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으로부터 오는 봄

바람에뼈가남아있지않다.바야흐로봄이란의미다.오랫만에개울을따라걷는길에좀두꺼운옷을입었더니열기로후끈달아오른다.산책하는사람들이늘어난이유도봄이다.겨울동안눈이주인노릇을하던개울가에주인이바뀌었다.나란히보폭을맞추며걷는은비의꼬리가살픗흔들린다.겨울을지나와조금은칙칙하게느껴지는무거움의잔재를걸음마다에내려놓는다.가벼움의차이를아는마음이먼저봄으로의징검다리를건넌다.

땅표면가까이밀고나오던햇싹들이어느날한꺼번에세상밖으로완두빛얼굴을내밀것이다.겨울과봄의차이가바람과공기이다.허공으로내뱉는나무들의호흡이산뜻하다.햇살은종일베란다에걸쳐앉아놀고봄의정령들이형형색색의햇꽃불을켜기위해나무에게채근중이다.눈으로소곤거리던나무들이아기싹이밀어대는손짓이간지러운지연신옹아리를해댄다.봄은그렇게산모롱이돌아개울길을따라우리곁에다가와마음에연둣빛을깃들이고있다.

사계중’봄’이라는시니피에가주는어감이좋다.자주쓰지않던말들이새롭게다가오는경우가있다.한번도발음을해보지못한듯한새로움으로다가오는단어에매력을느낄때가있다.’봄’도그중하나다.봄에서는청신,청안의단어들이떠오른다.마음까지맑아지는언어들이다.햇봄,햇싹,햇꽃은또얼마나곱고산뜻한가.오랜지기처럼기다림속에서도마냥반갑고설레는봄,그봄속에서내영혼도더욱새로워지기를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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