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월당 김시습의 梅花詩

大枝小枝雪千堆
溫暖應知次第開
玉骨貞魂雖不語
南條春意最先胚

큰가지작은가지에눈이무더기로쌓였는데

따뜻한기운을응당알고차례대로피는구나

옥같은기골곧은기백비록말은없지만

남쪽가지에가장먼저봄기운이움터

..

花時高格透群芳

結子調和鼎味香

直到終時存大節

衆芳那堪窺其傍

꽃필때의높은품격꽃중에빼어나고

열매맺어조화하면국맛이향기롭다

끝날때가되어서도큰절개를두고있으니

여러꽃들이어찌그곁을엿볼수있으리

..

矮屋靑氈暖有餘

滿窓梅影月明初

挑燈永夜焚香坐

閑著人間不見書

작은집에푸른방석을깔고있노라니

창가득매화그림자밝은달이막떠올랐음이라

간밤에등불돋우고향을피워앉아선

한가로이세상에없는책을짓노라

..

본관江陵(강릉).자悅卿(열경).
호梅月堂(매월당),東峰(동봉),淸寒子(청한자),碧山(벽산).
법호雪岑(설잠).시호淸簡(청간).
서울성균관부근에있던私邸(사저)에서출생하였으며,

신동,神才(신재)로이름이높았다.
생육신의한사람이며,최초의한문소설인金鰲新話(금오신화)를창작하였다.

무엇이 우리를 조급하게 하는가?

설무렵끔찍한소식을접했다.위아래집이층간소음으로서로반목하던중윗집형제가살해당했다는것이다.흩어진부모,형제와의만남에설레이는명절을앞두고이무슨비보란말인가.지난해에는자매간에음식점상호를두고대낮에직원들이난투극을벌여급기야는칼부림으로이어지는것을보았다.강력범죄가판을치는세상이무섭다.이웃이사촌이며친척보다가깝다는노랫말을가끔흥얼거리곤하는데,그것도옛말인가싶어씁쓸하다.현대인들의조급한성격때문에안타까운일들이비일비재로일어난다.

운전중많이발생하는’도로위분노'(로드레이지Roadrage),은행자동화코너앞에서행동,부모의꾸중한마디에분개하여목숨까지해치는일,음식점에선느긋하게기다리지못한다.왜한국인은기다림과줄서기문화에서투른가.빨리빨리문화가인터넷과최첨단기기의빠른전달까지합세해문제를일으키는요인은아닌가.텔레비전에서보았던유럽어느나라였다.배가고픈상황에서도자기차례를기다리며길게줄을서서빵을사가는것이다.누구하나새치기하려는사람없이아름다운모습이었다.부득이화를내게되는상황이발생할수도있다.그러나한순간에’욱’하는분노를다스리는일이시급하다.참을’人’자가셋이면살인도면한다는말이있다.한순간을참지못해돌이킬수없는범죄로이어져자신의일생을망치는일은얼마나어리석은가.

우리사회에분노의현상이가속화되어가는이유를"’불공평하다’는인식에서오는’분노심리’,도움이나방해가싫다는개인주의,공동체의식을갖고지내던시절에비해개인적인성향이강해지고있는것,감정충동조절과온건한대화에익숙지못한우리나라의문화때문에발생,외국에선어려서부터토론식대화를가르치는데한국에선이런대화방식을평소에접하지못해주장을펼칠때말꼬투리를잡거나목소리를높이는경향"으로도보고있다.여기에보태어반사회적인격장애나,사이코패스적기질또한선천적요인이있지만사이버게임등사회적환경이나첨단기기의역기능인후천적영향도크다.

성경디모데후서3장1~5절에는이런말씀이있다."너는이것을알라말세에고통하는때가이르러사람들이자기를사랑하며돈을사랑하며자랑하며교만하며비방하며부모를거역하며감사하지아니하며거룩하지아니하며무정하며원통함을풀지아니하며모함하며절제하지못하며사나우며선한것을좋아하지아니하며배신하며조급하며자만하며쾌락을사랑하기를하나님사랑하는것보다더하며경건의모양은있으나경건의능력은부인하니이같은자들에게서돌아서라"21세기현대인들의심리를놀라우리만치잘대변한말씀이다.우리사회에서일어나선안되는사건들을보면이말씀이늘떠오른다.한동안’느림의미학’이란책이서점가를휩쓸기도했다.나역시모든면에서좀더느긋하게살아야겠다.느긋한가운데삶의은근한향기를음미하고사물이걸어오는말에천천히답해줘야겠다.편지를부치고한달가까이기다리며감성이무르익어가던아날로그시대가그리운날이다.

도산월야영매 [陶山月夜詠梅]/ 퇴계 이황

장우성‘야매도’(사진=포스코미술관)

도산월야영매[陶山月夜詠梅]

步屧中庭月趁人

梅邊行繞幾回巡

夜深坐久渾忘起

香滿衣布影滿身

뜰을거니노라니달이사람좇아오네

매화꽃언저리를몇번이나돌았던고

밤깊도록오래앉아일어나기잊었더니

옷가득향기스미고달그림자몸에닿네

제1회 여성극작가전- ‘그때 그 사람들’

마음으로부터시작된봄이공연문화의갈증을불러온다."제1회여성극작가전"이라는타이틀에도필이꽂힌듯하다.여성연극협회20주년기념1세대여성극작가들과1.5세대의여성연출가의만남첫작품인’그때그사람들’은일제강점기질곡의삶을살았던우리민족의이야기다.현재-과거-현재순의구성이다.막이오르고어르신들과함께하는3.1절기념행사인’은빛가요제’가열린다.출연자는사회복지관에서살고있는노인들,그가운데는주인공인철호와석화도있다.철호는노래를하고석화는소월의’초혼’을읊는다.눈이보이지않는철호는시낭송을들으며석화임을알아차린다.암울했던시절철호가그리울때면초혼을읊는다던석화의말을기억하고있었던것이다.

