梅花, 그대를 기다리느니

매화피려면찬눈이몇차례더내려야하겠지요.

뼈를시리게하는바람도불어야하고요.

그저온화한기운속에핀매화는향기도맑지않을듯하여요.

三冬의매서운추위를견뎌내고눈이불도덮었다벗었다하며

안으로부터단단히여물차야하는걸요.

초야를맞은신부머리에떨잠같은꽃심수십개,

꽃잎다섯장,

그뿐인가요.

홍,옥,분홍빛깔이저혼자되던가요.

궁리에궁리를거듭하여

오오래봉오리를빚어

안으로꼭다물고

햇살에게

바람에게

비에게

눈에게

의사타진도해봐야한다지요.

붉되요염하지아니하고

새악시연분홍저고리같이

옥빛천년맑은기운전하는

고상한기품

전아한그대오심기다리느니.

一枝春信(일지춘신)-매화한가지가봄소식을전한다.

매화를기다리는마음으로

장군이의 목소리

장군이와루루가태어난지일년쯤된것같다.지난봄만났으니까.한동안장군이가큰소리를내며돌아다녔다.안그래도주위에싫어하는사람이많은데긴장이되었다."장군아,너왜그러니?그러다쫒겨난다."고아무리말해보아야알아들을리만무다.자기도어떻게제어하지못하는상황같았다.밥도잘안먹고어디론지쏘다니다오는것이다.나를보면반갑게달려오던것도하지않았다.온통어디엔가빠져있는것처럼정신이없어보였다.저러다병이나면어떡하나싶기도했다.

저녁에도자주시끄럽게울어나가서주의를주곤했다.장군이뿐아니라다른암컷도그러는것같았다.그러니까동네고양이의발정기였던것이다.그즈음어떤마을에서할아버지가약을해먹는다고고양이를그물로몽땅잡아갔다는말을들었다.장군이는사람이만져도가만있는녀석이라걱정이되었다.시끄럽게하다가잡혀갈까봐신경이쓰여동네고양이아줌마에게물어보니우리동네에그런일은아직없다며한열흘정도지나면괜찮아질거라한다.암컷주위를빙빙돌며몇마리가쏘다니는것을자주목격했다.

인터넷검색을해보니짝을찾아멀리떠나버리기도한다고하여매일장군이의소재를파악했다.일주일쯤되니장군이목소리가가라앉아버렸다.목이쉰것이다.거위소리처럼궥궥이상한소리가났다.저러다목소리가영영돌아오지않으면어쩌나마음이쓰였다.밤낮으로소리를지르고다니더니몸이피곤한지앞집계단에서한나절씩가만히앉아있기도했다.한동안그러고다니더니요즘은다행히잠잠해졌다.목소리도어느정도돌아왔다.장군이네가족은아침저녁으로내가챙겨주는밥을먹더니경계를풀어선지쳐다보는눈망울이순하고예뻐졌다.

고양이세계도사람사는일과비슷해어느날은루루가쫓겨나다른데서자고또미가장군이와루루에게자리를양보하고다른데서자고오기도하였다.장군이가그렇게돌아다닐때암컷인루루가피해다니는것같기도하였다.밥을먹으러오지않으면갈만한곳으로찾아나선다.어느땐소재를파악할수없는곳으로갔다가도기다리다보면나타나곤한다.다행히아주멀리가진않는것같다.고양이아줌마말이또미와장군이,루루의가족사랑은유별나다고한다.도처에위험이도사리고있는데셋이서서로의지하고살아가니다행이다.녀석들이건강하게잘살기를바란다.

장군이와루루

잔뜩긴장하던루루(오른편)의눈빛이온화해졌다.

시 낭송과 겸한 미니 뮤지컬 “방랑시인 김삿갓”

연기자가노래도잘하고춤도잘추고요리도잘하여요리책을펴내기도한다.

그런사람에게만능탈렌트,팔방미인이라는말이붙곤한다.

한우물을파라는말은옛말인듯싶다.

