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상 시상식에서

어젠안산문화예술의전당국제회의장에서문학상시상식이있었다.문학상이인연이되어월간문학잡지대표가사회를봐달라고부탁해왔다.수상자가사회를봐야하고좀번거롭긴하지만익숙한일이라걱정은안되었다.심사평을했던심사위원이나를보더니작품을보고아주젊은사람인줄알았단다.시가좋았다는칭찬이립서비스일지라도듣긴좋았다.출장중인남편을대신해아들이예찬이를데리고와주어기분이좋았다.

세월호희생자분향소가행사장길건너편에있어무거운분위기를느낄수있었다.시작까지시간이있어행사장안에위치한카페에서차를마셨는데,주인아주머니와이야길나누다보니안산엔경제가두루어려움이지속되고있음을알수있었다.이어려움이아마몇개월은더가지않을까생각한다는말에안타까움이앞섰다.특히사업을하시는분들이어려움이크다고한다.어서희생자가족,이웃들의눈물이마르고아픔이치유되어지역경제가활성화되기를기대한다.레몬에이드한잔을마시고나왔다.

어떤자리에사람을세우면자리가사람을만들어간다고한다.축사를맡은사람들,축하연주를하는사람들,제각각특색있는무대매너와언변으로자리값을한다.축하의자리를더욱빛내는것은꽃이다.태어나서마지막순간까지사람들에게기쁨을주는꽃은사람이꽃보다아름답다는말이무색하리만치자신의일생을다내어준다.웃는표정하나하나가아름답기그지없다.꽃속에서사람들은빛난다.꽃보다더예쁘게보이려고카메라를향해미소를짓는다.

국제회의장이라선지마이크시설과조명시설이완벽하게잘되어있었다.행사를마치고축하해주러온지인들은가고언니를모시고아들과저녁식사를했다.오랫만에이런저런이야기도나누며아들이가진생각도들여다볼수있는기회가주어졌다.해외근무를나가더라도가족과함께갈거라는아들은가족의소중함을제일로삼았다.바빠도예찬이와자주놀아주며사랑을쌓아가는착한아빠,남편역할을잘해주는선후가무엇인지잘판단하고선택하는현명한아들이다.이런팔불출,ㅎ

어제행사의여파가이어진다.주일예배를마치고여름성경학교준비와중앙공원으로전도를하러나갔는데힘들었다.집에돌아와두시간을잤더니피로가좀풀린다.나이들어갈수록담박하게지내는게좋다.체력에맞게취미생활도배분하고마음에서무게가느껴지는일은피하게된다.그래도여전히부지런하지않으면맡겨진일을잘처리하긴쉽지않다.약간의긴장은자기관리에도도움을될것이니괜찮을것이다.요즘은시력이약화되어걱정이다.종일돋보기를쓴채글씨에집중해눈을너무혹사한것이다.라섹이나라식수술을받아야할른지고려해보는데부작용도있다고하여걱정이된다.거참,글내용도다이어트가필요하네,하하

치아 스케일링을 하면서

스케일링을한지6개월이지났다.얼마안된것같은데기록을보니그렇다.그사이치아가마모되어메워야할곳이몇개생겨났다.잇몸도치료를받으란다.오늘은일단스케일링을하고일주일에한번씩가야하니다음주에메우기로했다.딱딱한것도잘먹는다고했더니스케일링을하던간호사가귀엣말로"치아에무리가가지않도록잘게부수어드세요"한다.거울을주며열심히설명을하는데내가딴소릴하니미처몰랐다는표정으로벗어놓은안경을주었다.

예약을하지않고갔다.기다리며권정생님의동화를읽었다.나무,풀들이음악회를열려고회의중인글과서울쥐시골쥐등이미읽었던것도다시읽어보니새롭다.동심이란우리의마음속에늘존재하고있는거울같은것이다.어린아이마음으로세상을바라보면얼마나해맑고고운가.살만한세상일텐데.아이의마음을잃어가는어른이무작정좋기만한것은아니다.최초의마음을찾아어디로떠나나.어린왕자가사는별을찾아가야하려나.

너무분요한삶속에서잃어버린것이무엇인지,더불어사는세상이라고홀로고요히보내는시간을놓치며사는것은아닌지,나를찾아야한다고내게말한다.다람쥐가체바퀴를돌리는것을본적이있다.녀석은조금도지루해하지않고잘돌리더란말이다.삶이고루하다고느껴질때느슨하거나너무조여진부분이어디인가되짚어볼일이다.우물처럼깊이를모르는사고로스스로가만족할단계까지이르러야하는데,갈증이일곤한다.사물의표면보다그이면이나본질에접근하려는인식이서있는가.

일상에서사고의전환과참신한발상을끊임없이해야한다.그것은곧창조다.고인물은썩기마련이다.고인물에서는물고기도살수없다.사람도마찬가지이다.고여있는생각의물은자꾸퍼내어야새로운물이솟는다.생수가솟는것이다.내가마시고남에게도줄수있는물이어야한다.마시는사람이새맛을느끼게되는생수여야한다.해질녘노을빛을등지고걷던그농로길에서보았던아버지등의무게,아침녘호박국을끓이던엄마의소리없는움직임,그삶의진실이마음을한바퀴돌아나온다.삶에서길러올리는진실을찾는일이글을쓰는이의마음이어야하지않을까.스케일링을받는동안잠시했던생각의조각모음이다.

저희동네이웃에심겨진딸기종류같은데이런색깔은처음봅니다.

식용일까화초일까궁금합니다.

