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떤불행한범죄자의일대기를텔레비젼에서이야기했다.이태리에서19살에부모를살해하고정신병원에수용되었다가도망나와프랑스에서강간,살해,절도를일삼고결국은체포되었으나감옥에서자살해버린젊은로베르토수코의이야기다.그의이야기는많은예술가들의영혼에영향을주어영화로만들어져2001년칸느영화제공식출품작이기도했단다.

괜히가슴이찡해져그의이야기를하고싶었다.범죄자라고단정하기엔너무잘생긴,경찰에체포되어서도사람들을향해윙크를하는여유로움..

다음은그영화속대사의일부분이다.

Kurt(주인공):너여기아니?

Lea주인공의여자친구):아니,처음이야.나는절대로성당에가지않거든.그래서그런지조금두려워.

Kurt:나는벌써스므번째이곳에왔어.

Lea:너,하느님을믿니?

Kurt:아니,믿지않아…종교?그거웃기는거야.나는선생이필요하지않아.난두려운것이없거든.

Lea:너,죽는거무섭지않아?

Kurt:죽는건중요하지않아.모든인생은하나의꿈이거든.자!받어.이건너와나의약혼반지야.

Lea:고마워.

Kurt:이제우리는약혼한거야.

RobertoSucco(1962-1988)

다음기회에자료가갖추어지면그에대한이야기를이블로그에올리고싶다.

요미우리 신문의 와타나베 쓰네오 회장

얼마전에쟉크시락대통령의연설에서내가"역시"라고감탄한부분이있었다."큰나라의위대성은그나라가과거에한일에대하여책임을진다는데에있다".그뉴스를보면서내심으로제발큰나라들이저런의식으로책임들을져주었으면하고바랬었다.그리고아마도한국에서일본에대해과거를배상하라는운동이일어나지않을까하는생각을잠시해보았었다.

시락대통령의이와같은발언은최근에논란을일으키고있는’식민지행위가반인류적범죄행위인가아닌가?’와관련이있는발언이었다.

요미우리신문의와타나베쓰네요회장이일본이과거의만행을스스로진단하지않는다면결코성숙한나라가될수없다고확신하여60여년전에발생한사건들에대한연중시리즈기사를게재토록지시했다는기사를읽으면서이러한반응이시락대통령의연설과무관하지않으리란느낌이온다.일본은프랑스에매우민감한나라이기때문이다.

일본이어서과거의잘못을인정하고책임지는성숙한나라로성장해주기를기도해본다.

내가 본 영화 Vers le sud

영화를한편보아야겠다고마음먹고무작정영화관을찾았다.그리고생각없이좋아하는배우의얼굴이있는영화를택햇다.Charlotterampling,그녀는1946년생.부유한집에태어나서한때는음악하는사람들을따라다니다가영화에데뷰해서24세때에빛을보기시작했다.현재그녀는도빌영화제의배심원이며또한베니스의영화제의배심원이기도하다.

이영화는1970년대말하이티를무대로한다.55세의엘렌(charlotterampling)은해마다하이티를찾는데

이유가있다.18세의하이티남자에반해서이다.

브렌다는48세인데3년전에남편과함께하이티에서휴가를지낸후다시하이티에왔는데그녀도18세의하이티남자레그바(Legba)를보기위해서이다.

미국에서영문학교수를하고있는엘렌은독백처럼말한다."여자나이40이넘으니까저녁마다바를전전해도쳐다보아주는남자가없고대학의젊은여자애들은남편감하나잡을려고사타구니벌리는일을마다하지않고그러다가남자가떠나버리면복도구석에서울고앉았다가또다른남자가생기면언제그랬냐는듯이해해대고…"

우연히찾아갔던하이티에서젊은흑인청년레그바를만났을때그녀는생각한다.어떻게이렇게잘생긴남자가이런나라에서태어날수가있단말인가!

브렌다는3년전남편과함께하이티에왔었다.남편이식탁에레그바를초대했었고우연한기회에브렌다는그레그바와잠자리까지갔는데처음으로오르가슴을가졌었다고말한다.

레그바를사이에두고엘렌과브렌다의팽팽한질투전이이어지는가운데누군가레그바를죽이고자하는사람이있다는사실을엘렌은알게된다.엘렌은레그바에게그가원하기만하면미국에데리고가서여권도만들어주고돈도줄수있다고미국에가서살게되면아무것도할필요도없이먹고놀기만하면된다고돈은많이있으니까그렇게설득을하지만…

레그바는그의여자친구와함께나체로피살된채발견된다.

상심한두여인…

브렌다는생각해본다.왜레그바를사랑하게되었던것인가를…그리고독백한다."그래그의시선때문이야.미국에서는모든사람들의시선이지긋지긋했었는데말이야.그의선한눈동자,바로그거야.그래앞으로는남쪽의모든섬들을다찾아다닐거야.."

어느 판사의 실수

요즘프랑스의언론을달구고있는화제의인물FabriceBurgaud의문책장면이다.

