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양수리는고요하다.먼산능선을따라언강물이잠시정지된듯수묵화몇점반겨준다.평화로운정경에한가한마음이되어발걸음이절로느려진다.분주하게지나온세밑의일이하나도기억나지않는듯.계절에따라이렇듯얼굴을달리맞아주는두물머리,폐부가득상쾌한공기가밀고들어온다.북한강과남한강이흘러오다가여기에서만나한강으로흘러가는두물,우린어디서흐르다이곳에서만나게되는것일까.우리에게흐른다는의미는무엇일까.단순히한단어나이미지로그릴수없는것일텐데,우린수없이흐르고흐르며여기까지왔다.
강가나무의실핏줄이그대로드러난다.잎을다털어내고도굳센기상과저의연한자태를보라.불근불근청년의팔에힘줄이솟는듯한발가벗은몸으로이겨울을사뿐히건넌다.춥다고이불을둘둘만듯한옷차림이나무앞에서잠시숨고싶어진다.자로잰듯한가지와가지사이,촘촘히뻗은나목이밀어내는움들이생글거리는아가의눈웃음같다.사람에게도다시기회가주어진다면해마다새로태어나는나무처럼살고싶다.그연록빛연한햇싹으로얼마나많은사람을감동시키는가.뜨거운햇살을피하라고그늘을통째로내주고,새들에겐집을들여살라고한다.우주의색이란색은모두출동하는가을은또어떤가.누군들감탄,감동을그만큼들을수있겠는가.
눈이녹지않아길이미끄럽다.미지의벗이소원을얹은돌탑위에돌하나를얹는다.당신의모습을유화로그려낸다는조그만사진관앞에불을피워놓았다.추운날따듯한온기를선물하는사람이고맙다.사진이걸려있는곳에서체험을하라고하여앉아본다.사진기술도놀랍게발전했다.조르주쇠라그림에서신선한경험을했던점묘법이사진에서도이용되고있다.컴퓨터를통해점묘법으로얼굴을터치하니매우흥미롭게그려진다.색감이예쁘다.액자에담으니그럴싸하다.겨울양수리는명징한고요를품고있다.한시간정도산책을하며포토존에서사진도담고겨울강가의운치를만끽하였다.두물머리의겨울이기분을전환시켜주었다.잠시라도집을떠나낯선곳에서의시간은늘새롭다.기분좋은나들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