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가그쳐자전거를한시간쯤탔다.씽씽달리니더위도가시고좋았다.큰원을그리며공원을한바퀴돌고양재천을달렸다.전에자주가던언덕위구름화장실지점까지갔다.간혹불청객인날파리들이코로침범해들어오기도했다.늘걷던길을자전거를타고달리니빨라서좋다.산책하는사람들을피하느라신경은쓰이지만피할수있는만큼의넓이가주어져다행이다.
삼거리를돌아드니휠체어에할아버지를태우고며느리와손자가바람을쏘이러나왔다.병색이역력한할아버지를손자가핸폰에담느라열중하고있었다.할아버지는힘써미소를띄우고계셨다.내자전거를보지못할까봐벨을울렸다.조금기다려줄것을..이산책이마지막일지도모를할아버지와가족의산책을방해한것같아미안한마음이다.병세가호전되어더오래사시기를기원하며지난다.
이제망초대궁은사위고벌개미취가이른가을향기를피운다.직박구리목소리는그닥곱지않다.그럼에도녀석은자주노래를들려준다.휘파람새과의되솔새목소리는맑고예쁘다.삐잇,찌잇,삐이,천둥오리두마리가풀밭까지올라와마른나무잎사귀를쪼아댄다.개울은제속을투명하게보여주는걸좋아한다.바닥까지환하게보이는개울물속에서자잘한피래미치어들의몸놀림이무척빠르다.꽤다양한민물어종이어울려살고있다.
돌아오는길에머리가허연아저씨가네잎클로버를찾고있다.예쁜감성을발견한것같아기분이좋다.나도산책길에자주네잎클로버를찾아본다.발견했을때의기쁨이란,정말뜻밖의행운이찾아오는듯한느낌에싸이곤한다.엄마와공원에나와있는은혜를만나아이스크림으로더위도식히며짧은자전거하이킹을마쳤다.올가을에는한강잠실나루까지꼭나가보리라.
연일오란비오락가락이다.저녁산책길에어디선가들려오는장구소리에걸음을멈추니공원정자였다.육십대쯤되어보이는아주머니세분이장구를치며창唱을부르고있었다."청춘홍안을네자랑말어라아~덧없는세월에백발이되누나아~"청춘을지나이순즈음에부르는노래여선지그나이에이르지아니한나에게까지쓸쓸한느낌이전해진다.내어릴적비오는날선친께서는북을이용해동네사람에게육자배기를가르치셨다.지방에따라노동요로도불리워졌다는육자배기한恨의가락이들려오는듯하다.우산위에떨어지는빗소린들깨가쏟아지는소리같다.건너편산허리에운무가하얗게피어초록숲위를빠르게지난다.
개울이평평한곳을흐를때는조용하다.턱을넘거나바윗돌사이를지나면서는제몸부딪는소리가제법크다.그런곳에서는물의몸도주름이접힌다.우리인생도그렇다.고요하고평안할땐잠잠하게된다.시련이다가오고어려움에봉착하면힘들다는아우성이나오기마련이다.그러는거라고,그런게사는거라고자연이가르친다.청둥오리가물위에서노닐다가내앞에서후르륵날아오른다.오늘은왜청둥오리가부러울까.나도딱한번만날고싶다고청둥오리가날아간곳에눈길을주며생각한다.
동네아주머니가나를초대한지가한달이지났나보다.산책길에서마주쳤는데"언제우리집에올거예요?"묻는다.대답을해놓고방문을못하고있어미안하다.월요일에한가하다고했는데내일은또다른곳에다녀와야한다.아주머니댁엔철따라피고지는화초들이예쁜뜰이있다.이즈막능소화와주홍연분홍의목백일홍이한창이고보라빛도라지도피었다.그집엔늦가을까지이울지않는색고운장미꽃도핀다.오며가며인사를나누다보니정이들어초대한것인데내가무심한것도같다.담주엔시간을내야겠다.질긴장마도이제제역할그만멈추었으면좋겠다.
3주간사도행전말씀묵상과릴레이금식기도를하며짬짬이만들기작업을했다.전날에는교회정문과유치부교실문앞까지안내길을따라풍선을설치해잔치분위기를돋우었다.준비하는과정에서교사들끼리친교를나누며은혜로운시간을보냈다.어쩌면각자챙겨온간식도모두다른아름다운손길들을경험했다.올해유치부여름성경학교주제는’성령의열매를맺어요"다.성령의9가지열매를나누어오프닝부터4코스를나누었으며2명씩조를이루었다.
우리팀은온유쑥쑥!기쁨팡팡!2코스를맡았다.여러개를이은보자기를통해어린이들이큰기쁨과작은기쁨을표현하게해보고색종이를나누어주어짜증,욕심,미움,다툼,시기,질투를모두찢어서보자기안에넣으며"예수님이계시면짜증이사라져요!"시작으로하나하나외치며색종이를찢어서보자기에넣어마지막엔보자기를크게펄럭이며날려버리는게임이다.어린이들은매코스마다흥미를갖고참여하고경청을했다.1부를마치고점심시간이다.봉사집사님들이준비하신메뉴는돈까스와과일후르츠인데어린이들이좋아했다.
