며읽었다.그러나곧흥미진진한이야기에함몰되고만다.아이는자라면서후각기능이뛰어난사람이되어간다.과장되긴하지만몇백리밖의향기도맡게된다.그가처음시작한일은짐승의가죽을부드럽게하는무두장이다.불꽃놀이가한창인어느날,그르누이는바람에실려온미세한향기를맡는다.이제껏한번도맡아보지못한향기에이끌려그것을갖고싶다는욕망으로향기의근원지를쫒는다.주방에서오이를썰고있는여자아이를죽이고그녀의몸의향기를흡입한후돌아온다.여자에대한성적욕망은없다.오로지향기에대한집착이다.그것을향기의법칙이라부른다.그후,그르누이는향수제조의다양한방법을터득한후천재적인능력을발휘한다.꽃과식물,동물,무생물등온갖것에서향기를추출해낸다.냄새로모든사물을찾아내는그르누이의행동이기이하기그지없다.또한자신이만든여러가지향수로사람의마음을자신의의도대로움직이게된다.이제갓피어난소녀들의향기에더욱민감하다.싱그럽고아름다운소녀의향기를따라가살해하여머리카락과몸의향기를추출하는엽기적인행각을벌인다.모든사람들이불안에떨고있을때도태연하게25번째살인을자행한다.붙잡혀처형되는날향수를뿌려모든사람들의이성을마비시켜자신을사랑하게만들어버린다.향기하나로세상을마음대로요리하고지배한것이다.그런그도마지막엔향수때문에자신의몸이조각조각뜯겨져죽게된다는이야기다.

죽음을피해달아나는’좀머씨이야기’도재미있게읽었다.’향수’역시매우독특한발상이다.1800년대의프랑스사회상을배경으로주인공한사람에게포커스를맞추어무서우리만치공포심을자극하는긴장미넘치는작품이다.다소개연성이떨어지긴해도사건의전개에빠져들게되는묘한마력을담고있다.몇편의작품으로전세계독자들을사로잡은쥐스킨트,그가풀어놓은또다른이야기의행간을따라가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