프랑스북쪽에Outreau라는도시가있는데그마을에서있었던판사의실수가얼마나비인간적이었던가에대한규탄이요즘프랑스신문에서다루어지고있다.문제의발단은몇년전어린아이들의말에의해강간범으로구속되었던14명의사람들이실은무고한사람들이었단다.

어제오후내내국회에서자신의과오를설명하고있는판사,파브리스의태도가오늘신문에또온갖비판의대상이되고있다.어떻게그많은무죄한사람들을확실한단서없이구속할수있었단말인가!

피해자들의한결같은증언은이문제의판사가법을집행하는기계에불과했고어떤휴머니즘도보이지않았다는것이다.이불행한판사는그들의그러한증언에충격을받았다고말한다(자신이그만큼비인간적이었다는것을모르고있었던것이다).

그의잘못된판결로한남자는직장을잃고부인도떠나고아이들은뿔뿔이남의집을전전하고있고자신의결백을보이기위해두번의자살시도까지했었다.(그한판사의무지가얼마만한불행을초래했는지..)

혹자는경험부족에나이가너무어린판사가중책을지닌자리에있었다고그판사를동정하기도한다.

국회청문회에임한그판사는옛날의그혹독하고오만하고냉철한모습이전혀없는어리고두려움많은어린아이의얼굴을하고있다고피해자들이말한다.완전히다른사람의모습이란다.

도시Outreau사람들은이일이명확하게규명되어서그들도시의명예를회복하게되기를바란다고말한다.

또피해자들은그자신만만하고오만하고차겁던판사가아직도사과의말을하지않는다고불만이다.

아직결론이나지않은사건이지만그리고비록남의나라에서일어난사건이긴하지만나는정의를가리는사건이라흥분을감추기가쉽지않다.이렇게많은국민들이정의를가리기위해흥분하는한이사회는가능성이있는사회이다.모두들사법재판제도를재정비해야한다는여론이분분하다.

성숙한 정신

초기유학시절이었다.친구집에서열린파티에갔었다.파티라고해서어떤화려한식사를연상하면오산이다.이곳은파티문화가발달해있다고할수있다.약간의음료수그리고과자류가있으면파티라고친구들을초대한다.그러한파티는먹는것이중요한것이아니고만나서즐기는대화가중요한것이다.

그중에흑인남학생이한명있었다.그때나지금이나나는흑인들을무서워하는경향이있는데그남학생이자꾸나에게말을걸려고하는기색이있어서슬며시피해다녔다.그럼에도불구하고그는나에게다가와서말을걸었다.나는그만조급하게"나는흑인을좋아하지않아"하고외쳐버렸다.그흑인친구는당황하거나불쾌해하는기색도없이이렇게말했다."와우!나는너의솔직함이너무좋다!너는적어도가식적이아니어서좋아!"

그의말에문득그런생각이들었다.얼마나가식적인사람들에게상처를받았으면저렇게생각하게되었을까?

나는천성적으로싫은것은죽어도못하는성질이다.그런데이곳프랑스사람들은어떠한상황들이라도의연하게대처하곤한다.한동안나도그런사람들이솔직하지못하다고비난하곤했다.

그런데시간이흐른지금나는그때의내가얼마나성숙하지못한정신을소유하고있었던가하는깨달음에이르고있다.비로서내가이들에게어린아이취급을받아온이유를발견하고있는것이다.

내가싫은것심지어는미워하는것에까지태를내지않고정중하게대할수있는것이성숙한정신인것이다.

나부터시작해서이러한성숙한정신을구비한다면한국사회에서생겨나는수많은고통들,비생산적인고통들이감소될수있지않을까반성해보는아침이다.

피아노 음악 학교에서

회색빛하늘이낮게내려앉아마음이차분히가라앉는날이다.오래전에내게한친구가있었다.그냥일방적으로그는나의이야기잘들어주는좋은남자친구였다.이름이다니엘이었는데이름만대면금새알만한유명디자이너의의상실에서재단을하는친구였다.단지그는남자를좋아하는남자였다는점이혹시한국사람들에게는충격이될지도모른다.

그는아버지의사랑결핍때문에호모가되었다고생각하고있었다.그럼에도불구하고서른나이에피아노를배우기위해파리의국립음악원을다니고있었는데어느날인가피아노콩쿨이있다고해서나는그친구를동반했었다.

콩쿨이라고해서한국처럼무언가대단하게시작되는그런콩쿨이아니었다.한피아노선생이무대에올라와서나지막하고달콤한음성으로설명을하기시작했다.그는폴란드사람이라고했다.

그어느날인가나나무스쿠리같이생긴한국의한여성이피아노를배우겠다고그를찾아왔었단다.그는첫번에거절을했고그한국여성은집요하게그를찾아와서때를쓰더란다.결국그녀를학생으로받아들였는데…

그녀는한국에의사인남편과두아이를둔가정주부였단다.그리하여그피아노선생은그녀에게피아노레슨을하기시작했고한번은한국에서그녀가초대를해서김포공항에도착했는데커다란자가용차가그를영접하여어느대궐같은집으로안내되었으며정말꿈같이융숭한대접을받고왔었다는잊을수없는추억을이야기하면서그피아노선생은첫번째로피아노를칠아마추어를소개했는데바로그나나무르쿠리같이생겼다는한국여인이었다.

