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봄꽃은벌써지고있다.그다음순서의꽃들로동네는여전히환하다.봄이꽃불을켜든이유는어두운곳을밝히라는의미같다.겨우내칙칙하던땅의모든곳을단번에화사하게바꿔버리는꽃불을볼때면알게모르게자리했을내마음의어둠도걷어내야지싶다.더나아가우리사회의그늘지고어두운곳에도꽃불을켤일이다.하양,분홍,노랑,연두등봄꽃은대부분이파스텔색조이다.형언할수없이아름다운색상의꽃불들이주위를밝히는광경이라니.
꽃을보고찡그리는사람은없다.누구나꽃앞에선환하게웃는다.꽃불을켜기까지과정을살피는일도즐겁다.촛대처럼밀고올라오는봉우리부터피기시작하는꽃들이끊임없이마음의시선을붙잡는다.큰나무벚꽃불은열흘도못가꺼지고말았다.봄에는자주길을나설일이다.행여늑장부리다보면한해를기다려야만나게되는꽃들이다.올봄엔보라꽃불제비꽃에한동안홀리기도했다.마네의"제비꽃여인"이라는영화를본후눈길이더가는꽃이다.
지난토요일엔잠시대공원을거닐다만난꽃다지밭에엎드려사진을담았다.작은풀꽃의아름다움이시선을붙들었다.낮은언덕이라서엎드려사진을담으니생각지못한구도가잡혔다.그싱그러운연노랑꽃불이라니,호숫가숲속에는연두꽃불이켜지고산벚도하얗게불을밝히는이즈막에나볼수있는가장신선하고청신한풍경이다.여기저기서들려오는생명의속삭임에귀를기울인다.딱딱한나무를뚫고나오는아기싹들이경이로워한참을들여다보았다.
꽃들이,나무들이봄불을켜든것에의미를부여해본다.그네들의말에귀를기울이고,말을걸기도하면서그럴것이라고긍정을한다.그래,내마음부터환하게밝혀보자.그러면가정이환하고,이웃이환하고사회가환해질거라고,봄이꽃불을그냥켜든것이아니라고.세상에의미없는일은없다고,자연은더욱그러하다고.고맙다는말도잊지말자.살아있어이아름다움을만끽할수있으니얼마나고마운가.이아름다운봄을주신그분께감사의기도를드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