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일장 심사

백일장심사를했다.지난해까지는최사립의"효"에관해서였는데올해의주제는’사랑과효’이다.운문과산문중운문이휠씬적었다.운문이어렵다는생각이앞서산문을선택하기도했을것이다.고등학생은여전히성의없는글이많았다.이름만적거나몇줄적다만원고지들이부지기수다.귀찮아서그렇다는것도이해가안될뿐더러고등학생이사랑이나효에대한의미도단순히효도해야겠다.사랑해야겠다.정도라면큰일이아닐수없다.운문,산문의개념도확실하게모르고있는학생들이많았다.유행가가사나기성시인의시를베낀것도다시눈에띄었다.

중고등학교로갈수록왜글쓰기에흥미를느끼지못하는것일까.입시위주의교육으로글을쓰려는마음의여유를가지지못하는까닭도있겠다.성의가없는글에서’귀찮은일을왜시키는가’라는마음이드러난다.두어개글이눈길을끌었는데그또한판박이논술형글쓰기다.안타까웠다.글쓰기는모든학문의기본으로서여타학문과연계도되고자신의삶을정리해가는측면이나사회생활의업무처리에서도긴요할텐데하찮게치부해버린다면큰손해가아닐수없다.고등부는학교별로도확연히실력차이가났다.그것은교사의중요도인식이나지도에따라다르다는것을입증한다.실력이월등하고안정된글쓰기가돋보이는학교와그렇지않은학교가있는것에서유추해볼수가있다.

초등학생들이맑고순수하고정성이깃든글을보내왔다.간혹부모님의손길이가미된부분이보이기도했지만거의가아이들의순수창작으로로미소를짓게했다.산문중이런글이하나있었다.가족이매년모내기때가되면할머니댁에가서돕는다는초등학교3학년학생의글인데인상적이었다.사흘동안고생하신가족들을저녁이면안마해드리며"안마특공대출동!"이라는표현으로재미있게풀어냈다.운문에서는가족의사랑을"종합선물세트"로표현한작품이돋보였는데그작품역시초등학생이었다.자신이경험한일을주제로느낌을솔직하게풀어간다면훨씬참신하고감동을줄수있는글이나올것이다.내년에는고등부에서도좋은작품이나올수있기를기대한다.

햇꽃과 잎싹

얼음이채녹기전노란복수초가얼굴을내민다.추운날씨임에도남녘으로부터산수유,매화소식이전해지고며칠지나면양지녘에봄까치풀꽃,꽃다지,냉이꽃,민들레,수선화,제비꽃이방긋웃기시작한다.애잔한살구꽃얼굴이스치듯피고지는사이벚꽃이연분홍미소를온동네에날리며여인의마음을흔들어놓는다.일주일쯤지나꽃자리에서부화한연분홍나비떼의환상적인군무가그치고꽃무덤으로쌓일무렵명자꽃,조팝꽃,꽃사과,오얏꽃이덩달아웃는다.햇잎과같이나온수수꽃다리는제존재를향기로나타내며지나는사람의발을붙잡는다.그후박테기,이팝꽃,철쭉과영산홍이화려한등불을켜고그아래로밥풀꽃,할미꽃,양지꽃,매발톱꽃,샤프란,무스카리,강아지똥풀꽃이핀다.모란은꽃봉을열심히키워피는가싶더니지는중이다.오월중순이면장미의매혹적인향기가한동안나를유혹할것이다.

햇싹들도질세라힘껏단단한나무껍질을밀어내기시작한다.계수나무,쥐똥나무,자작나무,화살나무,아카시아,느티나무,단풍나무,층층나무,때죽,햇싹이껍질을뚫고고물고물나오는모습이신비롭기그지없다.꽃자리에서나오는잎들도있다.늦잠꾸러기감나무,대추나무는오월이가까워야눈을뜬다.그때까지도잎소식이감감인나무들도있다.제각각햇싹들이내보낸유록의빛깔로산은꿈을꾸기시작한다.몽싯몽싯연두구름피워올리며봄새들을불러들인다.피고지는꽃,잎의세계에도질서가있다.

같은모양이하나도없는꽃,싹들에서창조주의섬세한손길을찬양하게된다.이름마다다른얼굴인꽃과잎이사람을보는것같다.키큰나무는제주위를작은꽃이나풀에게내어준다.함께있을때아름답다는것알기에제역할충실히한다.자기가더예쁘다고뽐내거나잘난척하지않는다.갈때가되면가지않겠다고떼쓰는일도없다.다음해를약속하며미련없이손흔들며떠난다.다양성속에서서로에게배경이되는일이세상을아름답게만든다.

