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은 연못이 있는 마당

그시인의마당에는작은연못이있다.금붕어다섯마리가손님을맞으러물위로나왔다.수초뒤에서숨박꼭질을하다가기척을느끼고물밖으로고개를내민것이다.사람이그리웠던것이다.관심이,사랑이그리웠던것이다.살아있는모든것들은외로움을느낀다.더불어살아야하는생래적인고독이다.연못에는하늘이들어앉아그림을그리기도한다.간혹구름도지나가며들여다보고빗방울이소나타를연주한다.겨울이면단단한창이물밖출입을방해하기도한다.눈앞이하얀세상을만들기도한다.불평한마디없다.자기에게주어진환경에순응하며잘이겨낸다.겨울이오면봄이올거라는믿음을굳게가진다.

사람이사람을그리워하는것은당연하다.다람쥐,풀벌레도제존재를알린다.풀무치,방아개비,사마귀,여치,철써기,뀌뚜라미,각시메뚜기,산책길에자연의대합창을듣는다.그소리를듣고팔뚝만한잉어가꼬리를흔들며물과어우러져춤을춘다.뉘라서가을저녁나를즐겁게해주겠는가.발걸음을가볍게해줄것인가.엔돌핀이퐁퐁솟아노래한소절하게한다던가."기러기울어예는하늘구만리바람도싸늘불어가을을깊었네"기러기는하늘이외로울까봐공중에서퍼포먼스를하는것이다.제가는길하늘에게알려주는것이다.다시오게되거든그길을알려달라는부탁이다.

잠잠히웃고있던들국화,고마리,쑥부쟁이,개미취가향기로부른다.향기를가진사람이그부름에응답할수있다.향기의주파수,그것은동심이다.어린아이의마음으로소통하기를원하는것이다.하늘도어린아이같아야그기도를받으신다.해님도,바람도하루에몇번씩창문을기웃거린다.자연은어떤방법으로든소통을원한다.우리의무관심이그냥지나칠뿐이다.이가을곁에있어고마운것들에눈길을돌리자.더불어살아줘서고맙다는인사한마디건네자.살아있는동안만전할수있는사랑한다는말꼭전하자.내일은하늘이선물하기전까지는나의것이아니다.바로오늘을응시하며꼭해야할말을실천하며살자.

금붕어들이사람의움직임을쫓다

그래,서로의지하며사는모습예쁘구나

오지항아리에서도생명이살고

한조각빵에도감사할줄아는마음

왕겨에바람구멍를파묻고돌리면불길이일던풍로

난로의추억,그온기가그립다

간결하면서도많은생각을하게한그림한점

여백이좋은이유

가끔잡냄새를없애기위해쑥향기를피운다는지인

‘아이세움’ 공모전 심사

(주)’미래앤교과서'(구대한교과서)에서’아이세움’공모전심사를했다.공모는전국적으로지역아동센터에서방과후다양한교육과정서지원을받고있는대부분초등학교학생들을대상으로이루어졌다.사회공헌활동의일환으로’미래앤교과서’와사회복지측면에서의’한국지역아동선터연합회’와연계하여이루어졌다.글과그림등자유롭게표현할수있도록한이번공모전의심사기준은"신뢰,소통,창의,도전"정신에바탕을두고있다.

내용의진실성과감동(소통),표현의독창성(창의),표현의적절성(도전)을진단하여점수를주었다.여름방학동안아이들이읽은책을기준으로대부분독후감과그림을통해표현하기도하고글과그림을책처럼엮은정성스런작품도있었다.독창성은뛰어난데연필로적은손글씨가아닌한글워드로작성한아이들이있어아쉬움이있었다.점수별상위계층아이들은숙고하여단어를쓰고띄어쓰기는물론문학적인표현과수사등이예사롭지않아반가웠다.

다소아쉬운것은A4용지몇장이라든지글의분량제시를해주지않았다는점이다.각센터에서지정독서목록의선택과글쓰기지도를통해좀더긴호흡을유지할수있도록해야할것이다.요즘처럼인터넷언어와핸드폰문자가뒤섞여글에도나타나는어지러운언어사용을자제하도록언어순화에바람직한영향을주는책을선별해도좋을것이다.독후감의양식을잘제시해주는것도잊지않아야한다.책의내용소개에그친아이들을많아안타까웠기때문이다.인터넷이상용화되면서타자에익숙한어린이나어른들이글씨를개발새발로쓰는예가많다.꼭연필로작성하게해야한다.

방과후교실에서어린이들에게시창작을지도했던나로서는미래의꿈나무들이대부분밝고창의적으로자라가는모습을글을통해만날수있어마음이흐뭇했다.지나친경쟁으로상처를받지않게하려는의도로상의차별을없애고신뢰상,소통상,창의상,도전상으로배려한점도마음에든다.아이들을세워간다는의미인’아이세움’의공모전타이틀도좋다.’미래앤교과서’와’한국지역아동선터연합회’에서맞벌이부부가정이나소외계층의어린이들에게세심하게관심을가져주어감사하다.더많은기업들이우리사회소외계층에게많은관심과사랑을전달해줄수있기를기대한다.

