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가 흐르는 가을 강변

가을이무르익어가는시월,남한강변으로가을문학기행을떠났다.압구정역에서출발한버스는연휴로인해정체가심했다.강이배경이된아파트가유럽의어느도시못지않게멋진경치를연출한다.연휴라서모두들야외로나가느라차는밀렸지만,강변을따라가며차장밖으로들어오는환한가을기색에마음이설레인다.구리쪽한강공원에는살사리꽃(코스모스의순우리말)이장관이었다.이른아침임에도사진마니아들이카메라삼각대를세우고렌즈를들이대는모습이보인다.

꽃이지고씨를맺는양수리연꽃,맑은금빛으로물든벼논,새들이공중을선회하며한폭풍경화를그리고있다.자연의조화는놀랍다.텅빈공중에새의날개짓이없다면,강물위에지나는배가없다면뭔가빠진듯허전할텐데,완벽한창조주의솜씨에감탄이다.능내다산정약용생가에서도행사를알리는현수막이걸려있다.가을엔부지런히발품을팔면문화행사등볼거리가많다.본시우리가태어나고자란낯익은전원의풍경에서평화를맛본다.양평은서울에서가까우면서도향토적서정을느껴볼수있는곳이다.유명하다는국밥집에서따끈한아침식사를했다.

우리의행사목적지는"닥터문갤러리"이다.병원을경영하시는분이경치좋은남한강가에마련한미술관이다.전망좋은미술관은가을과문학을논하기엔안성맞춤이다.어디든카메라를들이대면그림이다.강건너양수리의완만한산능성이가엷은담묵빛으로정겹다.강남에서살다가이곳으로들어와둥지를틀었다는음악가의연주가귀를늘인다."언제들어도감동인"YouRaiseMeUp"을열정적으로들려준다.음악은우리의삶이되었다.어디를가나그분위기에맞는음악이마음을터치한다.좋아하는음악이든아니든선택의여지가없다.오늘처럼취향이맞는음악이라면대환영이다.

경기대교수의"21세기한국시학의한방향"관한논문을주제로세미나가이어졌다.그가운데새로운시학의변모를예상하는부분을발췌해실어본다."미래시학은기존의서구이성주의산물인이분법적사고를떠나몇가지조건을충족시키면서전개될에코페미니즘Ecofeminism과사이버페미니즘Cyderfeminism의시학을제시했다.에코페미니즘은여성의본성과자연의본질이근본에있어동질이거나유사하다는관점에서출발하여,종래의남성권위적이고호전적인비폭력성과대칭을이루며자연친화적이라는점에서,사이버페미니즘은남성과여성,인간과기계,인간과동물등의경계가사라진지점에시적자아의자유로운상상력이폭발적으로분출될수있다는점에서의미를가질것이라고보았다.중요한것은두시학의지향점이보다바람직한방향으로가기위해서는,전자는대지적여성성의자아을수용하고후자는존재에대한깨달음과성찰적자세로나아가는궁극의목표를가지는것이라고보았다."-(이지엽,「한국여성시의특징적몇국면과미래시학의방향」,『현대문학이론연구』중에서

한국문학에있어詩는우리민족의성쇠와같이해온대표적인문학장르다.고대의가요,신라시대의향가,고려시대의속요,조선시대의시조와가사등유구한역사를지니며우리민족의희노애락가운데존재해왔다.그런데,흥미로운것은시의길이에서미래시의형태를유추할수있다는것이다.현대시의한부분을다소난해하고길이가긴미래파시인들이그흐름을주도하고있는데,또한편에서는미래파의반동이라할수있는짧은시,극서정시,절대시등2행시중심으로이어지고있다.동시대시인들의의식은서로나누지않아도얼마간융합되어가는것같다.올해나의시의흐름도더러2행부터짧은시경향을보이고있어독자에게어떻게읽혀질것인가궁금하다.세미나를마치고강가로옮겨시낭송으로감동의시간을가졌다.시와아름다운자연속에서보낸행복한하루였다.시가희망이다는생각을종종한다.기계문명화되어가는세상에서까칠해진우리의마음을위무해주는시,가을이면김현승의’가을의기도"와윌리엄예이츠의"이니스프리의호도"를자주읊조린다.이가을마음이허기질때맛있는시한공기어떠신지요?

시낭송장소인테라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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