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이시작된다는입추다.어느덧풀벌레밤으로운다.올해는입추를닷새앞둔더위의절정에서가을의신호탄인풀벌레소리를들었다.더위를피해은비를데리고공원에나갔다.공원맨끝정자에앉아시집을읽었다.바람이산들불어책읽기엔안성맞춤이다.시집한권을다읽는동안은비는잠깐씩나를쳐다본다.정지된상태에서의교감이다.간혹산책하는사람들이지나고,은비친구도몇번지났다.
시인의눈에포착된세계가깊고명징하다.안동지역의지명이나서원,퇴계선생의정신이언뜻비치는시편들,세월은가도우리의정신세계를이끌어가는심오한경지의지식인이남긴삶의궤적은퇴색되지않는다.눈앞푸른잔디처럼더욱그빛을발한다.사물에투영된독특한시선이언어의결을날카롭게세워감성의모서리를건들인다.시인은꽤여러번자신이둥글게깎여야한다고고백한다.끊임없는자아성찰없이는좋은글을기대할수없으리라.시인의고백은나의고백이기도하다.
쑥부장이가피었다.연보라빛,그리움의빛깔이다.가을을향한그리움이든,벗을향한그리움이든,다시못올젊은날의그리움이든추억의발자욱을아련히걷고있다.사랑하는일보다사랑하지않는일이더힘들다고한다.세상에머물동안사랑하는일에힘써야지싶다.사랑과배치되는생각과행동을하루에한가지만이라도내려놓으면어떨까.그리고,기회있는대로주위사람들을사랑하는아름다움을살자해본다."무엇보다뜨겁게서로사랑할지니사랑은허다한죄를덮느니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