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승달

초승달

雲庭최연숙

황진이눈썹하나

초저녁하늘에걸려있네

나무가까치발을딛고

손을뻗치다가

초승달을따라오는

별둘에게물었네

따서줄까요?

두별은쓸쓸히고개를젓네

마음에걸린달따러가

다신오지않는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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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산이어두워질무렵집을나섰다.겨울엔해가빨리서녘의제집을찾는다.오후다섯시가되면벌써사위가어두워지며날씨도싸늘해진다.걷는것을좋아한다.찬공기가폐부한가득시원하게들어온다.걸으며주위풍경이나조그만사건도놓치지않는다.오늘은개울길을택하지않고아파트를숲을지나기로했다.그길도계절별로내마음에다양한무늬를새겨주는곳이다.감나무엔붉은나눔의미학이몇개달랑거리고있다.그대의마음이또한미물을키우고있는것이다.좋아하는노래를흥얼거리며지나는사람에게눈길도주며천천히걷는다.

하늘에는어느새초승달이떠있다.옛여인들의초상화를감상하다보면그옛날미인들의눈썹이거의가초승달을닮고있음을발견하게된다.황진이역시나같은모습이었다.참으로호랑이담배피던시절이라해도과언이아닐시절에뭇남성의애간장을녹일정도의미모로서스캔들을자주일으켰다니대단한여성임에는틀림이없다.황진이를알게된이후부터초승달을보면그의이미지와겹쳐서떠오르곤한다.천한관기였지만죽어서이름을남기었으니현세를사는사람들에게도자주회자되지않는가.여하튼사람은죽어서좋은이름을남겨야될일이다.

오늘은하늘이단조로운풍경이아니다.초승달이차가운하늘에쓸쓸히걸려있고별두개가가까이따라오고있다.나뭇가지들이달을훔치고싶어손을마구뻗치고있는것같았다.비행기가나지막히날으며달아래를가로질러관악산을넘어가고있다.아직도내사는곳은공기가좋아투명한하늘에서별들이땅으로쏟아져내려올것만같아그런광경앞에선아이처럼신바람이나곤한다.일상이같은일의반복일지라도사유의숲에서글한줄건져올리게될때에나는또내일에게희망의안부를전할수있다.

DieLorelei(로렐라이언덕)-WernerMullerOrchestr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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