心
무엇을 위한 “환경연합”인가?
개울가 이야기
흰모자에자색레이스파라솔을쓰고개울가를갑니다.오전인데도햇살은벌써따끈하게내리쪼이고있습니다.긴치마가살랑살랑바람을일으킵니다.환하게웃으며반겨주는망초꽃이양쪽길가로도열해있습니다.망초꽃예쁜단추를제옷에달고싶어집니다.간혹주홍빛패랭이꽃도웃으며손을흔듭니다.갈대는내키를훌쩍넘겨자랐습니다.지나가던부부가서로번갈아가며스마트폰에사진을담습니다.미소가어린아이처럼해맑습니다.
물길이휘돌아들며소가깊은곳을지날때할아버지와아이가개울을가리키며무어라말을합니다.가까이가보니이제돌이지난아가가물속에잉어들을쳐다보며좋아합니다.움직이는물체가신기한가봅니다.그곳은어른팔둑만한잉어들의집합장소입니다.풍덩!하는물소리가들려돌아보니잉어가물밖으로점프를하며장난을친것입니다.삼거리다리아래는작은물고기들이떼를지어빠르게움직입니다.붕어와바닥에붙어있는모래무지들입니다.모두가자신들의존재를드러내더불어살고있음을주지시키는듯합니다.
연분홍그리움을불러들이던꽃자리살구가어느새익어몇개씩떨어집니다.깨지지않은것한개를주워손에쥐고갑니다.병꽃나무위에찌르레기가자기입보다큰앵두를물고어찌할줄을모릅니다.뱉지도삼키지도못한모습이안타깝습니다.그냥두고앵두살을콕콕쪼아먹으면될텐데욕심이과한것같습니다.자연이주는이야기들이정겹습니다.사계에따라모습을달리하며우리에게교훈을주는양재천이행복전도사역할을톡톡히합니다.공생공존하며사는삶이참보기좋습니다.이여름그대도행복하신가요?
달돌이의 하루
베란다상추밭으로옮겨준달돌이가보이지않았다.낮에까지확인을했는데저녁참에어디로갔는지도무지보이지않았다.잎사귀마다헤쳐보아도찾을수가없어햇살이뜨거워죽었는가걱정이되었다.저녁에권사님과산책을하면서이야기를하니기둥을타고내려갔을지도모르겠다고하신다.아무리생각해도기둥을타고1층으로내려가는행동을하기엔넘여린몸을가진녀석이다.더우면흙속으로숨기도하는지여러가지로추리를해보았다.
오늘아침에상추잎에뭐가보이는것같았다.반가움에나가보니잎이겹치는부분이었다.어제그곳도다살폈는데녀석이분명어디갔다가온것이다.내가찾는소리를듣기라도한것처럼앞쪽상추잎에눈에띄게붙어있었다.베란다에들락거리며말을건네는나를보고남편은물기를많이만들어줘야한다고했다.오늘은햇살이보이지않지만기온이높아물을자주끼얹어주었더니그자리에계속머물고있다.
새로들인가족이나의마음을붙잡는다.잘있는지,어디로갔는지수시로살피게된다.미물인달팽이한마리에이렇게마음이쓰이는것이면사람은말해무엇하리.저녁이면가족이다들어와야마음이놓이고따로사는아들내외가잘있는지재롱둥이손자가잘자라는지수시로전화로확인을하게된다.내주위사람들의안위또한별다른사항이없어야마음이편안해진다.더불어살기때문이다.사람과동물,사람과미물,식물까지도보이지않는교감이있어세상은더욱조화롭고아름다운그분의것임을알게된다.
새가족
7월에바다로돌아가야하는돌고래가그물을빠져나갔다.과천대공원의제돌이,다른곳의춘삼이랑같이야생적응훈련을받던삼팔이란다.나고자란제고향이환히보이는그물밖이그리웠으리라.저녁설겆이를하려다싱크대에서달팽이를발견했다.상추잎에붙어있다가따라온것이다.밖으로탈출해야생명을보존할수있다는생각을했는가보다.상추를씻어물기를터느라세차게흔들었는데도껍질속에꼭숨어살아있었다.
바구니에상추잎을몇개꺼내서물기를묻혀놓았더니살았다는안도감이들었는지금방가녀린뿔두개를꺼내더니쓱쓱밀고다니는것이다."달돌아,오늘은여기서잘지내,내일너있을곳에데려다줄게."가족들에게는바구니에달팽이가있다고말했다.내일야채밭에다데려다줄거라고했더니아들이쳐다본다.잠자기전에살피니녀석도잘준비를하는것인지잎이겹치는곳에숨어제집속으로들어갔다.아침에잠에서깨어얼른가봤다.상추는밤새물기가말라있었다.걱정이되어잎을들추니습기가조금남아있는곳에들어가있었다.살아있다는것을증명이나하듯이다시촉수를내밀고기어나왔다.반가웠다.
어디다데려다줄까고민하다가아차,베란다에상추밭이있었지.일단은그리로데려다주었다.물을만난물고기처럼금방기어서잎뒤에착달라붙는다.어제저녁부터은비는나를쫄랑쫄랑따라다니며쳐다본다.고개를갸웃갸웃하면서.제눈에보기엔아무도없는데누구한테저리다정하게말을하는가싶었는지.아침에도베란다에서달돌이와나누는이야길들으며눈을반짝반짝굴리며나를본다.생명은참소중하다.방금들여다보니달순이는잎안쪽에초록똥까지누고는뿌리쪽으로내려와단단히붙어있다.녀석과가족이되었으니제생명다하는날까지잘살기를바라는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