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심부름

아래들논에서김을매고오신엄마가"가지몇개따오너라"하신다.

꽃밭에서빨강,분홍,노랑채송화가활짝웃는한낮이다.

동네가환히내려다보이는우리밭은평지보다는조금높은위치에있다.

이맘때면,참깨가연보라꽃을피우고

흰콩,동부,팥도이파리가나붓나붓자라고

고구마줄기와호박넌출은사방으로세를확장시켜갈무렵이다.

고추와가지는꽃을떨구고열매를키우며

제존재를드러내고있었다.

가지가주랑주랑달린밭에서엄지손가락만큼자란가지를

따먹던나는엄마심부름을깜빡잊고서

고추몇개를따가지고왔다.

엄마는작은가지다따먹고왔냐고하신다.

가지색이입가를물들이고있었던것이다.

약간들쩍지근떨떠름한가지가무슨맛이있을까만

한번먹기시작하면좀체멈추지못하고예닐곱개따먹는다.

일전에농원에갔다가가지를만났는데

어릴적추억이떠올라무척반가웠다.

가지꽃이애잔히그리움을불러온다.

따다드릴엄마는아니계시고

저혼자커가는가지만핸드폰에담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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