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봄은유난이더디게온다.꽃샘추위가삼월까지이어져주춤거리는꽃나무들이안쓰럽기만하다.광양에있는정시인이매화를보러오라는전갈을수차례보내와길을나섰다.눈비로한주연기된출발당일은다행히온화한봄날이었다.
광양은세계제2위철강회사인광야제철소가있다.홍쌍리여사의매화家와구례산수유마을과도인접해있어꽃이필무렵이면관광객들의발길이끊이지않는다.바다와인근도시와의교통이사통팔달로연결되어시민들의생활하기에도편리한도시이다.한시간정도면바다와도연결이되어있다.
휴게소에들러가벼운운동으로몸을풀어주기도하며서울사당역에서5시간정도南으로고속도로를달리니광양대교에접어든다.휴게소화장실이센서감지의완전자동이어서깜짝놀랐다.예전에냄새나던화장실의모습은자취를감추었고쾌적한분위기가마음에들었다.화장실은선진국못지않은데우리는질서의식은아직도문제라는생각이든다.
굽이굽이가지런한산구비마다완만한능선이막싸리비질을마친마당처럼정갈하였다.섬진강한낮의잔잔한물결속으로비쳐드는봄햇살,강가에매인한척나룻배는그리운임을싣고올배이던가.언덕으로피어오르는흰매화꽃구름사이를매향에취하여걷는행락객들의걸음걸이도詩的이었다.
산아래아담하게자리한음식점에서뜰에핀매화꽃잎에입을맞추고성찬을앞에두고천상의소리를들었었다.색소폰으로들려주는주님지으신이봄날이無我夢中속에있는듯하였다.대니보니의선율은아련하게향수를불러오고햇산나물과토종닭바비큐,염소불고기,해물파전,녹두죽을들며찻잔에동동띄운웃음꽃에봄색화사한얼굴들이비쳐든다.
구례산수유마을엔도착하니밥짓는저녁연기낮게깔리고있었다.나무마다매달린산수유노랑꽃구름이몽환적인풍경을연출하고산아래골짜기로백운산얼음녹아내리는소리철철힘차다.南道의산에는고난주간주님의보혈을연상시키는붉은진달래무더기무더기피어나고목련도흰촛불을켜고있었다.몇시간의시간과공간의이동이전혀다른풍경을펼쳐놓으니우리산하가가깝고도멀다.
활짝웃는봄꽃들이우리가웃으며살아야되는이유를보여주고있다.이별은언제나싫어,저말없음으로우리의삶을성찰하게하는나무들,매화와산수유,섬진강물과봄꽃을두고떠나려니발길이떨어지지않는다.빛光에별陽이라하였던가.눈부신햇살과잔잔히흐르는섬진강의은빛물결이샛별처럼초롱한아름다운봄날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