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꽃들이한꺼번에피어난다.며칠따듯한기운이감돌더니여기저기서꽃봉을연다.노란영춘화를선두로산수유,매화,진달래,샤프란,봄까치꽃이피었고양지녘에목련도이틀정도면꽃가슴을열겠다.봄인가싶으면여름이라할만큼따듯하다.옷차림이가벼워져발걸음도가볍다.긴겨울칙칙하던산야에유록빛이감돌고쑥쑥자라는초록잎들이꽃대궁을보듬어안고있다.각기얼굴이다른화사한봄이사방에서우리를불러꽃타령한자락내놓으라할것이다.
봄숲아기싹들옹알이에숨차오르던그봄이다.절기를따라제할일을잊지않는나무들이대견하기만하다.연두싹들내보내쭉쭉물을올려주어푸른산이될때까지쉬지않는나무의수고,보이지않지만생명의몸짓을하는나무들이있어우린사계의아름다운변화에탄성을지르곤한다.지난봄쑥전을부쳐먹던때가떠올라시흥밭으로쑥을캐러갔더니아직어려일주일정도기다려야먹을수있을것같다.봄에나는냉이,달래,쑥,산나물등은보약이라고한다.
아침산책길에청매를만났다.꽃망울도청신하지만갓꽃문을연자태가단아하여옥빛한복을입은여인의모습같았다.살포시열기시작한꽃잎이머금은수줍은미소까지봄아씨의절제미를보여주었다.예닐곱송이핀것이만발한것보다휠씬더신비로움을더했다.어찌보면선비의절도있는매무새같기도한청매화가지아래서꽃과망울을완상하다가돌아왔다.바람이너무세게불어여린꽃잎이금방지기라도하면어쩌나조바심이인다.
꽃앞에서면마음이아름다워진다.사람도마찬가지다.아름다운사람을만나면행복하다.이는외모뿐아니라내면의아름다움이느껴질때이다.일전에외모가아름다운사람과대화를나눌기회가있었는데어찌나무례하고건방진지실망스러웠다.내면의아름다움이받쳐주지않으면외모또한별감동을주지못하는구나싶었다.꽃은그저은은한향기로아름다움을전한다.꾸미지않는제모습그대로.내면에서향기가우러나오는그런사람과오래대화하고싶다.청매같은사람이면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