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탄 소년

우리사회의구조적문제가빚어낸시대의희생아인결손가정이늘고있다.그아이들의상처를누가어떻게치유해줄것인가.한달동안보육원에맡겨진11살소년시릴(토마도레)은아빠와자전거를찾는게꿈이다.간신히찾은아빠에게서돌아서야하는아이의암울한뒷모습과같은영화는,유일한혈육인기카툴(제레미레니에타)의생활고와장래를핑계로버림받은아이의심리를세밀하게묘사하고있다.자신의자전거를팔지않았다고끝까지믿고싶은아빠에게조차버림받은아이의안식처는어디에도없다.시릴은되찾은자전거에지나치리만치애착을갖는다.당연한일이다.아들의존재마저너무쉽게부정하는아빠로인해견디기힘든슬픔과설움,누가있어마음을나눌것인가.

우연히만나게된미용사사만다(세실드프랑스)는시릴의안타까운상황을외면하지못하고주말위탁모가되어준다.영화속배우들의대화는극도의절제된형태이다.단절과유리는방황으로이어져시릴이어디에도기댈수없음을드러내고,세상을향해닫아버린마음을좀체열지않는다.아니,달팽이처럼자기만의세계에갇혀세상과화해를시도하기조차힘듦을대화가운데외마디단언들이증명한다.상처의골이만들어낸원망과불안한눈매,거침없는행동으로어디로튈지알수없는시릴,사만다가조건없는관심과사랑을주지만적응이쉽지않다.급기야는동네불량배의눈에띄어범죄를저지르게된다.사만다는죄의대가인벌금을물기로하고시릴을용서하여집으로데리고온다.

자전거피크닉을떠나며공통의화제를만들어소통을시도하려는사만다에게시릴은조금씩마음을연다.따스한햇살이나그네의옷을벗게하는것처럼,사만다의조건없는연민과진실한사랑에서우러나는친절과노력이드디어친구를맺어줄수있을만큼진전된다.그런데사만다의심부름으로마트에서숯을사가지고오던시릴이피해자가족에게보복을당한다.나무위로도망가다가떨어진다.한참후에부스스털고일어나여전히자전거를타고집으로향하며엔딩.결정적인순간울려퍼지는숭고하고성스러운기운을느끼게하는베토벤의피아노협주곡5번<황제>2악장은시릴과관객의답답한마음을위무해준다.

어둡고막막한현실,조금씩희망의빛에가까워지는상황에서영화는막을내린다.그후는관객의몫이다.고도의절제와함축미로존재에대한깊이있는사고를일깨운다.피아제의인지발달이론에따르면11세아이는“아직사고의폭이편협하긴하지만사물을감각을통해서가아니라나름대로의사고를통해서합리적으로이해하려는노력을하는단계”로본다.그단계에서겪게되는상처는건강한자아형성에크나큰영향을미칠것이분명하다.이와비슷한상처를안고살아가는아이들이비일비재한게우리사회의현실이다.그어린이들에게어떠한시선과대책이필요한지자연스럽게마음의눈을응시하게된다.가족과사회에서냉대를받는아이들이갖게되는적개심은범죄로이어질수있음도보여주고있다.가정내문제로만치부할수없는경제적궁핍,현대의이기적인결혼관등이빚어내는가족해체의심각성,그폐해가어린영혼들에게어떤영향을끼치게되는지,방치되고있는수많은아이들에게우리가할일이무엇인가를각성케하는영화이다.

2011년“칸영화제의최고의영화”로만장일치극찬을받은벨기에출신거장다르덴형제의작품이다.그동안다른작품도두루칸영화제의영광을안았으며공동으로시나리오,연출,제작을맡은감독형제다.실화를바탕으로각색한작품으로이시대우리모두가진지하게고민하고대책을모색해야할시사성이강한사회적주제를부각시킨다.11세어린이주인공캐릭터를완벽하게소화한시릴역의“토마도레”의캐스팅은영화의완성도를더욱높이고있다.

2악장Adagiounpocomosso

하녀

영화’하녀’는사회밑바닥에서치열하게살고있는여자들의삶을부각시키며시작된다.이어서빌딩에서한여자가떨어져죽는다.다음스토리가기대되었다.

부의상징인웅장한저택과강자의약자에대한지배심리와본성을확대시킨다.가정부은이(전도연분)를성적욕구충족의대상으로여기는주인남자훈(이정재분)의선정적인대화몇마디가역거웠고벗기기의눈요기에서더나가지못했다.제목에걸맞게시대적배경이중세정도였다면더실감할수있었을까.너무나통속적이며작품성이라곤찾아볼수없는평이한제목에서예감할수있는뻔한이야기다.

배우들의열연이아까우리만치시나리오의수준이낮다.주인의아이를가진순진한은이(전도연분)가낙태를거절하자그녀에게가해지는인간이하의행동은하층의여자에겐얼마든지그래도된다는논리를성립시키고있다.복수를목적으로은이가그집에가서목을매불에타죽는마지막장면은차라리없었더라면좋을뻔한작위적인묘사였다.

