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톱끝에봉숭아빠알개도 별사이로맑은달구름걷혀나타나듯 초롱한저별빛이지기전에
이밤이다하면질터인데
그리운내님은어딜가고
저별이지기를기다리나
몇밤만지나면질터인데
손가락마다무명실매어주던
곱디고운내님은어딜갔나
고운내님웃는얼굴어둠뚫고나타나소
구름속달님도나오시고
손톱끝에봉숭아지기전에
그리운내님도돌아오소
손톱끝에봉숭아빠알개도 별사이로맑은달구름걷혀나타나듯 초롱한저별빛이지기전에
이밤이다하면질터인데
그리운내님은어딜가고
저별이지기를기다리나
몇밤만지나면질터인데
손가락마다무명실매어주던
곱디고운내님은어딜갔나
고운내님웃는얼굴어둠뚫고나타나소
구름속달님도나오시고
손톱끝에봉숭아지기전에
그리운내님도돌아오소
고추꽃이앙증맞다
제역할부지런히하는고추
날마다붉어지는얼굴
매끄러운자태를자랑하는몸매
매운맛에몸도오그라드는청양고추
약한번안주어도건강하게잘자랐다
수확의기쁨을몇번이나맛볼수있을까
키도훌쩍자라그늘을만들어주고
붉은고추몇개갈아오이김치를담궜더니얼큰하니맛있다
‘철학적시읽기의즐거움’에서다루지못한시인들과시인들의진실한속앓이를이해하는데도움을주는철학자를선정했다.시의이해를돕는철학자의글을읽다보면시와철학이상호유사성을지니면서도독창적인세계를구축하고있는것을알게된다.철학자의깨달음을시인이세워주는가하면시인의사유의골격이철학에서발견되기도하는그나름대로의자기만의제스처와스타일을완성한사람들이라는것이다.시는’날이미지’를던지며우리내면을엄습하여그이미지를각인시킨다며,만약시인이아니었다면가슴에품고있는상처와같은이미지를살려내지못했을테고철학자가될수도없었을거라고저자는말한다.이는시가우리에게끼치는영향력을반증하고있는증거다.
치열한시정신의리얼리스트김수영시인의현실참여메세지가날카롭다.서정시적전통에매몰된시단과는일정거리를유지할수밖에없었던김수영은불가능한꿈을통해서자신의삶과현실을직시하려했던시인이다.좋은문학작품이그러하듯오래전읽었던시도다시읽을때에다른감동을이끌어내기도한다.감동에도여러가지변수가있다.독자로서의작품을보는눈이성숙했다든지,그때와는다른환경에서읽게되었다든지여러민감한요인이있다.한때는김수영의시가난해하게읽히기도했다.그러나서구비평론에만기대지말고여러각도로접근하면훨씬깊이있게읽힌다.이책에서거론하고있는’달나라의장난’도그렇다.돌때만이자기의본분을다하는팽이에서발견한시의눈을생각해보라.이시가나의문제에서끝나버린다면어찌좋은시라할수있겠는가.우리의문제로나아갈때비로소문학이제역할을하게되는것이다.
이성복과라캉에서는정신병과신경증,도착증은유년시절의삶으로인해우리내면에구조화한것이라는결론을도출한다.최승호와짐멜은자본주의에서완성된종교로까지미화되고있는돈이벌이는이율배반적인사유를이끌어낸다.돈을경배할수록사물의차이에둔감해진다는의미심장한말에귀를기울여본다.문정희와페미니즘을다룬뤼스이리가레이에서는여성의담화가자신의경험과는이질적인남성의담화에종속되어있으나,여성적감수성에선차이와타자를훌륭하게견뎌내면서성찰한여성성을상징하는시인의작품이오히려반어적인의미를주기도한다.지리산의시인이라불리는고정희시인의기독교의이웃사랑에대한가르침과시몬베유의해방신학적전망을통해가난하고억압받는노동자의사랑을논한다.김행숙과사랑에빠진사람들의심리인상대로부터오는모든신호인기호들에민감하게되는속내를바흐친의나와타자사이의관계를통해분석한다.채호기시인의소통의저밑바닥,본질적소통에는언제나섹스가숨어있다는말에대입한맥루한의’미디어에대한이해’가공감을준다.
신동엽의’진달래山川’의선명한이미지가담긴작품을만난것은뜻밖의수확이다.그의시와프랑스정치철학자클라스트르의아메리타인디언들에게보았던잔혹한통과의례에서도출된"인간의사랑은생리를거스를때에만그빛을발한다"고하는말도사색의깊이를키운다.한용운시인의’행복’이란작품에서말하고있는사실들이종교인이기에앞서여느사람과같은연약한존재의인간일수밖에없는부분에서연민의정을느끼게된다.’연애가자유라면님도자유일것이다"어떤가?스텐카라친을통해러시아혁명가를추억하는김정환과인간의활동을대상적활동이라고규정했던마르크스의견해도충분히숙고해볼가치가있다.공감각적인표현에능숙한시인백석의여인들과연관된시의탄생배경과나카무라유지로의’공통감각론’을다룬다.바흐와브람스를좋아했던시인김종삼과인간이란바깥과직면할때에만자신으로서존재할수있다고이해했던블랑쇼읽기,함민복의억압된욕망속의현대인의심리를포착한시와기드보르의’스펙타클의사회’를통해시각적세계에갇힌현대인의삶조명하기,황병승의작품을통한포스트모더니즘의비극인식하기,보드리야드의’암호’읽기.진실한자신의내면과마주한허연과"반항이란행위속에는’예’와’아니오’라는경계선이발생한다"고말한카뮈의짧은사유를음미하였다.
철학에대입한시읽기가통찰력을더해주긴하나,시는다면체의얼굴을지녔다.놀라운상상력의세계를넘나들게도하고환경과상황,감정에따라달리읽혀지기도한다.시읽기의묘미이다.이는더나아가모든예술의가변성이라고도할수있다.시와철학의만남이흥미로운작업이긴하지만시가상징하는바나의미읽기가여기서멈춘다면시읽기의즐거움이온전하다고할수없다.시와철학의만남중간지대,즉회색지대를더욱심층적으로사색할수있어야한다는것이다.즉철학으로시를다말하지못하는점이있다는것을간과해선안되겠다.두권을책을통해시와철학의깊이로안내한저자에게감사의마음을전한다.