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봄,감동과웃음의두마리토끼를잡아라
연극’안톤체홉의사랑3’으로봄의문을활짝열었다.마침날이좀풀려선지대학로에는젊은이들이걷기가어려울만큼북새통을이루며초봄의생기가넘실거렸다.’안톤체홉’의단막희곡둘,안톤체홉의단편소설에바탕을둔’닐사이먼’의희곡둘을옴니버스로엮었다.작품속에서관객과배우가같이호흡할수있는기회를마련한점이여느작품과달랐다.원래연극기호학에서는관객이의도적으로연극행위에직접참석하지않으려는현상인’불참여’관습이있다.그런데소품까지도배우가관객에게자연스럽게도움을청하기도하며연극의3대요소인배우와무대와관객의벽을허문연출이참신했다.안톤체홉의작품을우리시대의시사와접목시켜각색한것은관객에게현실감을더하게하려는것이지만민감한부분이기도하다.배우네사람이여러유형의캐릭터를완벽하리만치잘소화해냈다.
첫에피소드는『어느관리의죽음』으로닐사이먼의’굿닥터’중’겁탈’이다.원작의인물은회계원과장관의대결구도인데공연에서는국정원장과환경부말단공무원으로직업이바뀌어등장한다.양철부부와국정원장부부가객석에앉아공연을관람하던중양철이재채기를한다.앞에앉은국정원장의대머리에침이튀기고당황한양철은미안하다며몇번씩이나해명을하는바람에연극관람에피해를주게된다.양철은한편으론매우소심한성격으로그려지고있지만,다른한편으로권력층의기분을불쾌하게만든것으로혹자신의밥줄인직장에서짤리지나않을까하는것으로받아들여지고있다.양철은국정원장의사무실까지두번이나찾아가서면담을요청하여그사건에대해해명하려고하다가오히려상처를받게된다.많은사람의청원을상대하느라지친국정원장의화를자초한면도있었다.충격을받아온몸에힘이빠진양철은자기집계단에서죽는다.권력층과소시민의힘의균형이무너짐을통해우리사회의억압과부조화현상을설명하려한것이다.
두번째에피소드는『마지막유혹』이다.다소부족해보이는봉만이와훈은친구사이다.훈은유부녀를꼬시는데천재다.봉만이처는아름다운여인이다.훈은친구의처를타킷하여일을벌인다.유부녀를꼬시려면첫째,둘째,셋째도인내라며봉만이처가자신에게마음을줄때까지일이착착진행된다.바보같은봉만이는친구훈의의도에말려결국은아내를빼앗기게된다.평범한가정주부에게의도적으로접근한남자로인해한가정이해체되는비극을통해우리에게무엇을시사해주는가.그러나너무남자의입장에치우친듯하여아쉬움을주었다.
세번째에피소드『곰』은두번째에피소드와연계된다.과부의설정이다를뿐이다.남편이죽은지8개월이된청담동미망인은생의즐거움을잃어버린다.상복을벗지않고집안에만칩거하는마님에게하녀는여러가지이유를대며다시활기찬삶을살것을설득하지만듣지않는다.어느날,남편이생전에돈을꾸어갚지않았다는채권자말소가나타나오늘바로돈을갚기를종용한다.양아치같은말소가막말을해대며부인을괴롭히자화를참지못하여야구방망이까지동원하나말소가자신을사랑한다는말에결국은한순간에무너진다는스토리다.희극으로웃음을선사하지만현실감은좀떨어져보였다.
마지막에피소드『청혼』은체홉의단막희곡중가장대중적성공을거둔작품이다.전원이배경인시골집에오라버니숭대와여동생숭미가살고있다.혼기를놓친숭미는힘든농사일을도우며억척스럽게살아가는처녀다.한동네말성이가숭미를오래전부터사랑하면서도말을잘꺼내지못한다.하루는말성이숭미에게사랑고백을하러왔다가저쪽풀숲에있는밭이옛날부터자기밭이었다고우기다가엉뚱한말싸움으로번진다.심장이약한말성이쓰러졌다살아나면서숭미가말성의본심을알아차리게되고해피엔딩이다.노처녀에게사랑이란얼마나고대했던가뭄의단비인가.자연스런연출과연결구도가돋보인작품이다.
‘사랑’이란동서고금을막론하고모든사람의화두다.하나님이인간을향한사랑의본체인것도사랑의중요성을깨닫게하는대목이다.’소크라테스’는"사랑하는것은그대상을욕구하는것이고욕구한다는것은지금그대상이부족하다는뜻"이라고했다.내몸이부족한영양분을욕구하듯이사랑도그러하다는말인가.’에리히프롬’은사랑의원리를외로움을느끼기때문이라고도했다.프롬의말은좀더설득력이있다.사람은누구나사랑을받으며살고싶어한다.그것은인정을받고싶다는것과같다.사랑은우리모두에게필요하고그힘은위대하다.수많은문학작품이사랑으로인하여탄생하기도하고사랑의희비극을다루고있는것또한사랑이라는담론이우리삶이자숨쉬고있는동안없어서는안될필수불가결이라는것이다.안톤체홉의작품에서보여지는에로스적사랑의성격은인간의근원적인욕망을깊이있게터치했다.연기력이뛰어난배우들의유머와위트로웃음이그치지않았다.감동과웃음의두마리토끼를잡은새봄,달콤하고낭만적인사랑을꿈꾸는것아름답지않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