물이안나오면다른우물도파야하는것이다.

한가지만아닌두루잘해야하는시대에살고있다는얘기다.

그림한가지를보태니날더러뭘못하는거냐고묻는다.

이제걸음마하고있는것임에도말이다.

아직못하는것많고해보고싶은것도많다.

올해는한문서예를해보려고한다.

詩書畵삼절의미를맛보고싶어서다.

취미생활로평생을하여도좋을것들이다.

나이에상관없이하고싶은것시도하며산다는것행복한일이다.

젊음의거리홍대앞에서

정기시낭송회겸미니뮤지컬"방랑시인김삿갓"공연을하였다.

내가맡은역할은처녀뱃사공.

외부에서참석하신분이엄지를지켜세우며

노래와코믹한대사를귀엽게잘해주었다고한다.

노래를겸한연기를처음해봤는데가능성이있다는것인가?

대사를다외우지못해대본을손에든것이흠이지만,어쩌랴.

자꾸발전해가며대본을보지않고도잘할수있게될것이다.

새로운분야에도전해보는것은흥분되는일이다.

공연사진몇장올려본다.

처녀뱃사공으로분장한나

시낭송중^^

겨울, 양수리에서

겨울양수리는고요하다.먼산능선을따라언강물이잠시정지된듯수묵화몇점반겨준다.평화로운정경에한가한마음이되어발걸음이절로느려진다.분주하게지나온세밑의일이하나도기억나지않는듯.계절에따라이렇듯얼굴을달리맞아주는두물머리,폐부가득상쾌한공기가밀고들어온다.북한강과남한강이흘러오다가여기에서만나한강으로흘러가는두물,우린어디서흐르다이곳에서만나게되는것일까.우리에게흐른다는의미는무엇일까.단순히한단어나이미지로그릴수없는것일텐데,우린수없이흐르고흐르며여기까지왔다.

강가나무의실핏줄이그대로드러난다.잎을다털어내고도굳센기상과저의연한자태를보라.불근불근청년의팔에힘줄이솟는듯한발가벗은몸으로이겨울을사뿐히건넌다.춥다고이불을둘둘만듯한옷차림이나무앞에서잠시숨고싶어진다.자로잰듯한가지와가지사이,촘촘히뻗은나목이밀어내는움들이생글거리는아가의눈웃음같다.사람에게도다시기회가주어진다면해마다새로태어나는나무처럼살고싶다.그연록빛연한햇싹으로얼마나많은사람을감동시키는가.뜨거운햇살을피하라고그늘을통째로내주고,새들에겐집을들여살라고한다.우주의색이란색은모두출동하는가을은또어떤가.누군들감탄,감동을그만큼들을수있겠는가.

눈이녹지않아길이미끄럽다.미지의벗이소원을얹은돌탑위에돌하나를얹는다.당신의모습을유화로그려낸다는조그만사진관앞에불을피워놓았다.추운날따듯한온기를선물하는사람이고맙다.사진이걸려있는곳에서체험을하라고하여앉아본다.사진기술도놀랍게발전했다.조르주쇠라그림에서신선한경험을했던점묘법이사진에서도이용되고있다.컴퓨터를통해점묘법으로얼굴을터치하니매우흥미롭게그려진다.색감이예쁘다.액자에담으니그럴싸하다.겨울양수리는명징한고요를품고있다.한시간정도산책을하며포토존에서사진도담고겨울강가의운치를만끽하였다.두물머리의겨울이기분을전환시켜주었다.잠시라도집을떠나낯선곳에서의시간은늘새롭다.기분좋은나들이었다.

강건너정경이평화롭다

물속에나무가묘한운치를자아내고

연인의사랑은추위도몰라라

강가에서서무엇을생각하는가

나목의의연한기상을보라

사진틀모양의포토존에서

사랑의이정표가되어

배추시레기와담쟁이줄기,레이스커튼이있는창문

그림을척척그려내는마술사같은사진사

고흐의’아를의방’앞에앉아서

점묘법으로한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