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유람선을 타다

오랫만에여의나루에나왔다.순전히가을탓이라고혼잣말을되뇌이며한가로이산책로를걸었다.일상이분주할수록홀로누리는쉼이필요하다.잔디밭에떨어지는가을오후햇살이맑다.강건너아파트숲도가을강이배경이되어선지영화속장면처럼새롭다.63빌딩앞에수상택시가있다는말만들었는데과연선착장이있었다.황금빛코스모스가가을분위기와잘어울린다.셀카를몇컷담는다.하늘은내게보여주시려는듯구름을데려와멋진그림을그리게하신다.파라솔아래앉아책을읽다가유람선이타고싶어일어났다.

한강유람선을언제타봤는지기억해보니20년이지난것같다.설레는마음으로유람선에올랐다.승객은거의중국인관광객들이다.여의도에서성산대교까지50분정도소요된다는안내원의멘트가들린다.절두산성지도소개한다.유람선을타고강가운데서바라본한강의모습은강가에서보는것과사뭇달랐다.여의도국회의사당을지나강가에덩쿨식물이나무를감싼모습이오래전페허가된성터같이그로테스크한연출을하고있다.유장하게흐르는아리수강물위세월이켜켜이쌓이듯잔물결이나이테를이룬다.

2층갑판에올라갈생각을왜못했을까.그옛날객실옆갑판에서강을바라보았던기억이있는데갑판이없었다.사고가날까봐없어진것같다고지레짐작을사실로인식해버리는오류투성이가사람인가보다.사고?갑자기세월호로생긴불안감이엄습하여구명조끼가어디있는지재빨리눈으로훑는다.나를유람선까지데려온가을이에게곱지않는눈을흘기며,그러한사건이사람의심리에미치는영향이심각한것임을경험한다.50분이갑자기엄청긴시간처럼느껴진다.

퇴선하면서보니2층갑판위에서더많은사람들이내려왔다.거기서바깥경치나완상할것을,쓸데없는생각에사로잡혀잠시침묵속에서소용돌이친마음에게미안하다고사과를한다.가을은사과와용서의계절인가보다.내영혼에아름다운열매도결실해야하는계절이기에잘못된일에는사과와용서를빌고,사랑으로회복해야한다.마음에안드는사람이있더라도이가을에는더관용하자.좀더많이사랑하며살자.살며사랑하며행복하며그리살일이다.강위에서가을강물처럼생각이깊어지는가을오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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