2막부터는1944년일제의통제가극에달해강제징병제,조선어사용금지,위안부등으로우리민족이극한고통을받던시기이다.일제의폭앞앞에아무힘이없는조선인들의부평초같은삶이재현된다.경찰과일제끄나풀의감시로숨어지내야하고인간취급도받지못한조선인의삶은그야말로피폐한삶이다.만주로건너가나라의독립을위해일하는독립군들,징용으로끌려간사람들,군수공장에취직시켜준다고강제로끌고가위안부가된사람,석화도그중하나다.석화는가족의풍전등화같은상황을모면하기위해사랑하는철호를떠나일본으로갔다.국권을상실한나라의청춘남여는사랑마져도나라를위해포기해야만했다.광복과한국전쟁,4,19,5,18등한국역사의소용돌이를거쳐오며일제침략과전쟁의휴유증으로우리주위에는아직도그상처가아물지않아힘들게사는사람들이많다.

그리고2013년현재,노인이된철호와석화는얼싸안고한없이운다.철호는군수공장으로끌려가폭탄이터져실명하게되었고,석화는위안부였던자신의삶을드러내지못하고한번만이라도철호를만나고싶었노라고고백한다.타의에의해역사의희생양이된그사람들에게우리사회는얼만큼이나아픔에동참해주었던가돌아보게된다.그들의고통스런삶이발판이되어오늘의우리가있는것이다.주인공석화의경우처럼위안부사건만하더라도만천하에드러났음에도일본은아직도여전히무책임한태도로일관하고있어문제해결의실마리가보이지않는다.나라를위해개인의삶을희생할수밖에없었던그때그사람들의아픔을우리모두의아픔으로보듬어안아야한다.또한일본의반성과보상을이끌어냄으로남은생을조금이라도마음편하게해드려야한다.그러나지난대선을통해드러난이나라의현주소는구,신세대의반목과단절이여실히드러났다.뿌리없는나무가없듯이우리나라의현재가있기까지피땀흘려이땅을지켜온우리선조들의공로를인정하는데서부터새역사가시작되어야한다.

연극은사무엘베케트의’고도를기다리며’가가장인상에남는다.’그때그사람들’은집약희곡으로서종합극에가깝다.사상이나관념,정서등이극중인물들을통해잘전달되어감동을주었다.다만,일정한역을맡은배우가해설를통해역사적배경을정리해주었는데조금은불필요한친절로보이기도했다.연극기호학자인안느위베르스펠트는희곡을가리켜’구멍뚫린텍스트’라고했다."희곡은상연을통해서그리고가상의무대를설계해가는독자들의연극적상상력과능동적인참여를통해서메워져야하는텍스트"인것이다.’그때그사람들’에선도입부에서배우와관객들이박수를치며공감한다.관객의’불참여관습’과는다소거리가있는부분이다.잘연출된연극은나와이야기속의주인공의동일시가이루어져감동으로이어진다.박현숙작품문삼화연출극으로근현대사의굵직한사건과그사건이남긴교훈을통해우리시대의현주소를곰곰이짚어보게한작품이었다.좋은공연을감상할수있는기회를허락해준올리뷰에감사한다.

"그치욕적인’정신대여자’란이름때문에난내아버지가지어준이름을잊고산사람입니다.

평생을숨어살다시피했죠.

이곳저곳을헤매며혹시어디서단한번만이라도

철호씨를만날수있을까기웃거리며살아왔어요.

너무나그립고보고싶었어요"

-여주인공석화-

봄을 만나러 ‘봄’집에 갔네

갤러리’spring’에갔습니다.

분명봄을만날수있을것같아서입니다.

눈속에서피어난동백이반갑게맞아주었습니다.

유년의제고향에선추운겨울전통결혼식에동백나무를꽂아놓았습니다.

봉우리가맺힌동백나무의싱싱함이좋아

눈길을자주주었던기억이납니다.

봄집벽에걸린동백의기상이풋풋하게살아있었습니다.

그곳에서풋봄을만났습니다.

도란도란이야기를나누다돌아왔습니다.

동백잎의윤기를보고사진인줄알았어요

꽃역시나실물처럼잘표현했다는생각으로감상했지요

전등불빛때문에작품성이떨어져보여작가에게미안한마음

직선과곡선의미학인가,단정한느낌이좋았어요

말도주인도잠시휴식중인지여유가느껴지는풍경이네요

신우대를닮았는데식물이름은자세히모르겠네요,미안

여러가지도형의세계에서봄빛이느껴지고

드로잉같은데무엇을표현했는지자세히보지못했어요

하트모양의돌과청동공예,잎새를세밀하게표현한것같아요

그림도꽃도봄입니다.봄,봄을만났어요

아직은따듯한불빛이좋으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