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 문제를 통해서 본 한국사회의 젠더와 성

위안부문제를통해서본한국사회의젠더와성

내셔널리즘의틈새에서』

-‘위안부문제를보는또하나의시각’을읽고

Ⅰ.젠더와성에대한기존의시각

우리나라에서젠더와성의나의인식은사회적환경인조선시대의가부장(家父長)제까지거슬러올라간다.가장을중심으로한가족제도인가부장제는여성에대한남성의권력을합법화하는사회구조화된제도로서여성에대한남성의억압체계라는개념으로사용되어왔다.한국속담에“암탉이울면집안이망한다.여자와북어는사흘이멀다않고두들겨패야한다.”등의듣기도민망한말은가부장제가남긴제도의폐해를여실히보여주고있다.유년시절에어머니에게자주들었던이야기또한“계집애가그러면못쓴다.남녀칠세부동석”이란말도귀에못이박히도록들으며자랐다.뭐든지남자와여자가하는일이구분되었고제약이따라이해가되지않을때도있었지만,부모와주위의환경에지배를받게되어자연스럽게남여의구분이확실한아이로자랄수밖에없었다.그런영향으로여러가지일에서도남여의대한분명하고고정적인인식이자리하고있다.


Ⅱ.『내셔널리즘의틈새에서』의젠더와성
이책의저자인야마시타영애는조선인아버지와일본인어머니사이에서태어났다.부모님이법적혼인을하지않아사생아로어머니호적에등록되어일본인국적이부여되었다.조총련계에몸담고있는아버지의영향으로조선학교에다녔다.초등학교6학년때일본명과한국명의두개의이름사이에서내셔널아이덴티티의고뇌가시작되었다고고백하고있다.그러던차에고교시절,“여성은만들어진다”는아사히신문연재기사를읽고‘남여차별문제’눈을뜨게되었다.저자도나의경우처럼부모가무언중에내비치는“여자답게행동하라”는등의일에서여자라는사실이늘불만이었다고토로한다.그러던중아사히신문의연재기사를읽고눈에씌워진덮개가떨어져나간느낌이었다고한다.

그후,도서관에서여성차별문제에관련된책을읽고뜻에맞는친구들을모아‘여성문제연구회’를만들었다.이중국적을인정하지않는한국과일본사이에서사회적차별을피하기위해일본이름을사용해야했다고한다.가족에관한법률이남성중심적인구조를가지고있는두국가에서는조선인남성과일본인여성이결혼하여태어난자녀는아버지의국적만부여되었다.이런흐름속에서조선,일본양쪽사회로부터하나의이름을선택하라는압박감에시달려야했다.저자가한국정부의장학생으로이화여자대학교여성학과석사과정에입학했다.그곳에서여성문제와위안부문제가결코무시하고넘어가서는안되는과제라고생각하고적극적으로활동하게된다.성과젠더,내셔널리즘속에서새롭게자각한체계적인연구서이자,야마시타영애의내셔널아이덴티티에대한고뇌의괘적이다.

Ⅲ.내셔널리즘의틈새에서』의위안부문제와여성문제의시각

우리나라여성운동의본격적인서막은1990년5월,여성계가위안부문제에관한성명을발표하면서이다.입에올리기도꺼려했던정신대문제를1990년5월,노태우대통령방일에맞추어이화여대여성학교수와대학원생들이주축이되어여성의강제연행이라할수있는‘정신대’문제에관해서도교섭의제로삼아야된다고인식하여여성계주요단체를동원하여성명을내게하였다.여성학을전공하며한국사회의성억압문제를배운여대생들이정신대문제를성폭력의측면에서바라보고‘여성들자신이목소리를내지않으면안된다’고사회에호소하기시작했다.몇몇여성단체가일본정부에대해정신대문제의진상규명과사죄를요구하는성명을발표했다.이모임이시발점이되어훗날“한국정신대연구소”하는연구회가만들어지게된다.저자는당연히스스로이운동에적극가담하게되었다.이활동을통해한국사회에스며들어갔으며유학전까지덮어씌워져있던내셔널아이덴티티의고뇌로부터완전히해방됨을느꼈다고적고있다.그러나한국여성이인식하는위안부문제와시각과다르다는것도알게되었다.위안부문제의제기는예상했던대로커다란반향을불러일으켜,한일문제에서더나아가국제문제로발전되어갔다.

