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바다와만나자고해송숲산책로를걸었다.혼자걷는호젓한숲길,소나무위에서청솔모두마리가쫓고쫓기는놀이로즐겁다.하늘은수채화를그리고바다는정리정돈을마친듯정갈하다.솔향기상쾌한길에서자주흥얼거리는동요와가곡을나즉나즉불러본다.바다도오전과오후,아침,저녁얼굴이다르다.방향에따라서도다르다.그러니바닷가에살고있는사람들이무료하지않는것이다.그뿐인가,일기에따라다르고밀물과썰물의변화도주는것이다.무섭게밀고들어오다가도제민낯을보여주기도하며사람에게친근하게다가오는것이다.
갈매기한마리허물벗은게를쪼아갯가에물어다놓고큰소리친다.이래봐도나먹을아침식사는마련했다는눈치다.이건내밥이니아무도탐내지말라는제스처같기도하다.그래,네행동에서일찍일어나는새가먹이를잡는다는말을떠올린다.날짐승이나벌레나이유없는소리나몸짓은없다.사람들의임시거처인텐트밖에도아침식사들준비하느라밥냄새,된장찌게냄새구수하게흐른다.해안가사구모래밭에서초록식물이싱싱하게잘도자란다.고추잠자리도반가운지내머리카락을스치며낮게난다.
아침바다는어부의기대와설레임이있어좋다.고기잡이를나가는어부를위해아침밥을준비하는아내의분주한손길까지도어여쁘게느껴질시간이다.지난밤두언니와밤새워이야길했다.우리만이공유할수있는이야기는풀어도풀어도줄어들지않았다.고향바다에서맛과게와운지리,고동,기약죽을잡아한솥가득삶아덕석에앉아먹던여름저녁,짱둥이를잘잡았던인자와점심이네가족,아버지,엄마와의추억등큰언니는내가알지못하던일까지기억하여들려주었다.제각각분주하게사느라자주만나지못했다.혈육지정이란몇마디말만으로도서로의속내가훤히드러난다.
산책에서돌아오니아침준비를다마치고상을차리고있었다.어제오후에주워온고동과저녁에잡은게,감자,호박에다된장을풀어찌게를끓였다는데구수하고쌈박하다.갯것이들어가야국물맛이시원하다.큰언니가수확한녹두를넣어압력솥에지은윤기가자르르한밥도맛있다.아침은거의먹지않고야채,과일로대신하는나도낯선곳에서의아침식사에끌린다.역시음식은여럿이먹어야맛있다.유년시절가족이북적대며먹던밥투정이그렇다.아침을먹고게가많은꽃지해수욕장에가기로하여짐을꾸렸다.여행은짐을싸고푸는일의반복이다.인생도그와일반이다.
아침바다갈매기는금빛을싣고
고기잡이배들은노래를싣고
희망에찬아침바다노저어가요
희망에찬아침바다노저어가요
저녁바다갈매기는행복을싣고
고기잡이배들은고기를싣고
넓고넓은바다를노저어와요
넓고넓은바다를노저어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