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브르의 carrousel에서 열린 450명 예술가의 잔치
하늘이 낮게 가라앉은 날
동물의 영혼
문학카페에서소개하는책의제목이’동물의영혼’이라해서비가추적추적내리는데도불구하고감기기운으로
목구멍이따끔따끔하는데도불구하고카페에갔다.늘마음속으로생각하는주제가’어떻게사람들이인간답게
살게될수있을까’이었기때문이기도하고어떤작가가혹시나엄청나게형편없는사람들때문에상처를받아서
책을냈나하는호기심이생기기도했기때문이다.그런데이날의시집은인간의잔혹함때문에고통받는동물들에
관한시집이었다.도살장에죽어가는동물들의고함소리이며잔인하게도살당하는
가축의숫자가얼마며..등등이었다.그런데우연이도아는얼굴이보이는거였다.아주장난기가
많아보이는얼굴의여자화가였다.그녀는내가나가는철학카페에도자주오는여자였다.
내가아는체를하니까얼른내옆자리로오면서하는말이토론을할장소가요즘은마땅치않은데
이런카페가적격이라고했다.그녀는그녀의아버지가살아있을때아버지와많은토론을할수있었는데
아버지가돌아가신후엔별로그런기회가없다고했다.바로옆에또다른여자화가가나를아는척했다.
작년에나에게전화번호를주었는데내가연락을하지않았다고바뻤었느냐고물어왔다.
책을낸시인들이시낭송에열을내고있을때우리셋은낮은목소리로이런저런이야기를나누었다.
내가먼저’도대체사람에게과연영혼이있는지도의구심이날지경인데동물의영혼을말할수있을까요?하고물었더니장난끼많은얼굴의화가는영혼까지는모르지만고양이가감정을가지고있는것은확실하다고했다.그리고
사실16세기까지만해도프랑스에서는여자에게영혼이없다고주장해왔다고한다.그전에는남자에게만영혼이
있다고믿어왔다는것이다.그렇다면’영혼’은어떻게증명할수있는것일까?
그리고동물에게도’영혼’은있는것일까?
장난끼가가득한얼굴의화가가내가한국출신이라고했더니자기가한국의수덕사에서전시회를가진적이
있다고했다.그리고곧빠리에서전시회를열예정인데나를초대하고싶으니연락처를달라고했다.
빠리에서는늘부딪치는사람들이예술가들이다.가난한예술가들의도시,빠리라고이름지어도될법하다.
한시인이아주열정적으로’시’를한편낭송하고있었다.
저렇게’시’를낭송할에너지와열정이혹시’영혼’이라불리는것은아닐까?
그렇게빠리의가을밤이깊어가고있었다.
루브르의 명화들 2
루브르의 명화들 1
아라곤의 자취를 찾아서 3
세느강을끼고대법원이보인다.
L’îlesaint-louis로통하는다리입구에낡은피아노를앞에놓고연주하는할아버지
강건너편으로파리시청이웅장하게자리하고있다.
아라곤의소설’Aurélien’속의주인공이살던아파트.
이렇게아름다운풍경속의아파트에서주인공은자살을꿈꾸었단다.
L’îlesaint-louis에위치한이아파트앞에서오늘의모임은끝을맺었다.
훗날에또다른주제를갖고만날것을약속하면서….
아라곤의 자취를 찾아서 2
오페라뒷문에도착했다.오페라를설계한CharlesGarnier의동상이보인다.
비는아직도후두둑떨어지는데우리는뒷문쪽으로들어가서표파는입구에자리를차지하고섰다.
바로이곳이passageopera였다고한다.다음은palaisroyale을향한다고했다.
palaisroyale을향해가던중에만난레스토랑,이곳은아라곤을비롯한많은작가들이모임을갖던곳이라한다.
palaisroyale이라고쓰여있는곳으로들어가니화려한상가들이즐비했다.
아마도이곳은뒷쪽문이고앞쪽은academiefrancaise라고하는연극장이있는곳일것이다.
palaisroyale의정원으로들어서니선듯아름드리나무들을조각해놓은듯싶은플라타너스오솔길이나타난다.
양옆으로자라난플라타너스나무들을저렇게손질할수도있구나하고감탄사가절로터져나온다.
이곳의의자에앉아서우리는또아라곤의작품을한귀절감상했다.
다음목적지는leshalles이다.빗물이간헐적으로내리는거리를우리는두려워하지않고걸어서나섰다.
Auchienquifume라는까페도아라곤이자주드나들던카페라고했다.
그뜻은’담배피는개에게’라는뜻이다.재미있는발상이라는생각을하다가
문득개같은인간들이라는뜻이포함된것이아닐까라는생각에이르렀다.
요즘문득정말사람같은사람이드물다는생각에이르고있기때문에드는생각인지도모른다.
새로단장한samaritaine백화점을지나고…
아라곤의 자취를 찾아서 1
프랑스에서시인이며소설가로유명했던아라곤의자취를찾아서모임이어느한가한토요일오후에있었다.
장소는아라곤이다다이슴을창립할당시즐겨다녔던까페’Certa’였다.
이름없는이가보내준메일을받아들고막연히이장소를찾아나선나는30분전에St-lazare역에도착하여장소를찾아놓았다.