한국에서는일반적으로‘정신대’라는어휘를일제강점기에강제연행되어일본군위안부가된여성이라는의미로사용한다.실제로는군수공장등에서노동한근로정신대원도존재한다.이런혼란은해방후위안부나근로정신대에대해역사적인해명이이루어지지못한데서연유했다고말할수있다.또유교적영향도강하여여성의정조를중시하는사회적풍조로인해‘정신대’라는용어가공교롭게도일본군위안부를지칭하게되었는지도모른다.정신대문제가근년에이르기까지드러나지못한것은가해자측인일본이패전후관계서류를폐기하는등증거인멸을도모하고전후책임문제를모호하게처리해온데서기인한다고보고있다.이는나의인식과도맥을같이하고있다.

황군위안부가된대부분농촌의빈곤층출신자로조선인여성들이다.지배국가에서피지배국가의전쟁에동원된수단으로돈벌이를하게해준다던가뚜쟁이나주선업자들에의해반강제적으로끌려가말할수없는고통을당하다죽어나가고신체를훼손당하는등범죄행위와더불어행해지다가일본의패전후에는전쟁터에방치되었으며,귀국선을타고서상륙을눈앞에두고바다에몸을던진사람도있었다고한다.또한해방후에도‘정조를더럽힌’정신대라는사회의편견으로이중고를당해야만했다.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이하정대협)의활발한활동가운데정신대문제가부상되면서1991년5월일본에보낸두번째공개서한에서는‘수많은소녀들을여자정신대로‘내지’의군수공장등으로강제연행했던것,종군위안부로전지에억지로보낸것은어느것이든인권유린이다.’라고주장했다.

전쟁중일본군이조선인여성을강제로끌고가서병사의성욕처리도구로만든것은구일본군관계자나,전위안부들의증언,위안소의규정이나군의관의의견집등을보아도분명한사실이다.그럼에도일본정부는엄연한사실을무시했다.그러나1992년1월일본군이위안소에관여했음을보여주는자료가방위연구도서관에서발견됨으로써일본정부는어쩔수없이이일에국가가관여했음을인정했다.그런데일본정부는사실은인정하지만피해자나유족에대한보상은1965년한일협정으로이미해결되었다는입장을굽히지않았다.일본정부는과거식민지지배에의해저질러진피해전체에대해서도늘입에발린정도의사죄와정치적대처로일관해왔다.한편한국정부의철저하지못한‘일제잔재청산’과일본정부에대한미온적인태도에도비판이가해졌다.거듭일본에대해성명을발표하며암흑속에묻혀있던정신대문제가언론에부상하자이름과신원을밝힌정신대피해자들의신고가이어졌다.국민의반일감정을불러일으키는요인이되자,정부는공영방송을통해“정신대문제는감정으로해결할수있는일이아니다.그실상을분명히밝혀사죄와배상이이루어지지않으면안된다.당연히정부가나서겠지만국민의성찰도필요하다.정신대사건을민족정기를되찾자”는캠페인을보냈다고한다.

일본군위안소제도의배경은일본이조선에도입한공창제도를토대로발의된것이라할수있다.공창제도란공권력이성매매를통제하며기본적으로성매매를적법행위로간주하는것이다.일본의공창제도의실태는창기가대좌부업자에게금전적으로착취되고노예처럼매춘을강요당하는것으로서여성을성적대상물로간주하는남성중심적성관념이자리잡고있다.만천하에드러난위안부사건을일본은아직도여전히무책임한태도로일관하고있기때문에더더욱지지부진한상황이다.

이제위안부문제를제기하게된이론적기반이된여성학의진전과위안부에대한여성학의인식에대해살펴보겠다.한국에서여성학이시작된것은1970년중반이다.군사독재정권에서민주화투쟁을거쳐문민정권으로이행했고,1990년이후부터는민주주의정착과남북분단의극복이라는과제를고민해왔다.이런사회적인변화속에서여성학은대학등고등교육기관으로급속하게확산되어갔다.1984년에는‘한국여성학회’의회원이800명을확보하고,1995년에는이화여대에‘아시아여성학센터’가개설되었다.아시아여성학을깃발을든것은‘한국여성학’의정체성을묻는계기가되었다.1990년중반에는여성학주변에도‘민족’을둘러싼논의가일어나기시작했다.위안부문제는기존의민족주의적관점에내포한여성차별적논리를부각시키고페미니즘의관점으로성과민족의문제를어떻게다루어야하는지고찰하고자한다.

