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어머니 입원

며칠감기를앓으시던어머니께서입원을하셨다.한이틀잠을설치며간호해드린보람도없이천식이란고약한놈은기어코어머니를병원으로떠밀었다.어제아침갑자기호흡곤란이발병해119를불렀다.응급처치때문이었는데5분만에도착했다.건장한두사람이어머니를업고서침대에뉘여그대로차안으로들어갔다.차안은온도를따듯하게올려놓아걱정을안해도되었다.환자에맞는약품이구비되어있었고천식의응급처치까지해주었다.우리나라응급구조대체재가잘되어있어대만족이다.

15분후가까운대학병원인한림대병원에도착해응급실로들어갔다.곧이어접수를마친후검사진들이벌떼처럼달려들었다.그러지말라고손사래를쳤다.어머니께서놀라시니차분하게천천히한사람씩와서하라고주문했다.말뜻을알아들었는지주춤한다.자신이얼마나아프면저렇게들야단인가싶으실것이다.다급한환자가아니면호들갑을너무떠는건환자를심리적으로불안하게만드는짓이다.대학병원응급실체재는이런부분에선달라져야한다.

남,여간호사가몇번의채혈과X레이,심전도검사,링거와항생제투여등으로분주하게오갔다.그리곤,일단은중환자실로가셔야한다는결정을내렸다.치료몇가지를더받은후중환자실로이동을했다.오래기다리지않아다행이긴하다.가족과떨어져계셔야하는어머니께자세히설명을해드리고,필요하다는물품을구입해주고돌아왔다.저녁면회시간에담당주치의가오더니내일쯤일반병실로옮기셔도될거라고한다.그중환자실은10년전비슷한증세로어머니가입원하신곳인데금방아시곤내게말씀하신다.

어머니안계신집이엄청쓸쓸하다.은비마저없다면빈집에들어오는것이내키지않았을것이다.늘곁에계셔서몰랐는데어머니께서나의의지이자든든한기둥이셨던것이다.빨리쾌유하셔서집으로돌아오시길기도한다.

침묵

..

저녁호수는
안개를풀어
제모습을감춘후
묵묵입니다
..

..

호수와나사이
징검돌은
뿌연안개로
건널수
없습니다
..
..
가끔
마음과마음이
보이지않는
날은
..
..
영혼의
불씨하나맑히러
침묵의섬으로
들어갑니다
..

..


inBmajor,Op.9No.3(05:51)

첫눈

제주도에서첫눈통신이전해지더니남부지방에서도눈소식이들려왔다.새녘하늘에어둠살이비쳐들기시작하더니미처제길을가지못한갈잎위에첫눈이내리기시작한다.드디어내사는마을에도첫눈이오시는것이다.첫눈치고는제법소담스런함박눈이다.’첫’의청신함은언제나사람들의마음을설레게한다.첫눈이내리면먼마을냄새가옷깃에배인반가운손님이오실것만같은기다림에달뜬마음이쉽게가라앉지않는다.저눈속을어린아이의동심을지닌사람과오래오래걸었으면좋겠다.첫눈을기다리며제모습키워온달처럼동그란그리움의발자국을또박또박남기고싶다.

눈은가난한산골연이네마당에도내리고욕심많은부자의고래등같은지붕에도차별없이내린다.기차가지나는조그만간이역사에서눈처럼순결하고순한눈매를지닌사람들과바쁠것없이앉아서속내를드러내놓고사는이야기를도란도란나누고싶다.질박한옹기그릇같은이야기에귀를기울이다보면미소한국자쯤보태고싶어질것이다.온기가사람들의마음까지녹여주는무쇠난로에서는장작타는냄새향기로울것이며혹여마음좋은역장이고구마몇개난로위에올려놓으면이야기처럼달콤하게속살이익어가리라.간이역창밖으로보이는산에도들에도서설과도같은첫눈이송이송이축복처럼쌓여가리라.

저높은우주에서지상에당도한함박눈을온몸으로받으며개울은신비로운광경에숨을죽이며느리게흐르고있다.꽃대를밀어올리다가서리맞아애처로이고개를숙인풀꽃대궁위에도눈이쌓여간다.’국화꽃저버린겨울뜨락에창열면하얗게무서리내리고…….’무서리내린지오래고이제첫눈이오고있지만이맘때면자주읊조리는’고향의노래’를나직이불러본다.지금쯤조개껍질을엎어놓은듯한고향집초가지붕위에도흰눈소복이쌓여가겠지.굴뚝에는저녁짓는연기설풋한기억처럼뒤란에내려앉으며설화같은내유년의이야기를풀어내리라.

