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춘에눈이함박지게도왔다.집옆공원에나가보니발이푹푹빠진다.햇살이따스한곳은빠르게녹지만두꺼운눈층이없어지려면며칠걸리겠다.산수유,벚나무꽃망울의꽃봉은조금더탱글하게부풀었다.겨울에게한보후퇴한봄이눈속으로숨어들었다.어젠옷을가볍게입고나갔다가추위에게기습공격을당하고말았다.저녁엔콧물이연신나와따듯하게잤더니다행히거뜬하다.
겨울은심술장이다.해마다몇차례씩꽃,잎피는봄을시샘하여추위를몰고와심술을부려대며아름답지못한뒷모습을보인다.권력이나명예를지키기위하여갖은방법을동원하여자리보전을하려는사람들또한겨울의뒷모습과같다는생각이든다.영원한것이어디있는가.가야할때가는것은몰론이려니와져야할때지는것또한아름답다.색깔이바래고바람에찢어진잎들이나무에끈질기게매달려나부끼는모양새도예쁘지가않다.무엇이든저마다순리에순응하는삶이아름답다.
겨울이제아무리가지않으려발버둥을쳐도봄에게밀려날수밖에없다.봄의초입인입춘이오늘이고대동강물도풀린다는우수,경칩도머지않았다.겨울처럼꽁꽁얼어붙은경제의체감온도가봄의입김처럼따듯해졌으면좋겠다.나라나개인이나여러모로힘들고어려운상황에직면해있다.나뉘어진마음들이하나가되어경제살리기에총력을기울이다보면우리의소망이분명현실로이루어지게될것이라믿는다.올해는모두가행복을느끼는행복시대가활짝열리길기대한다.
서점에선책이안팔린다고아우성이다.책값이만만치않다.읽을만한책몇권집어들면오만원이훌쩍넘는다.동네에책값의10%를적립해주는서점이생겨이용해보지만저렴하다는생각은들지않는다.책을잘버리지않는나는길가다가어느집앞에책이놓여있으면읽을만한것인지뒤적여보기도한다.어떤때는벼룩시장에서보석같은고서를찾아내기도한다.요즘가정경제가어려워지면서헌책방이대세라고한다.학생들참고서도절반이상싼가격에살수있고일반책도거의절반이나삼분지일가격으로살수있으니절약이많이되는셈이다.신간또한특별히필요한상황이아니라면좀늦게읽으면어떤가.
누군가손길이스쳤던책을읽는일은즐겁다.언더라인을그어놓은곳에눈길을주게된다.먼저읽은이가중요하다고여겨그어놓았기때문이다.나와그사람의중요점을비교해보기도한다.그러나색깔있는펜으로표시한부분을만나면언짢다.도서관에서빌려온책도마찬가지다.에딩펜으로그어놓은건큰실례다.자신만알아볼수있게연필로가볍게터치한다면모를까.예전에헌책방에서사온책중뒷부분에짧은평을해놓은책이있었는데,그건오히려재미있었다.다른이의생각도훔쳐볼수있었으니말이다.
그런데요즘추세를보면종이책이e북에밀려나는듯하다.e북은잘나가는저자가아니래도팔리는대로인세를주기도한다.그래서더매력으로작용하는것같다.종이책과e북을같이내라는권유도같은맥락에서일것이다.그러나종이책의향수를간직한사람들이과연만족할수있겠는가.기분을새롭게바꿔주는새책냄새,손끝에만져지는책장의감촉,서점에들르게되는설레임부터독서감상문을남길때까지책과동거의행복을누가놓치려할것인가.e북이더간편하고편리한것을추구하는현대인의특성에맞는마케팅일지라도나는종이책을선호하는마음이절대바뀌지않을것이다.
오늘자조선일보에서울시장이청계천이나신촌대학가에독서선진국인영국의’헤이온와이’나일본의’진보초’와같은헌책방거리를만든다고한다.청계천에는아직도헌책방이자리를하고있긴하다.그러나더활성화시킨다면지금보다는많은사람들이헌책방을찾게될것이다.몇해전부터북카페가성업중이다.대학가에는규모가제법큰북카페들이자리하고있다.북카페를중심으로독서모임이형성되기도한다.우리동네작은커피점에도읽을만한책들을구비해두어기다리는시간이지루하지않다.자유롭게대화도나누고책도볼수있는분위기가조성되어자주들르게된다.헌책방과북카페가독서인구를늘이는데일정한역할을하게되길기대해본다.
헌책방이야길하다가왜스타벅스의’바닐라라떼’가그리운지모르겠다.저문밤만나고싶은친구는먼데…
태평양건너친구에게선자기생일기념으로홍콩,일본을여행한다는소식이들려온다.자신을위한이벤트꼭필요하다.여행과문화를즐기고갖고싶은물건을자신에게선물도하며인생을즐겁게사는것이후회없는삶일것이다.지금은여행을자유롭게다닐수있는사람이가장부럽다.연로한시어머님이계셔서아직여행의자유가없다.떠나고싶은마음이강렬해질때마다일정액의여행경비를따로모으고있다.가고싶은곳이얼마나많은지,기회가주어지면무엇보다자주여행을하리라마음먹는다.
어젠잠시가까운백운호수에다녀왔다.하얗게결빙된호수가그새해빙이되었다.힘차게꼬리짓하는물고기들의유영이한창이다.春雨가몇차례지나고나면동면에서깨어난모든만물들이세상을환하게밝히겠지.계절의순환은쉼없이지속되고세상도사람도빠르게변화한다.가고또오는계절이지만봄은모두의가슴에희망의햇싹이돋게한다.봄이여오시라.내그대를두팔벌려환영하노라.
우리집복덩이예찬이가오늘첫돌을맞았다.돌잔치는파티하우스’플로렌스’에서했다.은은한백합향기와깔끔하고아기자기한분위기에어울린정갈한음식도마음에들었다.기온이뚝떨어져밖은추웠지만실내는따듯하고주인공예찬이를마음껏축복해줄수있는분위기다.요즘은태어나자마자돌잔치장소를예약한다고한다.아들내외는처음엔가족끼리만간략하게하려다가이곳을예약하였다.양가부모와가까운친척들만초대했다.아이돌잔치까지알린다는것은민폐를끼치는일이라며회사와교회에도알리지않았다는아들이사려가깊다.
먼저아들이기타를치며찬양을인도하였다.간략하게하나님께예배를드리고예찬이를위한엄마,아빠의기도문을낭독하고기도로예배를마쳤다.무엇보다예찬이에게이런사람이되라는당부의아들내외의기도문이감동적이었다.자식을위해먼저할일이무엇인지잘아는아들내외가대견했다.이어서예찬이가태어나서부터지금까지성장과정을사진을통해보여주었다.아들내외는내빈을향해가장소중한분들을모시고예찬이돌을축하하게되어감사하다는인사를했다.
양가할머니가예찬이목에장수를기원하는의미인무명실을걸어주고가장관심을끄는돌잡이를시작했다.말씀두루마리는[누가복음2장52절]을잡았다.이어서사회자가돈,법관방망이,연필,비행기,등을보여주자예찬이는자기가관심있는것을한번씩터치해본다.그러더니옷을갈아입느라힘들었는지,졸리는지아무것도잡지않겠다고울음보를터트린다.다시달래서기분을좋게하고나와서비행기를잡았다.아들은비행기에"세계를품는사람이되라"는의미를부여했다.가족사진촬영을마지막으로돌잔치행사를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