영화 속 한 장면처럼

독서모임에서대원농원으로야외수업을갔다.멤버중한사람이그곳에다상추를잘길러놓아삼겹살파티를하기로했다.각자집에서한가지씩해온음식을꺼내놓으니푸짐하게상이차려졌다.P는맛있는밥을해오고,H는피클과파절이,C는양념장과김치,K는머위잎무침,까스렌지,다른이는후라이팬등을가져오고나는멸치볶음과살구,오디주스를가져갔다.테이크아웃가게를하는L은예멘,모카,마타리를혼합해내린깊고풍부한맛의원두커피를가져왔다.

오늘은몰리에르의"돈주앙"과"타르튀프"를했다.종교와교육의위선을꼬집고풍자하는등많은희곡을쓴몰리에르는베르사이유궁전을건설한유럽의절대군주인루이14세의후원과지지를받으며명성을떨치기도했다.돈주앙의캐릭터는전설적인호색가로언변과외모로수많은여자들을매료시키고자유로이연애를하는카사노바로그리고있다.돈주앙은종교를모독했다는이유로5년간이나상연이금지되었던작품이다.신성불가침이었을중세시대에종교의위선을비판했으니당연히금지당할수밖에없었을것이다.타르튀프역시위선자로그려지고있다.몰리에르는탁월한성격묘사와사회악에대한비판정신이뛰어난자연주의자다.

청개구리노랫소릴들으며돼지고기를구워상추쌈을맛나게먹었다.오랫동안그농원을가꾸어지리를잘아는P가앞장서더니따라오라고한다.지금은풀이무성한묵정밭으로변한배나무과수원을지나소로길을따라20분쯤걸었다.언젠가보았던뽕나무를찾아간다고했다.한갖진소로길이고향산길같았다.개망초흐드러진길을따라보리수붉게익은나무를만나몇개따먹기도하고연보랏빛아이리스를예쁘게가꾸어놓은농가주택도지났다.좁은길이라차가오면한쪽으로비켜서기도하며숲속골짜기물이흐르는곳까지갔다.문득르누아르에서보았던영화속여인들이피크닉을갔던곳이떠올랐다.도심과가까운곳에그런청정한곳이있었다.

나에게하이디소녀라고한마디씩한다.의상컨셉때문이다.긴치마에브라우스조끼는내가좋아하는옷차림이다.시골길을산보하는여인들이모습이영화나소설속장면처럼낭만적이었다.풀꽃을꺾어와얼마전몸이아프셔서입원하셨던제일연장자인Y께드렸더니소녀처럼좋아하시며사진을담아달라신다.시낭송을하고일기글도읽어주며좋아하는음악도찾아듣다가오늘초대한H의밭에서상추를뜯어한봉다리씩들고돌아왔다.남부지방의장마영향때문인지간간이바람이불어버드나무잎사귀를흔들고우리의머리카락을헤집으며땀을식혀주었다.사람은자연속에서가장자연스러운모습이된다.참좋은날이다.

아침을 깨운 그대는 누구?

이아침나의잠을깨운새의이름이뭘까?이름을불러주고싶은데알수가없다.쇠구슬이구르는듯선명한소리에깨어나면서도반가웠다.노래인지구애인지구별하긴어려웠지만아무려면어때,나를깨워준자명종역할을해준새에게고맙다는인사를해야지.아침이면여러종류의새들이저마다다른소리로아침을깨운다.집근처에날아와내귀를즐겁게해주는녀석들이여간고마운게아니다.어느땐일곱난장이와살고있는숲속의공주?하며눈을뜬다.

녹음된음악보다생음악이좋듯이새소리도마찬가지다.자기들만의세계에서통용되는새들의말을알아들을순없어도기쁜일인지,힘든일인지대략가늠한다.하나님께서는만국공통어를주시지않은이유를성경에말씀하셨다.그것은교만과관계있다.그래서사람으로부터동물과식물들까지다양한언어를주셨는가보다.자연을자세히살피다보면하나님의놀라운지혜를발견하게된다.이유없이존재하는것은하나도없다.더불어살라는하나님의메세지를알아들은새들,꽃들,그들이우리에게무엇을일깨워주고있는가.

새들은낮에도종종열심히살고있다는사실을알려준다.혹시자기들생각안하고살까봐주위를환기시키는것일테다.날것들도사람이사는집근처로찾아드는것을보면함께살아야즐거운가보다.나무도새들이앉아가라고가지를내어준다.어제오후엔반상회를하는지,유병언을잡아야한다고갑론을박인지째잭째잭계수나무방에서소란스러웠다.그러는녀석들이저녁엔자는시간이라고모두조용하다.거참,뭐라지않아도보조를맞추니신기하다.낮엔열심히집을보수하기도하고먹이도잡아먹으며포란중인것같다.새들은종족번식을잘실천하고있는데자녀양육에시간과돈을들이지않으려는이기주의인사람이문제다.

새들이하루를상쾌하게열어주고맑은물이흐르는개울에선피라미들이물밖으로점프하느라반짝거린다.톡톡튀어오르는몸짓에따라동그라미가물위에번진다.미물들이절기를더잘알아차린다.한번도제비가알을낳고부화해야할때를놓치는걸본적이없다.다른새들역시마찬가지다.나무,꽃들도그렇다."게으른자여개미에게로가서그하는것을보고지혜를얻으라…"고했다.사람이미물보다여러가지가월등한데도선험적직관력은조금뒤쳐진부분도있는것같다.새소리에잠을깬즐거운마음에두서없이글이길어졌다.하나님이지으신자연이나를행복하게해주니감사또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