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카는아기가태어난후키우던새롬이를우리집으로보냈다.다른사람은주기싫고이모가개를좋아하니잘키워달라고부탁을한것이다.새롬인털이하얀푸들이며種이작으마한녀석이어서아주예뻤다.데리고나가면양같다고모두들안아보고싶어하기도했다.개의수명이보통12년정도라고하는데16년을우리와함께동거동락했다.사람의나이로하자면90이넘은거라고한다.워낙건강해서병원출입은두어번밖에없었던걸로기억한다.
작년부터는이빨이모두빠지고눈도허옇게변했다.그래도은비와경쟁이나하듯이밥을아주잘먹었다.그런데산책을데리고나가면전봇대와자동차에자꾸부딛친다는것이다.눈이안보였던것이다.그런녀석이한달전부터냄새도맡지못했다.밥을줘도어디에있는지찾지못하고엉뚱한곳만발로긁곤했다.할수없이밥그릇에입을갖다대주며밥을먹이곤했다.그런데일주일전부터자꾸토하더니밥을먹지않았다.우유를주었다가죽을쑤어줘보아도먹지않고물만조금씩먹었다.
며칠그러더니녀석의몸이마르기시작했다.이젠혀까지돌아가질않아물을줘도먹지못해병원에전화하니노환이라는것이다.안락사를시키면된다고말하는데제생명이다하는날까지그냥집에같이있기로결정했다.새롬인꼼짝도안했다.제이불위에서잠만자다가가끔일어나소변이나대변만신문지에누곤했다.새롬이가한이틀앓았다.가끔씩외마디소리도들려왔다.그런데도어머님이편찮으셔서새롬이게는별로신경을써주지못했다.
그런데새롬이가죽기전날예감이이상했다.아무래도오늘을넘기기가어려워보여자정이넘도록들락거리며다리를주물러주기도하고담요에싸서안아주기도했다.새롬인평소에내가안아주는것을제일좋아했다.새롬아,많이아프구나,힘들지,,,하니평소에어리광을부리던것처럼가느다란소리로으응한다.새롬아나졸려이제자러간다.잘견뎌야해,하고방에들어와잠이들어버렸다.
아침에일어나달려가니녀석은내가덮어준담요를덮은채로다리를가지런히뻗고누워있었다.은비가달려나오다새롬이를보더니움찔한다.직감적으로아는모양이다.우린한가족이었다.이별은정말싫다.키우던식물이하나죽어도속상한데가족처럼교감을나누며살았던애완견의죽음은더욱속상하다.다른일로마음이힘든데다한가지일이더보태어져종일창밖만응시하고있었다.삶과죽음의경계가모호해진다.
남편은신문으로정성껏싸서박스에담아약수터가는길에묻어주고오더니청소기를꺼내새롬이가있었던자리를깨끗하게청소를하기시작했다.그리곤아무말도하지않았다.새롬이자리가허전하다.은비야,새롬이어디있어?어서새롬이랑가서놀아야지,,하면영리한녀석이라금방포기했는지가지않고내주위만맴돈다.새롬인그렇게우리곁을영원히떠나갔다.우울모드로접어들어며칠째집밖출입을제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