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억새축제를찾았다.오래전기억이남은그곳은완전히다른모습이었다.다른곳에는이미져버린살사리꽃(코스모스의순우리말)이한창으로흙먼저풀풀일던고향길풍경이떠올라금세소녀가되었다.꽃속에서꽃처럼웃으며하트를그리고사진을담느라모두의마음에는고향빛서정이피어오르는듯하다.억새밭이그렇게넓게조성이되었다니,산에서만나는억새와느낌이다르다하여도도심속에이정도면억새바다라하여도손색이없고가을의정취를느끼기에충분하다.

해말간웃음이동동떠다니는살사리꽃밭을지나은발의억새바다에마음이먼저풍덩빠져드는만추의정취가주는설레이던마음을쉬이잠재우지못했다.동요와가곡을나직히부르며억새밭을거닐었다.휘돌아드는길이운치를더했다.햇살이비쳐든억새밭은온화한연륜이깃든은발의노인을연상하게하였다.나의노년이저처럼결고운은빛이었으면한다.억새도여러색깔을가지고있었다.연한은빛,갈색빛,진갈색빛으로토양의영향을받는다고한다.억새사이핀노란산국향이짙다.갈대밭을돌아쉼터가까이오니바람개비모양의풍력발전기가이국적인정취를자아내그배경으로사진을몇컷담았다.

쉼터에앉아김밥을먹고다과를들며일행들이시한편씩을낭송하였다.분요한삶을달려온가슴,가슴을위무해주는시가잠시나마우리의마음을안돈하여성찰을이끌어낸다.생각하며성찰하며산다는것인간고유의영역이다.이모임은야외에나오면시를낭송하며문학의향기를교감하곤한다.우리의이야기는긴억새밭사잇길처럼이나길고아득한길을몇바퀴나돌아나온다.어린아이처럼감동을잘하는내가싫지않다.멋진삶을영위하기위해서는Surprise(표현을적극적으로하라),대화에서Reaction,추임새가필요하다.감탄사를남발하라고했으니까.끝없이펼쳐진억새밭을보고도아무런느낌이없다면오히려큰일아니겠는가.

만추의가을이보고또보아도좋기만하다.나뭇가지를떠나가면서도고운모습을잃지않는잎처럼나의마지막모습도저리아름다웠으면좋겠다.그것은매순간아름다운흔적을남기며살려고노력해야가능한일이다.첫째는창조주하나님을섬기고그가르침을따라이웃에게관심을기울이고사랑을실천하며살일이다.스마트폰이생기면서연락을주고받기는쉬워졌지만다른한편으로는사람과사람사이보이지않는섬이생긴듯하기도하다.더불어사는일이란가상의세계보다는얼굴과얼굴을마주보는데있다.갈바람이분다.곧떨어질잎새들이서로격려하며몸을부비는소리들려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