엔딩후여운이라든가,감동적인메시지하나쯤은던져주어야하지않겠는가.관객들의수준을어떻게보고이런영화를제작하게되었는지대본을쓴작가나감독은혹평을면치못할영화다.감상료가아깝다는생각을하게되었으니말이다.기대했던만큼실망이컸던이영화가어떻게칸영화제에출품하게되었는지자못궁금하다.

절제된연기를보여주며가정부은이와가장인간적인관계의훈의여섯살딸나미가들려준대사한마디가남는다."남에게예의바르게하는게남을높여주는거같지만사실내가높아지는거라고아버지한테배웠어요."

크로싱

탄광마을에준이와준이엄마,준이아빠인용수가살고있다.

방과부엌이같이있는준이네집의누추한살림살이,자주끼니걱정을해야하지만

세식구가그런대로행복하다.

한동네에사는준이친구미선이네는

어느날덮친당원이총부리로천장을뚫자포켓성경이쏟아져나와

하나님을믿는다는이유로하루아침에동네에서사라져버린다.

후에미선이혼자거지가되어떠돌아다닌것을보면부모는죽었다는것이다.

그들을위해우리의기도가얼마나절실한가

짧은시간많은생각들이뇌리를스치며지난다.

준이엄마가폐결핵으로쓰러진후,

약을구할수없어준이아빠는목숨을걸고중국으로탈출을한다.

벌목장에서일을하던준이아빠는불법현장이발각되어

허리에차고있는돈전대를경찰에쫓기다몽땅잃어버리는신세가된다.

그러던어느날,간단한인터뷰만해주면돈을벌수있다는얘기에

아무것도모른채인터뷰에응하기로한다.

그것은북한을탈출한탈북자들을국제대사관을통해

대한민국으로인도해주는곳이었다.

가족과헤어지게되는지도모른채준이아빠는남한으로오게된다.

준이아빠가약을구해오기를기다리던

준이엄마는병세가악화되어세상을떠난다.

홀로남겨진열한살준이가아빠를찾아떠난다.

그동안한국에도착한준이아빠는브로커를통해준이의행방을알게된다.

준이를만날희망에부푼준이아빠는준이를주려고

축구공과운동화를사가방에넣어두고자주꺼내본다.

감기약조차구하기힘들었던북한과는달리

감기약정도는보건소에서그냥공급해주고결핵약도

쉽게구할수있는것에준이아빠는놀란다.

공장에서일을하며돈을모아가족들을만날희망에부푼준이아빠에게

들려온절망적인소식은준이엄마의죽음이다.

미선이아버지가몰래건네준손바닥만한성경책을

포켓에서꺼내던지며절규한다.

준이는아빠를만나기위해국경쪽으로가다가

미선이가실성하여쓰레기통을뒤져음식을먹는것을보고놀란다.

준이는우예곡절끝에몽골사막지대까지탈출을성공했으나

도움의손길을만나지못한채사막에서쓸쓸히죽어간다.

하나님준이를죽이면안돼요!

나도모르게외마디기도를했다.준이는아빠를만나야만한다.준이는…

영화에몰입한상태인나는준이가중국국경을아슬아슬하게넘어

끝이보이지않는몽골사막지역에서길을잃고헤매일때가슴이조여왔다.

오로지아빠를만날희망을품고길을나선준이가

몽골국경지역에서기다리고있는아빠를만나지못한채,

사막에서헤매다죽어가는모습을차마볼수가없었다.준이의마지막순간

밤하늘에초롱한별은무심하리만치아름답게빛나고있었다.

어린준이가먹을것이없어집에서기르던백구를잡아먹게된것을알고

백구의빈밥그릇을발로차며아파하던일.

어머니가결핵에걸리자중국으로

약을구하러목숨을걸고국경을넘은아빠를기다리다

병세가악화돼돌아가신어머니를

하얀천에싸서트럭에싣어보내야만했던일,

먹고살기어려운사회환경에적응되어가는준이를보며

준이의마음이읽혀져얼마나마음이아프던지…

예수님은남조선에만있는가.북한사람들은굶어죽는데왜그들은내버려두는가.

가족을모두를잃고절규하는준이아빠.

지상에이런나라가존재한다는것,

그곳에서우리의동포들이인간이하의비참한삶을살고있다는것이믿기지않지만현실이란다.

반동강난우리의국토그반쪽나라에선일년에음식

쓰레기로버려지는돈이몇조원이라는데

그버려지는쓰레기를뒤져서먹고사는반쪽나라라니,

가슴이먹먹했다.무엇을불평하며살고있는가.

목숨을부지하기위해한끼식사를걱정해야하는그들을보며

과체중이니뭐니했던말들이사치성넋두리에불과한것을.

먹거리도중요하지만

사람을짐승처럼여기고부리는

반쪽나라의인권이참으로심각한지경이다.

인권사각지대란말을절감하며흘러내리는눈물을주체할수없었던시간,

실화였기에더속상하고가슴이먹먹하여

영화를감상하는내내생애처음으로많이울었다.

김장훈의’소나기’가배경음악으로된크로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