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TurinHorse
토리노의 말
영화’토리노의말’은헝가리벨라타르감독의마지막작품이다.지난해상영작인데조간에비평가들이극찬한위대한영화로소개하여감상하게되었다.
마차를끄는노인이먼곳에서집으로돌아오는컷으로시작된다.아버지와딸,늙은말한필에포커스를맞추고있다.영화처럼매일되풀이되는단조로운일상이우리네삶이다.오른팔이불편한노인의시중을딸이묵묵히들어준다.시작부터마지막까지집밖에는거센바람이분다.몸집이가벼운것들이어지럽게날린다.고요한집안의정적인상태와집밖의바람부는상황이대조를보이고있다.그바람은삶가운데부는바람일수도있고우리개개인의내면에부는바람일수도있겠다.극히제한된대사가함축과절제미가뛰어난글의여백을듣는듯했다.
영화는롱테이크기법을자주사용하여한장면을관조하듯객관적인시각으로바라보게한다.이기법은단조로운듯한화면에서도대사한마디행동하나에끊임없이의미부여를하게만든다는점이다.흑백필름이주는소박하고차분한분위기가내러티브를한층더짜임새있게보여준다.감독이전달하고자하는이야기를관객에게어떻게보여줄것인가결정적인역할을담당하는영화문법인’숏’의개념을활용하고있는점도특징적이다.
침상에누운채어둠속에서나누는부녀의대화이다.
"저기애야?"
"왜요?"
"너두안들리니?"
"뭐가요?"
"나무좀벌레,넘들이울질않네.58년을들었구먼."
"그러네요,정말안우네요."
"왜안울까요?"
"내도모르겠다."
"자자꾸나…"
도입부에서니체의이야기나래이션,영화를여섯째날로나뉜것,여자가성서를읽는것은절대자의존재와신앙의메세지를상징적으로보여주고있다.신을부정한니체와는달리믿음안에서삶을수용하는태도는최악의상황도담담히받아들이는것이다.감자한알이전부인한끼식사.오랫동안들어오던미물의소리멈춤,우물이마름,불의소멸상태에서마지막순간을맞고있는한가족의설정은이상기후와식량문제,물부족,에너지고갈등지구환경의중요성에대해통합적인인식에이르게하며,이와같은일들이가져올인류멸망의경고메세지를전하고있다.아쉬운점은한국어자막을누가번역했는지다소가벼워보이는글투가작품성을훼손하고있다.더빙작업도잘해야한다.극도의절제의미학을보여주고있는영화에자꾸말을보태는것같다.스토리텔링너머의이해는각자의몫이자,시간과시각과서사적예술영화의묘미가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