9층회의실에서심사중

몇편의독후감을글과그림으로엮어책을만들었다.

글씨도명필이어서최고점수를준작품

입선한작품들

점수작성지일부

밤에도 온기가 있다

밤은장음과단음의동의어이다.좀길게소리내야먹는밤이요,짧게끊으면때를지칭하는저녁이된다.장음의밤에관한이야기다.올봄꽃들이한꺼번에피더니밤도올밤늦밤없이쏟아진다고지인이전화를했다.소설가친구랑중앙선을타고양평으로향했다.이른시간인데도전철을타려는손님들이많았다.종착역인용문역에서내렸다.용문산에는몇해전다래순을뜯으러갔었고,노랗게물든은행나무를보러간적있다.노인들이많이타서의아했는데마침오늘이오일장인용문장날이란다.약초와으름,대추,밤등속을팔고수수부꾸미도고소한냄새를풍기며부쳐내고있었다.약초는그고장에서나는것인줄알았더니무릎이시원찮은할머니들께서경동시장에서가져다파신다는사실을알게되었다.

마중을나온지인의차를타고가다가막걸리가유명한지평이란곳을지나게되었다.짤막한키에인상적인버드나무가서있고100년이지나도록잘보존되었다는술을발효시키는양조장이있었는데드라마촬영을했었다고소개한다.무르익어가는벼위에가을햇싸라기가뿌려져맑은금빛이환하고군락을이룬가을꽃코스모스가반겨주었다.갈바람따라살랑거리는코스모스가고향을불러왔다.지인은농가주택에서살고있었다.마당에는조그만연못도있어수초아래오가는금붕어가사람이다가가니물위로모여든다.돌확에도부상수초를심어놓았다.가사가매우시적인양희은의"작은연못"이연상되었다.

향고운아메리카나커피를내려주어가을향기를더불어음미하고밤을주으러산에올랐다.산국,물봉선화,고마리가지천으로피어사진을몇컷담는데그대로그림한폭이다.지인은산국으로차를만드는방법을들려주었다.문예지를발간하는시인부부는농사를지어농산물로원고료를대신하기도하고산오디를따서관절염으로아픈시인에게보내고산국을채취하여덖어말려보내주고,요즘은밤을주워여러사람에게부쳐주며주는즐거움을만끽한단다.받는기쁨보다주는기쁨이크다는말에공감한다.받는기쁨을능가는하는것이주는기쁨이기때문이다.

친구는관절을앓은적있어높은곳엔가지못해아래서줍고나는더올라가야굵은밤을줍는다는지인을따라산등성이를오르며주웠다.제법알이굵었다.툭툭,내뒤로밤떨어지는소리들린다.금방나무에서떨어진밤송이를까서손안에쥐니온기가느껴졌다.세상에나,밤에도온기가있다니.엄마품을막떠나온아가의몸에서느끼는온기,신기해서다시꼭쥐어본다.그렇다.살아있는모든것은온기를품고있다.분명온기가있어다른누구에게그온기를전해줘야한다고말하는것같다.밤을여러번주으면서도온기가있다는사실은처음경험한다.작은밤은다람쥐랑산짐승먹으라고사람의손이닿지않는쪽으로던져두고좀더굵은것만주웠다.

두시간쯤지나니배낭이거의차올랐다.지인의집에손님이오기로하여내려와야했다.잠시쉬다가영화건축학개론,김연아통신CF촬영장소인구둔역에들렀다.지금은폐역이되어기차가멈춘상태였다.문화재청에서관리를해야하는데아직절차가남았는지이관이안돼양평코레일에서관리하고있다한다.인증샷을남기고추억과향수를간직한역사를둘러보았다.수령이오래된느티나무가소원나무로명명되어재미있었고좀떨어진곳에은행나무가있었다.가을햇살이비쳐드는소박한간이역은수많은사람들의해포달포사연을간직한채역사의뒤안길로사라졌다.결실의계절인가을에묵직한밤이담긴배낭을짊어지고돌아오는길이뿌듯하다.

돌담길돌아서면~고샅길추억이솔솔

가을들꽃이지천으로깔려있다

고마리의어여쁜얼굴

밤송이가떨어진산길

온기어린밤을품은밤송이

올해도자기일을야무지게하다

한알한알손에잡히는알밤이오지다

폐역이된구둔역

한때는오가는사람들이많았을텐데

텅빈역사안에빈벤치만

소원나무

기차는더달리고싶다

여성전용건강무료체험

명절증후군이뒤늦게나타났다.어제는사우나에서몸을오래풀어주었는데도개운하지않았다.저녁운동을하러나가는길에옆집아줌마를만났다.훌라훌프를가지고공원에가는나를보고몸을따듯하고자극을주어건강관리를해주는곳이있단다.요즘다니는곳인데여러가지질병도개선된다고한다.몸이차가워서오는질병이많다는이야기가그럴싸하게들려귀가솔깃했다.오늘아침10시에만나함께가기로하였다.인덕원에위치한그곳을찾아갔다.

