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을 든 여자도 아름답다

꽃집에가면꽃송이들을유심히살피는버릇이있다.송이마다표정이다르다는걸느낀후부터다.꽃한송이를사기위해꽃집에들러"아저씨가장예쁜표정의꽃을주세요."했더니그아저씨나를한번더쳐다보며웃는다.꽃을향유하는의미는다를지라도기쁨은비슷하지않을까싶다.장을보러마트에갈때면꽃집에먼저들른다.식탁이나거실탁자에꽂아두고바라보길즐긴다.오며가며꽃처럼웃어보기도한다.풋봄내가스멀스멀피어오를때면더자주꽃집을기웃거린다.한송이,한다발,한바구니의행복을아는사람은그행복을스스로챙긴다.

어느해인가.행사장에서조금은긴장하며큐시트를살피고있는데풍성한꽃바구니가내이름으로배달되는게아닌가.기분이좋아그만사회를맡은내목소리가한옥타브쯤높아지고말았다.지난연말받은난두분이한동안꽃을피워눈이마주칠때면코를가까이대고"너참귀한향을품었구나"중얼거리곤했다.난향은참으로그윽한향기가고아한기품을자아낸다.공항에친구마중을나갈때도꽃을사고계절에맞는색상의천테이프를선택해주며예쁘게매달라고요청한다.꽃은받을때도기쁘지만사는과정도즐겁다.

며칠전엔두아들에게서꽃을받았다.장미와후리지아꽃이마음에들었다.다른이에게줄꽃다발하나도신중하게마련하는나는단골화원에서도꼭원장에게부탁하여주문한다.그런엄마의마음을알기라도한듯선택을잘했다.가족들을먼저보내고지하철로오는데꽃을한아름안고있는내게곁에있던두사람이무슨좋은일이있느냐고묻는다.어떤남자는내리면서"꽃도아줌마도예쁘네요."한다.봄이라선가.유독꽃을들고있는내게시선을보내는사람이많다.봄과여인과꽃은찰떡궁합같기도하다.상긋한기분이다.꽃을든남자도멋있지만꽃을든여자도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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