心
풀냄새
비그친후풀냄새가짙다.풀들은생글생글,꿀비에불어난개울물은유리알처럼맑다.저녁달은떠올라내발걸음을비추고,어디선가개구리울음소리가들려와시골논가운데길을걷는듯하다.하늘만보고키를키우던갈대는이틀전내린비에사방으로누워있다.키작은풀들은주위의풀들과정겹게얼굴을마주하고서안전하게제모습을보존하고있다.산책길에만난풀의상태가사람의삶을대비시키고있다.
오직출세지향주의로위만보고내달리던사람의성공에무조건박수를보낼수는없다.그의성공과정의스토리가어떠했는지도중요하기때문이다.누가알아주지않을지라도낮은곳에시선을두고슬픔과기쁨을더불어나누며사는사람들이있다."하늘을우러러한점부끄럼없기를"의싯구처럼은아닐지라도자신에게부끄럼없는삶을사는성실한사람들이다.
하늘만보고쭉쭉자라는갈대와주위의식물과어우러져조화를이루어자라고있는작은풀들이이저녁내게메시지를던진다.과연어떻게사는것이진정아름다운삶인가.삶에는정답이없지만그사람이떠난후남긴자취를통해후대사람들은평가한다.그가어떤사람이었고어떤삶을살았었다고.갑자기회초리를맞은듯옹쳐있던의식의매듭하나풀린다.
반가운 雨
저녁무렵비가내린다.빗소리가오랜만에지음
과학이아무리발달한들,하나님의영역을대신할수있는것은아무것도없다.기우제를지내고우상에게빌어보았자바알이라는신이아무런응답도못하던것과같을뿐이다.내일은비를흠씬받아먹은초목들의생기넘치는모습을볼수있다는생각에오늘저녁내마음도촉촉하다.
아침말씀묵상시간에아합왕이아첨하는선지자들의말만듣다가전쟁터에서목숨을잃은사건을읽었다.당장은자존심을찌르는날카로운말일지라도진정한조언에귀를기울일줄알아야한다는교훈을주었다.입술에꿀같은말만좋아한다면무슨발전과향상이있겠는가.오,반가운손님처럼내리는비를온마음으로맞이한다.
길들이기
저녁6시면개울가를산책한다.자신과약속한매일의운동이다.한시간정도빨리걷는다.어제부터은비의목줄을풀고길들이기를시도해본다.개울가에버려진막대기를주워들었다.천방지축인은비를나의오른쪽에서일보천천히걷게하려고"천천히"란말을들려주었다.잠시틈을주면다시뛰어다녀자전거와충돌할상황이발생한다.위험하기도했지만포기하지않고훈련에집중했다.오늘은"천천히"란말을제법알아듣는다.내옆에딱붙어걸었다.멍청한녀석은아닌가보다.
은비를길들이며생텍쥐베리의어린왕자를생각해본다.사람과사람,사람과사물의길들이기는뭐가다를까.사람과사람사이의길들이기는엄청난시간과수고가따른다.사람은사물과는달리정신적인존재로써감정이라는특수한기능이있기때문이다.사람사이에는시간이라는매개체의영향이크다.시간은사람사이의극한대립과불협화음도유연하게만드는요술장이다.자신도모르게서로에게길들여져편안함을느끼게되곤한다.
하나님의사람길들이기는어떨까?제일힘든부분일것이다.보이는사람이나사물,보이지않는하나님과의차이란매우크다.경외하고흠모할대상인하나님께길들여지기가잘된다면인생에서가장귀한보화를얻을수있다.길들이기에대하여생각해보는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