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책길에서

비가그쳐은비를데리고개울가에나갔다.버들숲에서되솔새가저녁노래를부른다.늘어진가지아래로바닥까지환히보여주는개울물이나직이흐른다.모래무지두마리장난을하다가한마리가재빨리도망한다.오리세마리도쫓고쫓기는놀이중이다.물속에서물밖에서무료하면장난도치고즐겁게지내는게사람이나별반다르지않다.한시절에내키보다훌쩍키를키운큰풀들이바람을무등태우고있다.칡덩굴손이길을잘못들어밟혀말라진다.사람이나동식물도제가야할바른길가지않으면아까운생명을잃기도한다.비그치니고추잠자리포물선을그리고,풀숲에서들려오는풀벌레소리에가을이란글자가눈앞에그려진다.

강아지풀,풀벌레소리에이젠만날수없는은혜와산책했던추억이떠오른다.풀벌레소리를듣던은혜가"선생님,무슨소리예요?""풀벌레가우는소리!""엄마가없나봐요."아차싶어"아니야,가족이다있어.잘들어봐,엄마,아빠,동생소리들리지?"은혜가엄마,아빠를떠나베트남에서어찌사는지,유난히감성적이고샘도많고자존심이강한아이라서마음앓이도심할텐데,,유치부단짝이던지유가오랫동안기도를했다."하나님,은혜가베트남에서빨리와서나랑같이놀게해주세요."정들었던은혜와갑작스런단절로몇달을가슴앓이했다.해질녘이면그아이가삼삼히보고싶다.

짙은회색비구름이관악산자락을뒤덮는다.이팝나무둥지에서도종알종알베이스톤으로하루의일상을물고온새가족들이야기가정겹다.바람이시원하여산책하기엔더없이좋은날이다.금계국몇송이아직도피어초록풀숲에노랑불밝히고,연보랏빛들국화과쑥부쟁이가벌써피었다.아직여름이라는이름의장마라지만꽃이피는식물을보니여름과가을이교차하는순간이다.계절의구분이선명하지않다.봄인가하면여름,여름인가하면가을,그리고겨울,세월이정신없이내곁을획획지나는바람과같다.어느덧8월이눈앞이다.올해도삼분지이가달아난시점이다."음미되지않는삶은살가치가없다"했다.가치있는일을위해달려왔는가.잘살고있는가.반성적자기성찰을통해좀더나은삶의내용을남기며살아야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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