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팝꽃 시절

이팝꽃이절정이다.저녁산책길에달빛을받아눈처럼하얀꽃이눈길을붙든다.이팝나무가많은줄꽃이핀후에야알았다.물푸레나목과에속하는교목으로쌀밥(이밥)모양으로핀다하여이밥나무에서이팝으로불리고서양에서는나무에눈이덮여있는것같아설화라고한다.이팝나무의학명은치오난투스레투사(chionanthusretusa)하얀눈꽃이라는의미를담고있기도하다.또한입하시기에꽃이피어입하목(立夏木)이라고도하며꽃이핀상태를보고그해풍년과흉년을가늠하기도한다.중부대전지역에서는꽃이아름다워가로수로도많이심는다한다.지난식목일에는청와대에이나무를심어화제가되기도했다.꽃말은영원한사랑,자기향상이며,가구제로도쓰이고중풍이나지사제,건위제로사용되기도한다.두루버릴것이없는우리토종나무이다.

보리밥도제대로먹지못하던시절이우리역사에있었다.나어릴때만해도부자나가난한집이나보리밥을해먹었다.지금은보리밥이웰빙식으로환영을받고있지만그때는쌀밥이그리웠다.생일날이나명절때먹는쌀밥이나찰밥은별미라고할수있다.햅쌀이나오기까지여름동안은보리쌀한가운데쌀을몇줌넣어아버지와오빠밥그릇에담기곤하였다.혹시남은흰밥톨이언니나내밥그릇에도담길까눈을동그랗게뜨고살폈던적이있었다.

이팝나무의전설은보릿고개를떠오르게한다.못된시어머니와며느리,가난한선비와어머니,가난한집의어머니와아이들이야기등의전설이전해진다.오래전어디서읽은이야기는모두가알고있는것과사뭇달라지금도기억하고있다.떠오르는대로적어본다.

하루양식이어려운시기이야기다.그러니보릿고개라고도할수있겠다.늦게까지일을하고하고돌아와독바닥에깔린보리쌀을긁어밥을지어7명의자식들을주고나니엄마의밥이없었다.자식들이왜엄마는밥을안드시나할까봐방에도들어가지못했다.엄마는한가지생각이떠올라부뚜막에다밥그릇을놓았다.그리고맛있게먹는시늉을했다.뱃속에서꼬르륵소리가연신들려오고있었다.자식들이밥을먹다가부엌에나가보니자기들은까만보라밥을주고엄마혼자하얀쌀밥을먹는것이아닌가.심술이난한아이가엄마의밥그릇을발로찼다.뒹굴거리는밥그릇이쏟지면서그릇안에들어있는이팝꽃이쏟아졌다고한다.엄마는이팝꽃을따서그릇에담아먹는시늉을한것이다.아이들의놀란표정이눈앞에그려지는듯하다.비록전설이지만참슬프다.그래서이밥(쌀밥)나무라고했다는것이다.먹을것이없어그랬다는이야기를요즘아이들은여간해서받아들이기어려울것이다.사실은우리어머니세대에서자주겪었던일인데도말이다.토종꽃이나나무의전설은거의가애틋하고슬프다.

관문공원의이팝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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