왜하필하고많은장소중에까페’Certa’가첫모임장소여야했는지는설명을듣기전에알수없었다.
이모임에참가비용은10유로라고메일은명시하고있었다.
위사진에서얼굴을보이고있는금발머리를틀어올린여인이이모임을주선한이였다.
20년전에읽은아라곤의소설’aurelien’에반하여늘아라곤의자취를밟고싶었노라고그녀는밝혔다.
아라곤은총명한학생이었으며의사가되기위한공부를했었는데시험에낙방하여문학의길,정치의길로
들어서는운명이되었던것이라고그녀가설명하자,누군가가말을받아시험치러가지도않았었다고정정했다.
문득나도의사의길을갈뻔했었는데하면서어쩌면문학을좋아하는모든이들은같은성향을갖고있는것은아닌가하는생각에잠겼다.고등학교1학년의여름방학,그별장에서보냈던차가운마루바닥만아니었다면나의건강이의사공부를하도록허용했을까하는의문이일었다.
아라곤은스위스에서초현실주의주창자인앙드레브르똥을만나친구가되고후일함께’다다이슴’을만들게되었는데’다다’라는말은어떤거창한의미가있는말이아니고우연히갖다붙힌말이라는것을설명자는강조했다.
1897년에태어나서1982년에삶을마친아라곤은그가살던당시의파리를멋지게묘사했던가보다.
원래다다이슴을만들당시아라곤이즐겨찾던까페’certa’는passageopera에위치했었는데오페라는다시재건축할당시헐려서지금의st-lazare로이사를왔다고한다.
겉에서보았던느낌과는판이하게까페’certa’의내부는매우화려하면서도아늑했다.
saint-lazare역에이런까페가있다는것을몰랐다니…이곳호텔에서한달동안머무른적도있었는데
아쉬운감정이마음을안타깝게조여왔다.진작알았었다면내사랑하는친구들이왔을때좋은대접을해줄수있었을텐데말이다.
우리는까페의한구석에자리를잡고앉아서설명자의안내에열심히귀를기울였다.
사랑은 무조건이어야 하는가?
‘사랑은무조건이어야하는가?’나는오늘의철학주제를이렇게해석했지만또다르게번역할수도있는주제였다.
목감기가걸려서피곤했지만철학카페에나갔다.카페를주재하는사람이사랑에대하여’에로스,필로스,아가페로정의하면서철학자들의사랑을예로들면서복잡한논리를펼쳤다.철학카페의가장고수인프랑스인남자는
늘다른사람들이이해하지못하는어려운풀이를하긴하지만어쩌면그는천재인지도모른다는생각을
가끔씩하기도했다.’사랑’이란주제를놓고그는어느유명한철학자가어느여인에게했다는말을상기시켰다.
‘아가씨!저와함께죽어주시겠습니까?’그아가씨는단숨에’예스’라고말했고둘이는권총자살을했다는것이다.
내가옆에서’아니,아가씨!우리함께살까요?라고말하지않고왜?죽자고그랬을까요?’
그는내가이해를하지못한다고생각을했던것인지내말을무시하고죽음에동의한그아가씨의그남자에대한
절대적인믿음을주제로또현학적궤변을늘어놓는다.그리고그는아직’사랑’이무언지를모른다고했다.
프랑스인도아닌일개한국인여자가끼어들어서말하는것이우스울수도있었겠지만난,또끼어들었다.
누구나’사랑’을안다.’사랑’을모르는사람은없다.그리고이세상모든것이사실은’사랑’이다.
카페에나와있던여자들이나에게동의의눈길을보냈다.프랑스여자들이독립적이라고하지만
내가관찰한바로는그녀들은어떻게남자의마음에들게말을할것인가만생각하고있는경우가허다하다.
철학카페에서도권력의논리가작용하여가장고수가말을하면아무도사실이의를제기하지않는다.
무식하면용감하다고가끔어려운용어가나오면이해를잘하지못하는한국여자인내가곧잘이의를제기하곤한다.
‘임마!누군가를사랑한다는것은낮아지는거야.너처럼오만하면사랑을할수없어.누군가를사랑하려면
말이야.먼저겸손함이전제가되어야해.’많은이들이내게동의의눈길을보낸다.
주제를발표한철학선생은또왜서양에서는유난히섹스를전제로사랑을이해하는지에대해말을한다.
그런걸보면어쩌면그들은동양의플라토닉사랑을부러워하고있는것일수도있다는생각이들었다.
내가또끼어들었다.’너희사회의문제는말이야.사랑을믿지도않는다는거야.너희들도알쟎아.
사랑을믿기나하는거니?’내말에아무도대답을하지않았다.하지만난,그들이묵시적으로나에게
동의하고있음을본다.그들은또’사랑’은여자의전유물이라고이야기한다.엄마가지니고있는모성애를
말한다.’그래서여자는남자의미래라고하는거야.’하고내가말했더니이마초근성이강한남자들은
또코웃음을친다.그래도많은사람들이나에게동의의표정을짓는것을나는확인한다.
애들아?!말로아무리지껄이면뭐하니?사랑은행동이야.행동으로인간을사랑하고배려하는행동을하길바래.
속으로이렇게말하면서난,유쾌하게철학카페를걸어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