‘펄스캠생활과학"이라고여성전용건강무료체험실이었다.경기도우수벤처기업,식약청상수상,특허와인증등을획득한업체라고광고가벽에붙어있다.이른시간부터왠아줌마들이그리많이왔는지놀랐다.가제수건을어디에쓰려는지가제손수건두개,스펀지를구입하고기다렸다.뭐빨래하기,찌게끓이기,화장하기박수도치면서돌아가며증상이어떻게개선되었는지호전반응이있는지묻기도했다.3개월만체험하면불편한증상이많이개선된다고한다.일주일째인데좋아졌다는사람도있었다.오늘은허리에만해주었다.

정형외과에서받았던저주파치료기와비슷한원리다.다만,몸에열을주어체온을올려주는게다르다.사람의체온이항상36.5˚인줄알았는데나이가들어갈수록식생활에따라서체온이내려간다는것이다.체온이내려갈수록질병이자주발병한단다.체온이35˚로떨어지면암발병이쉬운환경이라고한다.그래서노인들에게의료기기를통해온찜질을하며체온을따듯하게해주는것인가보다.내경험으로도사우나에서체온을올려주면컨디션이회복되곤했다.요즘알레르기성비염이나타나힘들다고하니담당자가체온이떨어져서라고한다.

일종의가정용의료기인셈인데,강매는하지않는다고편안하게다니란다.체험해보고좋으면권하지않아도사는사람이있을것이란얘기다.건강에직결되는문제이니이토록많은사람들이반응을하는건당연하다.노후건강이삶의질을결정한다.젊어서무엇을했느냐는중요하지않다.건강할때건강을지키는것이라고알면서도증상이없으면별신경쓰지않고산다.하루에만보를걸으라고한다.매일그렇게할시간은없어일주일에4회40분정도걷는다.

물을비롯무슨음식이든지차갑게먹지말라고했다.삼복더위에보양식품을먹는것또한찬것만먹는뱃속을따듯하게덥혀주기위함이라는말도수긍이간다.여성들은거의복부가차갑다는말을사우나에서들었다.복부가따듯해지면장기가따듯해지고활발하게운동을하여몸속의노폐물을밖으로배출시키고,그렇지않으면그것이내장지방으로쌓이게된다고한다.사우나에서배를따듯하게하면상쾌해지는경험도했다.앞집아줌마도경험을했다고하니기대가된다.바쁘더라도몸의반응을살펴가며받아볼작정이다.

추석달도 이울고

올해는추석이빨리들어날이더웠다.음식이상할까봐여간신경이쓰이지않았다.주일날예배를마치고오후에음식만들기를시작했다.며느리가둘째를가져입덧탓에아들이전은다부치다시피했다.모처럼가족이모여이야기꽃을피웠다.예찬이는삼촌이사준장난감을은비에게나눠주면서가지고놀라고한다.친구와는경쟁상대로여기면서도은비는사람이아니란걸아는모양이다.추석날아침예배를드리며예찬이에게도순서지를주었더니글을읽는다고중얼거린다.예배드리는습관이되어예쁜모습으로마칠때까지앉아있는게기특하다.

시어머니께서는큰아드님과막내아드님을기다리시는눈치다.다른사람이다와도막내아드님이안보이면서운함이역력한안색이시다.성묘가셨던사촌시숙님내외와형님들이들러식사를마치고다과를드시며설에서추석사이에경주김씨가문에있었던대소사를풀어놓으신다.부천형님네둘째가12월결혼식이예정되어있고,또누구네는집을사서이사를하고,또누구네는어떻고,지난장마때수해를입은납골당봉분을9월윤달에수리해야한다는이야기도들린다.우리아이들과조카들은잠잠히귀를기울여듣고있다.해마다오는추석의얼굴이다르듯우리삶의이야기또한다르다.

아들들까지다보내고좀쉴수있었다.늦은시간공원에나가훌라훌프도돌리고산책을하다가들어왔다.올해보름달은슈퍼문이라고한다.핸폰으로는잘잡히지않는다.뭐가잘못된것인지후래쉬를터트리면뿌옇게그려지는바람에그냥담았더니어둡다.달에는여전히계수나무가있고토끼가방아를찧고있다.달은참오랫동안내믿음을간직하고있다.달은고향이다.엄마얼굴이다.엄마와바라보던저달은엄마품처럼넉넉한품을지녔다.저마다같은달을바라보며다른추억을꺼내볼추석저녁,달은점점중천으로자리를이동한다.

사업이어려운막대서방님사정이딱하다.몇번기우뚱한사업이고전을면치못하고있다.가족애가유별난사람이다."형수님존경합니다.고맙습니다.형수님은예수님을사는사람입니다.이담에제가업고다닐겁니다."등민망할정도의문자를받았다.립서버스일지라도힘이난다.그런표현을잘못하는남편과는다르다.작은형수와는각별하단다.본인이정말어려울때내가도와주었기때문이라며.가족이돕는것당연한일인데도늘고마워하니나도고맙다.어서사업이불일듯일어나어려움이없기를기도한다.올추석도이렇게지나고어느덧마음언저리엔가을이서성이고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