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브 공작부인
소설의배경이1558년앙리2세가치리하는궁정안이다.왕과왕비,
남여가사는곳이면어디든지사랑이잉태되어싹이나고꽃이피어난다.선남선녀의사랑이라면당연히결실이맺어져야아름다운법인데,이미배우자가있는상황에서사랑의소용돌이에빠진다면그가슴앓이는힘들수밖에없다.사랑은마음속동요로부터시작되어설렘과흥분으로제어되지않고거역할수없는감정의소용돌이라고했던가.이즈막유일하게시청하는드라마가있다.끝없는사랑,사랑과명예가운데명예를선택한결혼을하지만첫사랑을못잊어아파하는남자주인공을결코미워할수없다.사랑이증오의모습으로바꾸어나타나기도하지만여자역시도그남자를못잊어한다.
사랑이란참묘하다.서로가눈이맞이면그사랑이이루어지기까지끊임없이상대를갈망한다.르무르공의클레브공작부인을향한마음이그렇다.거의완벽에가까우리만치빛나는외모를가지고있는르무르공이라면관심을가지고접근해오는여자도많을터인데,클레브공작부인에게만집착한다.궁정을떠나시골에가있을때에도밤이면몰래훔쳐보며애태우는르무르공의마음이지고지순하다는생각에이르게된다.어머니의당부도있었지만,클레브공작부인은사랑에대해서지혜롭고현명하게처신한다.사랑하면서도그마음을들키지않으려고한다거나매사에절제하며그러한기회를만들지않는다.견디기힘들어남편에게고백한것이화근이되어온갖추측을하게되고결국은클레브공작의죽음까지불러온다.남편의죽음후에도클레브공작부인은이전과다름이없다.
클레브공작부인은사랑의속성에대해너무잘간파하고행동하는것같다.영원한것은없다는것이다.한사람에대한사랑의열정또한영원하지않는다.언젠가는싸늘하게식어다른사람에게옮겨갈때견뎌야하는비참함을미리보며그런처지에처하고싶지않는것이다.그러함에도일반적으로사랑이란못말리는속성을갖기도한데냉정하게요리할줄알다니,클레브공작부인이연애에노련한느무르공보다한수우위인셈이다.클레브공작부인은마음놓고사랑할수없는장애물이르무르공의마음을더집요하게만들었다고한다.그건맞는말이다.결혼까지아무런장매물이없이일사천리였다면사랑의절실한경험을하진못할테니까말이다.육체적에너지를정신적으로승화시켜격조높은플라토닉러브로그려가는통속을뛰어넘되작위적이지않다.
작가라파예트는파리사교계에서가장총명하고글잘쓰는여성으로불리웠다.단아한용모에심중을알수없는신비로운여인이었으며『잠언집』의저자이자얀센주의자인아르노슈푸코와교류했다.그영향이소설속에서도드러나는것이아닌가싶다.출간당시에는저자의이름을밝히지않은사정이있는듯하다.그런데,출간된지300년만에다시베스트셀러가되었다.앙드레지드는"더바랄게없는예술의극치"라고했고,알베르카뮈는"스타일이무엇인지보여주는빼어난작품이며,일관성,쾌적,자연스럽다"다고했다.100명의프랑스작가를대상으로선별한작품중1위는프루스트의잃어버린시간을찾아서,2위는율리시스,3위가클레브공작부인이었다.고전은시간이지날수록빛을발한다.사람의심리를섬세하게묘사하였고자연스런플롯과일관성있는내러티브로몰입하기딱좋은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