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이
그리움이고
잠못들던날
고향도
사람도
옛날이아니련만
어젯밤도
너와놀던바닷가
마음에선하다.
반쪽의인연 雲丁최연숙 생사의갈래앞에서비로소우리는만난다 팍팍하고녹록치않은삶의아우성이가로막아 반쪽으로만날수밖에없었다는이유로위안삼고 매듭진마음들지고와한올한올풀어내고있다 내한이네한을아우르다터지는설움 지키지못한약속어음같은후회와 회한이어린눈빛과눈빛사이로 은빛찬란한접시가동그랗게상위로내려앉는다 통곡이술잔과고기와육개장에버무려져 삶과죽음너머신생퓨전이되어위장에담긴다 신발의숫자만큼군상들이피워내는 죽음이전의이야기가영정앞꽃으로쌓이고있다
그림/엄옥경作
모리화차
雲庭 최연숙
햇살은아직잠에서깨이지않았다 하늘이내린첫이슬받아 암술사이깊숙이감추고 구백구십구일 꼭잠근꽃문열지않았다 비밀의성에잠든지천년, 드디어성문이열리고 화들짝놀라 비틀기시작하는몸에서 천년전머금은이슬이터져나오는것이다 하나·둘·셋······열두방울이 물의속살에색향을풀어놓는다 격자창한지문으로비쳐드는호롱불 그온화하고은은한빛이백자잔에담긴다 사라진빛의공간을채우는말말 뜨거운물이몸을휘감을때마다 다시피어나는모리화처럼 피고또다시피는여자들의수다 그것은카타르시스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