心
꽃이 피면 뭐하나
청계산 산행
어지간한일은내려놓고토요일엔산행을하자고했습니다.
건강을챙기자는이야기지요.
관악산은돌이많아관절에무리일것같아돌멩이가적은청계산으로선택했고요.
두산모두집에서가까워시간차이는거의없거든요.
봄산은연둣빛너울을쓰고산벚과어우러져몽환적인분위기를연출합니다.
속잎피어나는사월의산이가장예쁩니다.
언니와소곤소곤대화하며올라갑니다.
추억이나현재의모든일을공유하기엔친정언니만큼편안한사람은없습니다.
어릴적추억과엄마이야기를가장많이하게되고,가족들,동네사람들순이지요.
이젠거의잊혀져가는고향근처의지명과동네사람이름과생경스러운방언도듣게됩니다.
언니가다리를앓았던적이있어산행의종착지인매봉까지는올라가지못했어요.
저는두세시간은너끈히올라갈수있는데요.
자꾸뒤로처지는언니를기다려야했지요.
노래도부르고사진도담고산꽃과나무들과눈을마주하며기다렸습니다.
산에서내려오며아직다자라지않은쑥을캐와쑥전을만들어먹기도하고요.
오늘도건강을챙겼구나스스로를위로하기도합니다.
산이좋아산에산다는사람들의마음을알게되는요즈막입니다.
등산로초입을환하게밝힌벚나무
참새입처럼쏙쏙속잎을내밀고
수런수런속잎피는소리들리네
연두색너울을쓴나무들
겨우내연둣물을먹었나봐요
초하를향해달음질하는산
양지꽃같기도하여요
언니는고비,나는고사리라고우기던식물
산중턱에연보랏빛산제비꽃이
예찬이랑 서울대공원 동물원에 갔어요
예찬이와서울대공원으로나들이를했어요.
조류독감으로닫아두었던동물원을첫개방하는날이었어요.
아침부터김밥을싸느라분주했지만예찬이와놀러간다는생각에얼마나기쁜지요.
김치를잘게썰어볶고,참치와기본재료를넣고싼김밥이맛있다고해서기분이좋았어요.
예찬이꺼는치즈를넣었어요.
일찍나섰는지준비를채마치기도전에며느리와예찬이가도착했지뭐예요.
평일이라대공원주차장도한가했어요.
바람이불긴했지만다행히햇살은온화하여춥진않았고요.
기린을처음보는예찬이는,자기보다몇배나큰기린을보고"아유귀여워,아유귀여워"를연발합니다.
코끼리를보고도귀엽다하고요.
아마도다른사람이자기에게귀엽다고말한것을배운것이겠지요.
덩치가큰동물들에게귀엽다고말하는예찬이가얼마나귀엽던지요.
잘걷다가힘들면유모차를타기도하고안기기도했어요.
그동안단어와어휘력이얼마나늘었는지몰라요.
"밖에좋아"라고자기표현을하고
동물들이밥을먹는것을보고"잘먹네,잘먹네"하는거예요.
저녁엔관악산입구낙지전문음식점에갔는데,동물에정신이팔려점심을소홀한
예찬이가식탁앞에앉아자꾸"아줌마예찬이꺼,"라고자기앞의상을가리켰어요.
자기가먹을밥을갖다달라는주문이었어요.
예찬이는돈까스를먹고우린연포탕을먹었어요.
산낙지를뜨거운물에잠수시키는데몸을배배꼬는모습이영,
맛있게잘먹었긴했는데요.
밥을열심히먹던예찬이가배가부른지일어나더니
"아저씨,잠깐만요."하며창문을내다보겠다고도양해를구하는거예요.
녀석이제대로배우고있는것같아흐뭇했어요.
하루를예찬이와함께하고있으니세상부러운것이없더라고요.
자꾸보고싶어도가지못하고끙끙거리고있던내마음을헤아린며느리가고마웠어요.
오지않아도할수없는거잖아요.
행복은바로곁에있더라고요.
서로배려해주는마음에있는것이고요.
고운봄볕아래즐거운시간을보낸하루였어요
잔잔한호수위리프트가오가고,한가로운구름도지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