예찬이가 잘 걸어요

오늘은예찬이가오는날,

핏줄이뭔지아침부터보고싶은마음이급해진다.

고것참,

예찬이의하루하루가참빠르다.

한달전할아버지추도예배때는잘걷지도못했다.

오늘은1시간을걷는다.

예찬이가길을걷는기분은어떨까?

뭘생각하며걸을까?

턱이있거나오르막,내리막,그리고길색깔이다르면걸음을늦추며살핀다.

어린것이함부로움직이지않는조심성도있다.

고것참,

자기가먹기싫은딸기는다나누어주고

기분이좋으니박수를치다가방바닥을두둘기는모습이라니,

감정표현도잘한다.

사람이꽃보다아름답다는말을예찬이를볼때마다느낀다.

음식점에서고기도잘먹고

제아범,어멈식사하라고안고나가서동물소리를내며놀았다.

조금지나니안으로들어가잔다.

좀체웃을일이없는시어머니도증손자의재롱에함박웃음을피우신다.

예찬이가우리가정의기쁨이다.행복이다.보물이다.

돌아서니또보고싶어진다.

예찬아사랑해~^^*

어허,김장군납신다.길을비켜라.ㅎㅎ

은비야,넌아무래도아직나하고안친한것같아,그렇치?


제엄마,아빠와공원을걷는예찬이


걷는일이이렇게즐거울줄이야,

에구,할머니는예찬이가어디로가고싶은지도모르면서자꾸만그만가라고하시넹ㅎ

길막지마세요.예찬이맘대로갈거예요.저당당하게잘걷죠?응,그래.^^


잔디밭이라발밑느낌이좀다르네,푹신하여감각이둔한것도같고,암튼걷는연습이니까뭐


혼자서도할수있다는예찬인손도잡지말라며제법잘걷는다

한시간을걷더니힘든지아범에게안아달란다.

오늘은두시간이나운동을했다니힘들겠다.

잠은잘자겠지,

예찬이코오!~

삶이 무엇인지

투이자매에게전화가왔다.

"집사님집에계세요?다우에게좀가봐주실래요?"

"다우가왜?"

"몸이아파누워있어요."

놀라바로달려가보니다우가방에누워있었다.어디가아프냐고물으니옆구리가아프단다.아프다는곳에손을얹고기도를해주고선빨리옷을입으라고했다.동네내과로데려갔더니진찰후신우염같다며검사를위해피를뽑았다.다우는주사를보더니눈을커다랗게뜨며긴장을했다.하루치약을받고아침을안먹은것같아식당으로데려갔는데구토증상이있다고해서그냥나왔다.다음날다시병원에데리고갔다.결과는신장에염증이있으며무리하지말고오래누워있는것도안좋다며살살걸으라고했다.대신힘든일은하지말란다.같이걸어오며"종민이보고싶어요?"물으니많이보고싶단다.아기가보고싶어이중삼중고를겪고있는다우가안쓰럽기그지없다.

어제점심에가보니직장에나가고없었다.저녁에다시가아픈곳은어떠냐고물으니아직도아프단다.무리하지말라고했는데직장에서채근이있었던지,토요일,일요일쉰다는생각에일을하기로마음먹은것인지자세히알수가없다.종민이를베트남친정에맡겼으니돈을보내주어야해무리해서일을나간것같기도하다.다음주월요일에는다시병원에가봐야한다.투이가감사하다며병원비를줄려고지갑을열어그만두라고했다.경험해본바로는베트남사람들이참순수하고착하다.또한자존심도강한민족같다.

잘사는나라로시집간다는부푼꿈을안고시작된결혼이경제력도책임감도없는남편을만나산산조각이났으니그상처가오죽할까싶다.다우의부모님도얼마나속상하실까.투이자매도올봄부터10개월된종천이를은혜와어린이집에맡기고직장에나간다.육아와살림살이,직장일까지씩씩하게잘하고있지만안타까운건매한가지다.다우까지친정동네사람이라고자기집에서같이살게하여도와주고있다.제각각자기몫의삶을살고삶에대한정답은없지만이주결혼여성들은우리와는다른유형의마음의짐을지고살아간다.두자매는우리교회에출석하고있다.열심히살고있는두자매의얼굴에서봄꽃처럼환한미소를볼수있기를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