고향의노래

향기로 말을 거는 Lovers

실크처럼휘감는백합향

성스런언어의말걸기

JamaicanBlueMountainhazelnut

곱게갈아내린행복한잔

fresh한아침

Americana의순수한색과향

한방울liquor짜릿한Irish

아프리카

구리빛열매

끌림

끌림의미학

Chypre비누향

TheBodyShopolive샴푸향

(제품이달라져초기의향기가아님)

ChanelNo.5ChanelcocoMademoiselle

향기로말하는너

향기에답하는나

유키구라모토

조지윈스턴

JohnDenver

ABAB

KennyG

JoanBaez

NanaMouskouri

트인폴리오

뜨와에무아

김두수이성원

AmazingGrace

하이든<천지창조>

헨델<메시아>

그리그<페르귄트>조곡아침

쇼팽<녹턴>

멘델스존바이올린협주곡e단조op.64

컨트리풍로망스풍가곡동요

음악의執念

심리적안정

치유

의식의흐름을명료하게이끄는

<아리랑>

물방울떨어지듯투명한선율

김소월시보다恨의정서를더자아내

듣고들어도좋은

우리것을우리보다

더잘살려낸

조지윈스턴

그리고

영원한Lovercoffee에대하여

우리가일반적으로부르는’커피’라는용어는영국에서탄생했다.

1659년영국의몇몇유명인사들이커피하우스에모여

‘로타클럽’이라는것을결성했는데,

이중헨리블런트경은열렬한커피애호가이자예찬론자였기에

영국커피하우스의아버지라는별명을얻는다.

그가그때까지오스만제국식으로부르던카프베나모카라는이름대신에

‘커피’라는이름으로부르기시작했다.

그러나우리의생각과는다르게

프랑스와같이커피산업이발달한국가에서는

‘커피’라는용어사용은금기에가까웠으면

현재에도’커피’라는단어는유럽국가들에게많이사용하지않는다.

이들에게커피는’에스프레소’이거나’카페’일뿐이다.

Arirang-Georgewinston

낙엽을 밟으며

아주오랫만에밤산책을나갔다.

초가을까지만해도자주나가앉아있곤하던공원이다.

나무들이잎들을털어내느라수런거린다.

바람이조그만건드려도우수수,

지나가는나의발자국소리에도잎을떨군다.

빨간잎,노란잎,황금잎들의빛고운잎잔치들,

봄잎이수채화라면가을잎은유화이다.

색상도향도진하게풍겨난다.

운동장엔여전히볼을차는사람들,

400m트랙을돌며건강을챙기고있는사람들이있다.

계단위를걷다가영화"메디슨카운티의다리"에

나오는로즈먼다리를연상하게만드는벤취에앉아

낮즈막이’스카브로의추억’을불러본다.

왜로즈먼다리를연상하며

스카브로의추억을흥얼거렸을까.

스카브로의추억,바로그추억에기인하였을것이다.

매디슨카운티의다리하니까아직도메모리되어있는

로즈먼다리에붙여놓은프란체스카의메모가생각난다.

에이츠의시를인용하였던구절이었다.

"흰나방이날개짓할때다시저녁식사를하고싶으시면
오늘밤일이끝난후들르세요."

늦은가을밤벤취에앉아바라보이는

동그란가로등불빛이따뜻하게마음을감싸온다.

가을은사람을센티하게이끈다.

그리운이들을더욱그립게만들고보고싶어하게도한다.

지난아름다운추억들이한꺼번에떠오르기도하여

아릿한향수에젖어든다.

떨어진나뭇잎들의범위가거의나무의크기와비례한다.

바람이불지않는다면자기몸아래떨군잎은

시나브로없어지며다음해를살아내기위한밑거름이될것이다.

천천히나뭇잎을밟아본다.조금은미안한생각을하면서…

갈잎들이나의발의무게를견디지못하고

리듬감있게바스락거린다.

‘시몬너는아는냐낙엽밟는소리를’

구르몽의시를읊으며잎과운율을공유한다.

떨어져밟히면서도상념의나래를펴주는마른잎이

이밤친구처럼정겹다.

봄부터아름다운임무를충실히마치고미련없이지는모습이

단정한성품을지닌사람과도같다.

잎지는가을저녁엔가로등불빛아래서보자.

지는잎들을비추는붉은불빛이연출하는

갈잎들의정숙한행군을바라보자.

계절이세번지나는동안어느한경점에다다라버린

나의가을에게도얼마만큼의위안을주자.

‘雲庭!그대도좋은가낙엽밟는소리가.’

[뉴욕의가을OST]

ElegyForCharlotte(GabrielYared&MirianStockl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