여성운동을민족문제와관련시켜인식하기를주창해온이효재는“여성의존재와삶이식민지시대와분단시대로이어진민족수난사속에서규정되어한층억압되었기때문”이라고말한다.이문제에대해필자는크게두가지측면이있다고보고있다.하나는,객관적조건으로서의민족이놓인상황이여성에게준영향,즉동일민족이라는것에서받은영향이무엇인가하는점이고,또하나는그런상황속에서형성되어온민족이데올로기가어떻게여성억압적요소를도입하거나혹은작용해왔는가하는점이다.

이화여자대학교에서‘한국여성의어제와오늘’이라는주제로여성의의식변혁을촉구하는집회가열린한편,대학내에여성학과목을개설의확대로이어졌다.성,계급,민족의상호관계를어떻게생각할것인지의문제가여성운동의노선과관련되어논의되었다.또한한국의운동이민족문제적인측면이강했기때문에민족담론속에서위안부문제와성을분석하는논문도나오기시작했다.“민족간의억압이성적억압에어떻게더해지고여성에게작용했는가.여성이어떻게민족이이름아래혹은민족주의이데올로기속에서왜소화,왜곡화되었는지에대한방향으로논의하였다.대중적여론이위안부문제를민족문제로드높임에따라많은위안부가스스로를피해자로드러낼수있는분위기가형성되었고피해자들이침묵을깰수있었다.지식인들이동참하여한국정부의협조를받아신고한생존자들에게생활지원활동으로경제적혜택를받을수있게하였고,유엔등의국제기구에문제를제기하고이름을밝힌다른아시아국가의피해자와그들을지원하는단체들과연대하는등국제적양상을띠게되었다.그러나이러한운동중에피해자와국민,지식인활동가들사이의공감의토대가‘민족’에머물러있다는점으로,피해자들의진정한이해와공감을하기에는부족했으며,성폭력피해에대한관심과치유를돕는작업이중요시되지못한것은아닐까생각한다.위안부들의마음의상처인‘복잡성외상후스트레스장애’는평생고통을안겨주게되기때문에어느한방향만이해결이아닌다각도의지속적인관심이필요하다.위안부문제는한국여성에게억압민족에의한여성차별이나민족차별과의투쟁뿐아니라그동안민족의이름으로은폐되고때로는정당화되어왔던자국내의가부장적인체제와도투쟁할것을요구한다.한국여성들에게식민지지배나남북분단이라는민족적수난이얼마나무거운의미인지,민족담론이얼마나젠더화되어있는지에대하여,성폭력추방운동과연대하여민족운동의남성중심성을극복해야함을인식하며,여성운동이가부장적여성관을내면화한한국민족주의의재검토작업까지시야를넓혀나갈때비로소여성운동으로서의새로운지평이열릴것이라고말하고있다.

Ⅳ.우리사회의젠더와성의재인식

우리사회의남녀성역할의경계가이제는많이허물어진듯하다.그동안남성의전문분야라고할수있었던일들을여성들이자유롭게도전,적극적으로활동도하고있고,남성들또한경계를넘나들고있다.

한국의여성운동을계기로위안부문제가국제적으로이슈화가되었고역사를왜곡하려는시도를끊임없이자행하며전후문제에대해책임을회피하려는일본정부에게지속적으로문제해결의압력을가하고있다.그뿐아니라여성폭력이나,성폭력방지대책등의다각도로활동을벌이고있음에도아직까지우리사회의여성차별이나성문제에대한인식이그다지바뀌었다는생각이들지않는다.올해는특히,사회적약자인어린여자아이들에게가해진인면수심의성폭력사건이위험수위에달하고있다.이는인터넷문화가가져온역기능이한몫을하고있으며,소통부재가빚어낸결과라고도할수있다.성폭력문제는사회구조와경제구조에서소외되고있는사회의어두운계층에게사회나가족이지속적인관리와관심을기울여야하고체계적인시스템이가동되어야할것이다.

또한현대사회에서의여성운동은예전과달라져야한다.한국의여성문제를넘어통합적사고와인터내셔널International한새로운시각의여성의정체성을바탕으로이루어져야할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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