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봄의문은연극이열어주었다.올리뷰에서제공한두번째연극을감상했다.‘일어나비추어라’는실화를바탕으로한참회록이다.“넓고넓은바닷가에오막살이집한채…….”주인공의양부인중견연극배우오현경의노래로시작된다.익숙한멜로디의‘클레멘타인’이간간이흐르며애잔한분위기를연출한다.서른여섯이란나이에암에걸렸다면나는,우리는어떻게받아들일것인가?주인공오혜령작가는현대의학으로는치유가불가능하다는3개월시한부생명의통보를받는다.암투병중인한인간이육체의고통으로무너져가는처절한내면의아픔까지보게된다.어느날은흰파도,검은파도,시퍼런파도가덮치는듯하다는괴로움을토로한다.
가족중환자가생기면온통침울해진다.환자가엄마이고암이라면더더욱짙은어두움이깔린다.밝고화사한집안분위기를이끌어야할엄마,그역할의무게로인해가족들이더힘든나날이된다.동요하던가족들은함께죽겠다는결심을하지만환자의만류로생각을바꾼다.도대체극복이안되는’암’이라는괴물의정체는무엇일까?지인이얼마전암으로8개월투병후유명을달리했다.마지막순간까지암과의투지를잃지않았다는후문이다.왜그렇지않겠는가.혼기가꽉찬두딸과아내를두고어떻게눈을편히감을수가있겠는가말이다.주인공작가도어떤즐거움이나행복도자신의몫이더이상아님을알게되면서부터체념이나자살을시도하기도한다.부쩍늘어난주위의암환자로인해더이상먼남의이야기만이아니라는생각이들면서주인공의고통이가깝게느껴진다.
‘별이빛나는밤에’시간에투병사연은전해지고기타로들려주는‘로망스’,‘빗속의여인’,‘찻집의고독’,아다모의‘눈이내리네’,‘밤비’등자주들었던익숙한멜로디가추억속의감성을자극하여더풍성하게극속에빠져들게한다.양부가눈을수술하고재수술을하기위해미국에갔다가돌아가셨다는기별을듣고작가는슬픔에잠긴다.죽음을앞둔자신앞에예기치않은가족의죽음을먼저받아들여야하는그심정이전이되어눈물이왈칵쏟아졌다.키츠의죽음을애도하며쓴셸리의비가가울려퍼져비감한분위기를더한다."인생이란남이생각하는것처럼그렇게행복하지도불행하지도않다"는모파상의말도헬렌켈러의"희망은볼수없는것을보고만져질수없는것을느끼고불가능한것을이룬다"는것도극한상황에서의자기위안과붙잡고싶은희망인것이다.점점더해가는통증에시달리게되면서생의마지막순간에절대자를붙든다.
‘포일(foil)즉’콩피탕트(confident)인물인늙은남자가유모차에아기를태우고우는아기에게우유를물리는반복된동작의장면묘사는생명과죽음을동일선상에서바라보게한다.극중인물안성모와조연경역시조연으로서주연을돋보이게하는역할을해주고있다.한사람이생과사를넘나드는상황에서도계절은무심하게흐른다.눈이오고,비가내리고,벚꽃이만발하여낙하가분분하기도한다.이제환자는기도로하루하루를이겨낸다.절대자안에서자신을성찰하며신을알기전죄라고생각지않았던죄의모습에절규한다.인간은절대자의말씀에자신을비춰볼때만이진정한내면을볼수있다는메시지,작가특유의깊이있는사유와철학적인물음과답변이극을한단계더격상시키고있다.’일어나비추어라’는실화로써한여성작가의암투병기와죽음에동의하지않고병을이겨낸인간승리의장이다.공연이끝난후뵐수있었던오혜령작가,송미숙연출로종교적인색채를과도하게드러내지않으면서도중심메시지를잘전달했고뛰어난감각의연출이돋보인작품이었다.막이내리고도관객의박수가그치지않았다.
하얀베레모를쓰신분이오혜령작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