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 2월 2013
설 명절을 보내며
설을앞두고강추위가지속되어장보기가여간곤욕이아니었다.메모한대로이틀에걸쳐꼼꼼히장을보았지만더러보충해야될부분이생기기도했다.유년시절시골정게보다야입식부엌이라추위와는상관이없지만힘든건어쩔수없다.전부침은남편과두아들,며느리가하고나는나물,생선,황태불고기,회무침등등음식전반에간여했다.종일요리하느라서있어힘들었는지저녁에는발바닥이아프다.그럼에도가족친척들이음식을맛있게먹는것보면피로를잊는다.시어머님이우리집으로오신후매년치르는행사로시아버님추모예배까지일년에세차례다.
설날이주일이라일찍예배를드리고,곧바로성묘를다녀온친척들의점심식사준비로분주했다.전날다녀가야하는작은댁을위해떡국은전날과설날아침두번을끓히고금방요리해야할해물볶음과잡채,해물탕을끓여상차리기를마쳤다.은비가짖기시작하고스물네명의친척이들이닥쳐방마다북적인다.시댁조카가낳은아이들이와서재롱을떨고예찬이도질세라뭐라고뭘물으면응,응,대꾸를한다."예찬이밥먹었어요?""응.""예찬이좋아요?"응."그게신기해서자꾸만물어도여전히대꾸를하는모습이귀엽기만하다.대신말꼬리를살짝올려야묻는말인것을알아차린다.일부러말꼬리를내리면대답을하지않는다.고녀석참,벌써언어의성조를아는양신통하다.
넉넉하게준비한음식을시댁가족들과고국을떠나이곳으로시집온베트남새댁네와도나누었다.시어머니께서는용돈을많이받으시고흡족한표정이시다.남편과내지갑에서는쉴새없이지폐가나갔다.예찬이에게는미리준비해둔예쁜복주머니에복돈을담아주었다.돈이무엇이지모르는예찬이는복주머니를방바닥에던져버려소매에묶었다.식사를마치고후식을들며담소를나누다돌아갔다.예전같으면밤늦도록고스톱이다윷놀이다하며놀텐데,자녀들결혼하여손주들태어나니사돈집에도보내야한다며빨리자리를떴다.아들내외는친척들을배웅해드리고맨나중에갔다.어머니가제일힘드실테니잘쉬셔야한다며내걱정을해주어마음이흐뭇하다.오늘도친척몇분이다녀갔다.다원화된현대인들의생활과핵가족화가되어집안애경사가있어야만만나게되는친척들이다.힘들긴해도명절에모여정을나누는풍습이좋다.
즐거운 설 명절 되세요.
연鳶
봄눈
입춘에눈이함박지게도왔다.집옆공원에나가보니발이푹푹빠진다.햇살이따스한곳은빠르게녹지만두꺼운눈층이없어지려면며칠걸리겠다.산수유,벚나무꽃망울의꽃봉은조금더탱글하게부풀었다.겨울에게한보후퇴한봄이눈속으로숨어들었다.어젠옷을가볍게입고나갔다가추위에게기습공격을당하고말았다.저녁엔콧물이연신나와따듯하게잤더니다행히거뜬하다.
겨울은심술장이다.해마다몇차례씩꽃,잎피는봄을시샘하여추위를몰고와심술을부려대며아름답지못한뒷모습을보인다.권력이나명예를지키기위하여갖은방법을동원하여자리보전을하려는사람들또한겨울의뒷모습과같다는생각이든다.영원한것이어디있는가.가야할때가는것은몰론이려니와져야할때지는것또한아름답다.색깔이바래고바람에찢어진잎들이나무에끈질기게매달려나부끼는모양새도예쁘지가않다.무엇이든저마다순리에순응하는삶이아름답다.
겨울이제아무리가지않으려발버둥을쳐도봄에게밀려날수밖에없다.봄의초입인입춘이오늘이고대동강물도풀린다는우수,경칩도머지않았다.겨울처럼꽁꽁얼어붙은경제의체감온도가봄의입김처럼따듯해졌으면좋겠다.나라나개인이나여러모로힘들고어려운상황에직면해있다.나뉘어진마음들이하나가되어경제살리기에총력을기울이다보면우리의소망이분명현실로이루어지게될것이라믿는다.올해는모두가행복을느끼는행복시대가활짝열리길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