그녀는나비같은한복을곱게입고가족들을대동하고나타나서피아노앞에앉아슈베르트를연주하였다.초라한연주장이무색할정도로많은준비를하고피아노시험에임하는학생이었다.

그다음으로소개한학생은지금은기억이나지않지만어느동부유럽나라의한학생이었다.수수하게차려입은청바지와긴머리가인상적인20대초반쯤의청년이었다.비록의복은초라할지언정그는등장부터관객석을압도하는어떤분위기가있었다.침묵으로일관하는그리고조심스럽게건반을내리치면서리스트를연주해내었을때관객들은그만환호를울리고말았다.나도그순간그학생에게홀딱반하고있었다.

그음악학교를나오면서그런생각을했었다.우리한국문화는어쩌면많은수사(겉치레)가필요한문화라고그래서우리의언어에도형용사가그토록발달한것인것같다고….

Le bonheur, c’est l’autre(행복이란 바로 상대방이야)

에마뉴엘수녀님은프랑스를대표하는수녀님이다.1908년생.

방송에나와이야기하실때면목속리가유리깨지는소리처럼카랑카랑하시다.

그녀는어린시절에아버지의죽음을목도한후에수녀가되었다.

그녀가항상하는말이있다.남자들이너무작아보였단다.그래서수녀의길을택했단다.

그녀의저서로는’vivreàquoiçasert?’,’Leparadis,c’estlesautres’등이있다.

그녀는前자의책에서삶의의미를부여하기위해파스칼의생각이가져온해방을이야기하고

後자의책에서는다음과같이말한다.

"나에게있어서중요한것은내가사는것이아니라다른이를살도록하는것이다."

어떤강연에서한정신박약아로인해인생의행로를바꾼분의이야기가생각난다.

그분이20대때프랑스에서소위말하는Grandecolecommerciale을졸업하고속세적인의미로앞길이탄탄대로로펼쳐질시기였다고한다.우연히머물게된기숙사에서한정신박약아와같은방을쓰게되었단다.

허우대는멀쩡하지만정신이온전치않아늘상말썽을일으켜항상뒷처리해주기에피곤할정도였단다.

그정신박약아는항상말썽을일으킨다음에는다가와서’나를사랑하지”나를사랑하지’하고되묻곤하더란다.

말썽을부리고나서사람들이그를싫어할까봐두려워서말이다.

그미래가창창했던청년은자신을절실히필요로하는그정신박약아에게감동을해서

평생을정신박약아들을위해살기로결심을했더란다.

그가던진감동적인한마디’Lebonheur,c’estl’autre'(행복이란바로상대방이야)

어쩌면우리는우리를절실히필요로하는사람들을필요로하고있는것인지도모르겠습니다.

파리의 전철역 풍경

파리는서울에비해아기자기한도시이다.세계최초로전철을설치한도시이기도하다.대부분의파리지엔들은버스를대중교통으로사용하기를좋아하지만시간이급할때는전철이효과적이다.

파리의전철안은항상풍부한이야기가있다.노래하는사람,인형극을하는사람,바이올린연주자,손풍금연주자등등…

그런데구걸하는사람들의행색도다양하다.

각양각색의피부빛깔과얼굴모양을한사람들이공존하는공간에서그들의생존하기위한연설은약간의가슴만있으면미소를짓지않을수없다.

한40대의남자가어린애를한국식으로등쳐업고전철안에올랐다.그의첫마디가정말코메디였다.’이전철안에1프랑없는사람손들어봐요.분명히없죠?’그리고는자신은일자리를잃고마누라가앓아누워서아기에게밥을먹일방법이없으니1프랑이상을모든사람이내어놓아야한단다.아무도그에게1프랑을주는사람이없었다.

그러자원한을품고그가하는말:’여러분의자식들이나같이만되쇼!’

한이쁘장하게생긴50대의프랑스여자가전철에올라탔다.화장도한얼굴이다.그녀는일자리가없어서살기힘드니한푼만적선해달라고말하고는좌석을한바퀴돌았다.너무멀쩡한얼굴이니까아무도적선하는사람이없었다.그녀는적선할돈이없으면미소만이라도한번지어달라고말하고서는전철을내렸다.

옛날에저의아버님의이야기생각납니다.

거지父子가있었답니다.거지부자가길을걸어가는데어느집인가불이나서사람들이울고불고난리가났더랍니다.거지아버지하는말:’애야,우리는집이없으니불이날염려가없어서얼마나행복한지모르겠구나!’

아프리카에서(7)

또다른한국인의사부부가있었다.30대의부부였는데우리보다먼저아프리카에정착했다.8살난딸과5살난아들이있었다.한1km쯤걸어가면커다란저택이나오는데그들은그수영장을갖추고있는커다란저택에살고있었다.그딸아이가학교에가면백인아이들과흑인아이들이놀린단다.눈이가느다랗고코가납작하다고…

그30대의의사엄마는아주현명한여자였다.딸아이에게말했다.’너도같이놀리면되잖아.너희들은코가이렇게크고눈이저렇게크다고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