2부첫순서는인형극이다.바울이배를타고가다가유라굴로광풍을만나어려움을겪은장면부터시작했다.동건이가뒤를돌아보며"선생님안무섭지요.재미있는거죠."라며두번이나말했다.사실동건이는인형극이좀무서웠던모양이다.성령의파워맨이입을전신갑주의기구를만들어파워맨에게붙여주며하나님말씀을가르쳐주고아름다운천국문을만들어천국문에들어가려면예수님을믿어야된다는고백을자연스럽게유도하기도했다.올해처음인나는좀떨리기는했지만키워드만외워거기에멘트를자유롭게붙여진행했다.각코스별로다양한게임을통해어린이들에게믿음과구원의메세지를심어주었다.
아침9시30분부터1부,오후엔2부가진행되어오후3시에마쳤다.돌아가는어린이들에게풍선을자유롭게가져가라고했더니무척좋아한다.은혜가1년전여름성경학교에처음교회를나왔는데그동안믿음이예쁘게자라예수님을믿으면구원을얻고천국에간다는고백을잘한다.자기보다두살위인광수와장난도하면서긴시간을잘견디었다.유치부라행사도중에자기도하고바지에오줌을누기도했으나은혜로운시간이었다.엉뚱한질문과답변을하는눈빛이초롱초롱한어린이들과위대한복음을되새긴참으로감동적인여름성경학교였다.
<철학적시읽기>패키지(전2권)
저자
강신주
출판사
동녘(2010년02월05일)
카테고리
국내도서
시와철학의만남이다.저자는철학을공부하고서시가잘읽힌다고말한다.정서의표출인시와사유와밀접한관계가있는철학의만남은지적탐구에상호작용을하여인문학에재미와깊이를더한다.소크라테스의"음미되지않는삶은살가치가없다"는말을처음접하던날퍽이나충격이었다.지혜에대한사랑인철학이우리를둘러싼모든사물과사태에대해총체적인식과의미를간취하고자하는인간의본원적이고도근본적인지적욕망그자체를반영하기때문이다.현대시인21명과현대철학자21명의만남의시점에서확장되는사유의세계는지적인자극을주기에충분했다.
‘네그리와박노해’를통해민중아닌다중의논리가,’비트겐슈타인과기형도’를통해언어에는뼈가있다는사실을,’아렌트와김남주’에서는사유는곧의무라는판단이,’알튀세르와강은교’의만남은새로운연대의가능성이,’바타이유와박정대’는너무나인간적인에로티즘의비밀이,’벤야민과유하’를통해자본주의의소비논리가,’레비나스와원재훈’을통해서는기다림의신비가,’니체와황동규의만남은망각의지혜가,’포코와김수영’은자발적복종의무서움이,’고진과도종환’을통해타자로의비약이지난신비가,’하이데와김춘수’는존재와인간사이의관계가,’들뢰즈와최두석’의만남은마주침과주름의논리가,’사르트르와최영미’는애무와섹스의비밀이,’아도르노와최명란’을통해교환불가능에대한통찰이,’데리다와오규원’은죽음과삶의관계가,아감벤과한하운’의만남은생명정치의무서움이,’매를로-퐁티와정현종’을통해서는사랑과고독의진실이,’리오타르와이상’은포스트모더니즘의논리가,’바디우와황지우’의만남은사랑의내적구조가,’호네트와박찬일’을통해인정투쟁의심리학이,’박동환과김준태’를통해서는한국사유의가능성이펼쳐진다.(p20)우리시인과서양현대철학자들의사유탐구가흥미롭다.
철학자와시인들이우리를전혀다른느낌과위험의세계로내모는진정한속내는스피노자의자유정신을일정정도공유하기때문이라며작가는스피노자의기쁨의윤리학인’코나투스의윤리학’을통해설명하고있다.그러나나의기쁨을위해타자를슬픔에빠뜨려서는안되는것이기에모두의기쁨을지향해야하는것은당연지사다.이러한기쁨의정치학은’피에르클라스트르’에의해자유의정신으로변모하게된다.국가가없는인디언사회에서의자유의쟁취에대해서말하고있지만자유는사람뿐아니라동물등생명을가지고있는모든생물이추구할수있는권리다.때마침야생훈련을받던제돌이와삼돌이가자기들의고향인바다로자유의몸이되어돌아갔다는반가운소식이다.기쁨과자유는철학과시를포함한모든인문학의궁극적인꿈이자존재하는이유라는말에적극동의한다.
강신주의시읽기는평론가의시읽기와는사뭇다르다.시에맞는사유를논한철학자의선택도신중하다.인문학의꽃인철학과문학의꽃인시의만남이이렇듯깊이있게읽혀질수있구나싶다.또한시와철학의만남만이아닌시와전혀생소한분야와도결합한글쓰기를시도해본다면좋겠다는흥미로운발상을하게된다.책에서소개한책목록을작성해보지만다읽기는무리일것이다.그러나서점이나도서관에갈때마다찾아읽어볼예정이다.후속편’철학적시읽기의괴로움’에대한내용도궁금해진다.한권의마지막책장을덮으며이책에서과연얻은게무엇인가,새로운사실이나작가와공감하게된부분에언더라인을하면서고마움을표시하는것으로책을소중하게간직하게되는경우가가끔있다.바로이책처럼말이다.내용이쉽게읽히는책이아니라고한다면그것은독자층개개인의몫이라할수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